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名방파제

추위 속에도 안전한 조황

남해 물건방파제&통영 영운리방파제

| 박경식 객원기자 sinken@paran.com |

한겨울이 되면서 혹한의 추위는 낚시를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꾼들은 방파제에 난로라도 있는 양 옹기종기 모여 낚싯대를 드리운다. 겨울 방파제 낚시는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은 조과가 없다 할지라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겨울에도 안전하게 조과를 거둘 수 있는 방파제 두 곳을 소개한다.

남해 물건방파제

위치 :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길이 : 북방파제(빨간등대) 450m, 남방파제(흰등대) 320m

남해도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방파제의 하나인 물건방파제는 그 규모에 있어서도 타 방파제를 압도한다. 두 개의 방파제가 큰 만을 양쪽으로 가로질러 놓여 있다. 육지에서 봤을 때 왼쪽이 북방파제(빨간등대), 오른쪽(흰등대)이 남방파제다. 두 방파제의 낚시여건은 얼추 비슷하다.
고기가 잘 낚이는 곳이 매일같이 달라지므로 출조할 때는 현지 조황을 참고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도보로는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물건마을의 낚싯배를 이용해야 한다. 큰 방파제일수록 ‘빛 좋은 개살구’인 포인트가 많지만 물건방파제는 그야말로 특급 포인트다. 오죽하면 갯바위를 제쳐두고 뱃삯을 지불하면서까지 낚시꾼들이 찾아가겠는가.
물건방파제는 다른 방파제와는 달리 수심이 매우 깊다. 18~23m 정도로 웬만한 갯바위를 능가하는 여건을 자랑한다. 당연히 이러한 여건에서 서식하는 어종은 크고 힘이 좋다. 일단 물건방파제의 대표어종은 감성돔이다. 매년 추석을 전후해서 추석 전에는 마릿수, 후에는 씨알이 굵어지는 쪽으로 진행되는데 한겨울에는 원도 못지않은 대물급이 나오기도 한다. 또 학공치나 볼락, 고등어, 가지메기 같은 회유어종도 시즌에 따라 잘 낚인다.
감성돔을 공략할 때에는 2호 내외의 막대찌를 이용해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 목줄은 1.5m 내외로 짧게 써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공략 수심에 채비가 정렬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물건방파제에는 복어 성화가 심한 편이라 채비를 천천히 내리다가는 미끼만 축내기 십상이다. 여름에는 B찌를 이용한 전유동낚시도 효과를 본다.
포인트는 어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감성돔의 경우 주로 내항 쪽에서 낚시를 많이 한다. 북방파제는 입구에서 50m 내외 지점, 100m 정도의 석축 일대가 최고의 포인트이며 남방파제는 내항 중앙의 계단 인근에서 입질이 잦다. 외항 쪽에는 북방파제 입구가 좋은 편이다. 볼락은 전역이 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잘 낚인다. 최근에는 남방파제 입구의 갯바위 홈통에서 집어등을 켜고 낚시하는 볼락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씨알보다는 마릿수가 좋은 편이다.
물건방파제가 이렇게 좋은 포인트가 되는 이유는 방파제 축조 공사를 하면서 본의 아니게 방파제 부근에 큰 돌이 듬성듬성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것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중여 역할을 하게 되었다. 단, 방파제가 만의 안쪽에 있어서 조류 소통은 그리 좋지 못하다.
물건방파제는 사리물때가 좋다. 뱃삯은 1인 1만원이지만 4인 미만은 2만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므로 짝을 맞추어 나가면 뱃삯을 아낄 수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와 사천-삼천포를 지나 삼천포대교-창선대교를 건넌다. 창선도에서 미조 방면으로 7km 정도 직진하면 좌측에 물건방파제가 보이며 마을 입석이 나타난다. 입석에서 약 1km 진입하면 물건마을이 나온다.

▲남해 물건방파제

통영 영운리방파제

위치 : 경남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
길이 : 80m

영운리방파제는 그 주변에 있는 척포방파제의 유명세에 가려 있지만 방파제의 규모나 조황으로 볼 때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낚이는 어종만 살펴봐도 감성돔, 벵에돔, 볼락 등 고급 어종이 많다.
늦여름부터 늦가을까지는 작은 감성돔이 잘 낚인다. 한번 감성돔이 붙으면 그 양이 대단한데 민장대로 잡어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에게도 낚일 만큼 감성돔이 가까이 붙는다. 그러므로 방파제라 무시하지 말고 밑밥을 넉넉하게 준비하면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주변 수심은 가까운 곳은 5~6m, 먼 곳은 8~10m가 나온다. 릴찌낚시로는 전방 15m 이상 채비를 날려 조류에 태워야 한다. 조류 소통이 좋아 겨울에는 학공치 같은 회유성 어종도 많이 낚이는 편이다. 밤에는 간혹 큰 씨알의 감성돔이 내항 쪽으로 접근해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외항, 내항 가릴 것 없이 부지런히 낚시를 하면 다양한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볼락은 루어낚시보다 민장대가 효과적이다. 루어낚시를 방해하는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있기 때문이다. 청갯지렁이나 민물새우를 쓰면 굵은 씨알의 볼락이 낚이며 외항에서 큰 볼락이 낚인다. 내항의 석축 사이에서도 우럭이나 볼락이 낚이지만 씨알이 잘다. 겨울에는 호래기도 낚이지만 미륵도 일대의 다른 방파제에 비하면 마릿수가 적은 편.
루어낚시를 하고 싶다면 내항에 정박된 배 밑이나 상판 아래를 노린다. 조금 더 발품을 팔면 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로 진입할 수 있으며 해초가 듬성한 곳을 노리면 큰 볼락을 낚을 수 있다. 단, 갯바위 주변에는 가로등이 없으므로 반드시 집어등을 준비해가야 한다.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IC에서 나와 신통영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하면 산양일주도로와 만난다. 일주도로를 따라 계속 가면 삼덕, 달아, 척포를 지나 영운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통영 영운리방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