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들의 명당고
여기선 내가 王 ②
거문도 강민구
| 강민구 |
◆1956년 여수 출생
◆쪾여수 서울낚시 대표
◆쯔리겐 인스트럭터, 가마카츠 필드스탭 팀장
여수바다에 찬바람이 강해지는 한겨울은 거문도 대물감성돔의 빅 시즌이다. 시즌이면 전국의 내로라는 감성돔 전문꾼들이 거문도로 몰려든다. 2월이 다가오면 넓게 분포하던 감성돔들이 한 곳에 집중되고 굶주린 대물들이 호시탐탐 갯바위 쪽을 노리는데, 거세지는 북서풍은 높은 파도를 발생시키고 동시에 물색도 적당하게 탁해져 경계심이 완화된 틈을 타 대형급 감성돔들이 우리 낚시인들의 사정거리에 들어와 대물 기록을 제공해준다.
▲ 겨울철 감성돔 명당으로 손꼽히는 삼백냥 똥여와 홈통. 북서풍에 의지되고 수심이 깊어 겨우내 안정적인 조황을 보여준다.
필자가 거문도를 찾기 시작한 지도 어언 40년이 훌쩍 지났으니 세월의 무상함도 있지만 무수한 거문도 낚시추억이 쌓여있으니 충분한 보상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중고교시절 겨울방학 때부터 선친을 따라 거문도에서 감성돔낚시를 즐겼으니 내 낚시의 시작이 거문도이며 지금도 자주 찾고 있으니 아마 그 끝도 거문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리라.
그 옛날 일주일에 한 번씩 7시간 이상 걸리던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서 도보로 서도의 산을 넘어 다니며 지금은 생각할 수 없는 무딘 장비와 채비로 5짜 이상 굵은 감성돔을 망태기로 짊어지고 나와 소금 뿌려 말려야 했던 추억이며, 크릴새우 밑밥이 유행하면서 교통도 편리해졌던 시기엔 주로 2~3일 이상씩 민박을 하며 전국의 낚시인들과 친교도 즐기면서 아이스박스에 가득 가득 채워 의기양양 자랑하던 추억까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이제는 쾌속 낚싯배의 매일 출항으로 당일낚시가 가능해졌고 낱마리의 감성돔을 살림통에 살려서 돌아오기까지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있음이 새삼스럽다.
중학교 겨울방학 때 선친 따라 찾았던 섬
그동안 물때와 어울리는 포인트를 손바닥같이 잘 알고 있던 토박이 선장들도 유명을 달리하거나 은퇴하였고 그 후 많은 낚시인들이 선장과 가이드로 변신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그 분들도 대부분 은퇴하였지만 그래도 내로라는 선장과 가이드는 항상 새로 탄생되고 있으며 실제로 현재의 선장들과 가이드들도 그런대로 잘 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거문도 낚시는 이후에도 명맥을 유지하며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나는 그 옛날에도 이미 널리 알려져 서로 내려보고자 경쟁하는 포인트를 양보하거나 피해서 새로운 생자리 포인트를 개발하여 남들에게 그 곳의 특징을 자랑하며 가르쳐주는 것을 상당히 즐겼다. 그러한 경험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오늘날 몹시 붐비는 휴일에도 거문도 갯바위에 나서면 느긋한 마음으로 포인트를 선정할 수 있으며, 소문난 유명 포인트에서보다 더 나은 재미를 보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그것은 갯바위 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 선정의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거문도에서 포인트 선정에 고집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러한 원칙이 성공률을 높였으며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거문도를 찾는 이들에게 항상 강조하고 있다.
■필자문의 여수 서울낚시 (061) 643-4339
▲ 서도의 명당 줄바밑과 안제립여. 감성돔과 참돔 모두 대형급이 출몰하는 곳이다.
1. 파도치는 날에 얕은 여밭을 공략하라
웬만큼 조력이 쌓인 낚시인이라면 수심 얕은 여밭의 매력을 익히 알고 있지만 거문도의 그 곳들은 특별히 매력적이며 겨울바람과 파도가 적당하면 100% 성공을 장담하며 마릿수와 씨알 모두 만족할 것이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안간여, 깊은개, 구로바, 구멍등, 삼각여, 마당여, 농여, 녹생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곳들은 겨울바람과 파도가 갯바위를 때려서 김, 파래, 담치 등 자연의 밑밥을 형성하고 산소 공급도 풍부하다. 물색도 좋아 대물급 감성돔은 물론이고 마릿수 재미도 볼 수 있는데 물때까지 적절하면 금상첨화지만 이런 날은 상관없이 종일토록 끈기 있게 밑밥을 흩뿌려주면 그 주변의 감성돔이 기어이 접근하여 손맛을 제공해준다.
2. 기상이 좋은 날에는 깊은 포인트를 선택하라
겨울철 거문도에도 봄날같이 온화한 날이 종종 있는데 이런 날은 꼭 수심 깊은 직벽 포인트 또는 물심 좋은 골을 공략하길 권한다. 수면이 잔잔하면 원도 특유의 맑은 물색으로 인하여 대물 감성돔들이 얕은 포인트보다 깊은 포인트에서 쉬고 있으므로 풍성한 밑밥으로 끈기 있게 공략하면 얼마 안가 왕성한 먹성과 함께 시원한 어신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포인트로는 의자바위, 삼백냥 똥여, 선바위, 구로바 직벽, 소원도 고랑, 용댕이, 제립여, 낭끝, 칼등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곳은 감성돔뿐만 아니라 굵직한 참돔의 보너스 손맛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장소에 따라서 들물과 썰물 조류의 흐름을 잘 맞춰 선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반드시 베테랑 가이드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3. 강풍일 때는 홈통을 찾아라
겨울 출조에서 기상예보가 좋아도 현장에 와보면 뜻밖에 강풍을 만나게 되기 일쑤다. 특히 노출된 갯바위에 상륙할 경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거문도의 크고 작은 후미진 홈통을 찾으면 추위와 바람을 피할 수도 있고 평소엔 일렁이지도 않던 홈통에 조류와 파도가 생성되어 이를 찾아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감성돔들을 만날 수 있다. 대표적 포인트는 무지개통, 삼백냥굴, 오백냥굴, 농여 홈통, 솔고지통, 개빠진통, 낭끝 홈통 등이다. 바람과 파도가 높은 날 또는 그 다음날 호황을 보여주며 이러한 포인트에서는 밑밥을 흩뿌리지 말고 한 곳에 집중 투여하여 감성돔들을 집어하면서 예민한 반유동채비 또는 잠길찌채비로 바닥층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정숙하고 신속하게 낚시하면 마릿수 조과와 대물급도 기대할 수 있다.
4. 공략어종을 뚜렷하게 선정하라
최근의 거문도는 겨울에도 감성돔을 비롯하여 참돔과 벵에돔낚시가 공존하고 있어 그 다양함을 맛보는 즐거움도 있으나 반대로 공략하고자 하는 어종을 확정하고 그에 알맞은 포인트를 선정해야 함은 필수이다. 장비와 채비 그리고 밑밥과 미끼까지 제대로 준비해야 거문도 겨울낚시의 참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참고로 겨울철 참돔낚시를 할 경우 2호(5.3m) 낚싯대와 원줄 5호, 목줄 4호 정도를 준비하고 넉넉한 양의 밑밥을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 참돔 유망 포인트로는 코바위, 낭끝, 제립여, 홍합여, 소삼부도, 검등여, 대삼부도 등을 꼽을 수 있다.
벵에돔의 경우 1호 낚싯대 정도면 알맞고 원줄 2호, 목줄 1.5호로 감성돔과 비슷하지만 부드러운 밑밥과 미끼를 준비해야 한다. 마당여, 노랑바위, 배치바위, 구멍등, 대원도, 안간여, 옷보따리 등 양지바른 곳이 대표적인 벵에돔 서식지다.
5. 풍랑주의보 뒤끝을 노려라
거문도 겨울낚시는 풍랑 또는 파랑주의보를 예의주시했다가 해제된 직후에 진입하면 틀림없이 손맛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출조계획은 물때보다 기상예보에 더 민감해야 하며 현지와 긴밀하게 연락하여 악천후 직후에 재빨리 진입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여준다.
6. 넉넉한 밑밥과 큰 미끼를 준비하라
거문도는 대체로 깊은 수심대가 많고 빠른 조류 때문에 많은 양의 밑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수면의 학공치가 가벼운 크릴을 절반 이상 먹어치우는가 하면 그 아래에서는 망상어, 자리돔, 볼락, 용치놀래기, 쥐치까지 다양한 잡어들이 나머지 밑밥을 가로채버리는 일들이 흔해 정작 감성돔을 유혹해야 할 밑밥이나 미끼는 자연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옥수수, 압맥 등 잡어들이 덜 먹는 곡류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생홍합 찧은 것을 섞어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반드시 발밑에 잡어밑밥을 투여하고 부스러기 없이 멀리 투척하는 요령 등도 중요하다. 잡어들의 극성을 피할 수 있는 깐새우, 통새우 등 크고 딱딱한 미끼의 준비도 필수적이다.
7. 장비와 채비를 한 단계 높여 사용하라
“거문도의 5짜는 다른 곳의 6짜와 같더라”는 얘기를 하는 경험자들이 많다. 그 이유는 15m 이상 20m가 넘는 깊은 수심에서 걸었을 때의 저항감을 느낌대로 얘기한 것이며 실제로 깊은 곳이 많은 거문도에서는 다른 곳보다 한 단계 높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낚싯대는 허리가 강한 1호 또는 1.5호 정도에 원줄은 고품질 2.5호, 역시 목줄도 2호 정도라야 5짜 이상의 대형 감성돔을 걸었을 때 실패하지 않고 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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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 및 현지 민박여건
현재 거문도로 출조하는 방법은 여수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하루 2회 왕복운항하고 있는 쾌속 여객선(2시간 20분 소요, 왕복요금 73,000원)을 이용하는 방법과 여수 국동항에서 02시에 출발하고 거문도에서 14시에 회항하는 낚싯배(2시간 20분 소요, 왕복요금 50,000원)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거문도 현지에서는 10여 척의 낚싯배들이 수시로 갯바위낚시 출조를 하고 있으며 일일 출조요금은 35,000원이다. 현지의 민박요금은 식비 5,000원, 숙박비 15,000원이지만 각 민박업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거문도 현지 낚시선(지역번호 061)
거문리 명륜호 정예준 666-1368
여성호 오영옥 666-2430
엘지호 박철광 665-1100
바다호 김창환 665-6233
돌핀호 김태정 665-7543
덕촌리 삼도호 공효신 665-1591
해성호 배성재 665-5216
서도리 협성호 이영삼 666-0566
여수-거문도 출조선
씨울프호 박진국 011-608-6131
백상어호 장원재 010-9222-8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