특집 - 버림받은 시즌의 부활, 단오감성돔

④통영 사량도

상도 북쪽에서 50~55cm 고정출연

외지등대, 은포마을 한 달 째 호황 중! 상도 대항마을 새로운 명당으로 급부상!

남해동부 갯바위에서 일 년 중 감성돔 씨알이 제일 굵을 때는 영등철이 아니라 바로 지금! 초여름에 낚이는 단오감성돔이다. 사량도, 노대도, 욕지도 등에서 4월 하순부터 45cm가 넘는 굵은 감성돔들이 독보적인 조황을 선보이고 있다.

▲ 사량도 외지등대에 오른 낚시인들. 하도의 대표적인 감성돔 명당이다.

사량도는 대개 4월 하순부터 감성돔 시즌이 개막되었는데 올해는 4월 7~8일에 대형 감성돔이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포인트도 다소 엉뚱한 곳이다. 사량도의 단오감성돔은 하사량도 남쪽의 잠도와 은포마을 주변, 외지등대에서부터 붙기 시작해 점차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게 그간의 관례였다. 그러나 올해는 평소 눈여겨보지 않던 상사량도 대항마을 주변 갯바위에서 대형 감성돔을 쏟아내 현지꾼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고성을 바라보는 대항마을 북쪽 갯바위는 장소가 협소하고 감성돔낚시터로서도 매력이 없어 그동안 C급 낚시터로 간주되어 오던 곳이다. 그런데 올해는 50~55cm가 매일 한두 마리씩 낚여 사량도의 새로운 감성돔 명당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르는 이름도 없어 우선 대항 1번~3번 자리로 부르고 있다.
“어탐기로 자세히 물속을 살펴보니 갯바위 정면 깊은 물속으로 큰 물골이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겨울철에 이곳에서 월동을 한 뒤 최근에 와서 수온 상승과 함께 갯바위로 붙기 시작한 것 같다.”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의 말이다.

▲ 은포마을 초입에서 감성돔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말목섬 뒤로 추도가 어렴풋이 보인다.

사리 전후 오후 출조가 대박의 지름길

5월 10일 현재 사량도에서 활황세를 보이는 곳은 대략 4~5군데. 초반 시즌부터 호황을 보이며 단골꾼들을 불러들이던 은포마을 갯바위와 외지등대 주변, 그리고 사량도 서쪽에 있는 수우도다. 특히 외지등대와 붙은 잠길여(간조엔 외지등대와 붙었다가 만조엔 독립여가 된다)에서는 연일 5짜 감성돔이 배출되고 있다. 감성돔 낚기보다 자리 확보가 더 힘든 곳이다. 또 사량도 서쪽의 수우도 역시 초반시즌부터 씨알 좋은 감성돔을 배출해내고 있어 꾼들이 몰리고 있다. 다만 수우도는 매년 늦게 붙었다가 제일 먼저 시즌이 끝나는 곳이라서 앞으로 보름에서 한 달 정도를 기한으로 내다보고 있다.
봄철은 가을에 비해 물색이 맑은 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수온만 맞으면 감성돔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사리 전후에 조황이 좋은 걸 보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물색이 탁해질 때가 좋기는 한 것 같다. 특히 사리물때는 오후에 들물이 받치기 때문에 오후에 출조하면 의외로 호황을 맛볼 수 있다. 실제로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은 “요즘 오후에 출조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오후 1시면 철수하기 때문에 오후에 나가면 조용한 가운데 낚시를 할 수 있고, 해거름엔 감성돔들의 경계심도 많이 완화되어 호황 확률이 높다.

▲ 부산 조장래(유니맥 필드테스터)씨가 은포마을 인근에서 씨알 좋은 감성돔을 낚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5월 6일 외지등대에서 낚은 5짜 감성돔을 자랑하는 마산의 김재훈씨(우) 일행.

사천 정판수낚시마트의 정판수 사장은 호황의 비밀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겨울철 감성돔이야 북서풍이 불어야 조황이 살아나지만 이철의 감성돔은 입질이 까다롭기 때문에 수온이 0.2도라도 올라야 호황과 연결된다. 따라서 남쪽이나 동쪽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나서면 틀림없이 손맛을 볼 수 있다.”
5월 11일 현재 사량도 남쪽에 붙어 있던 감성돔들이 상도의 돈지와 옥바위(옥암) 쪽까지 붙기 시작하는 등 사량도 전역으로 감성돔이 확산되고 있어 갈수록 낚시꾼들의 발걸음이 잦아질 것 같다. 사량도의 감성돔은 6월 하순까지 이어지다 잠시 주춤한 다음 9월부터 30~40cm급 가을 씨알이 붙기 시작한다.
■취재협조 사천 정판수낚시마트(055-835-5077), 고성 섬낚시(055-67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