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태도 마을 뒷산에 올라 내려다본 모습. 북서풍이 부는 바다에 포말이 일고 있다. 건너편에 중태도와 상태도가 보인다.

태도 감성돔 화끈하게 하이킥 

쏟아진다 쏟아져!

하태도서 이틀 동안 120마리!  “이런 게 바로 초등감생이의 매력”

|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신안 태도가 감성돔 시즌을 맞아 폭발적인 조황을 선보이며 올 겨울 원도 조황을 주도하고 있다.

감성돔이… 감성돔이 아예 미쳤나 봐요!” 경기도 화성시에서 온 권중선씨는 하태도 본섬 장언여 초입에서 40~47cm로 12마리를 낚았다.
“감성돔이 마치 볼락처럼 피어오르더군요.”
부산에서 방송 촬영차 부인과 함께 찾은 바다낚시교실의 김문수씨는 장언여 직벽에서 오전 들물에만 9마리를 퍼 담았다.
12월 2일과 3일, 살아나는 물때를 노려 하태도를 찾은 꾼들은 이틀 동안 120마리의 감성돔 조과를 올렸다. 상륙하는 모든 포인트에서 감성돔이 낚였고 혼자 10마리 넘게 낚은 꾼들도 여럿 있었다. 평소엔 하루 한 마리 낚기 힘든 감성돔을 대부분 4~8마리씩 낚았다. 낚지 못한 꾼들은 핀잔을 들었다.

▲ 가슴 두근거리는 하태도 갯바위 상륙.                            ▲감성돔을 낚아 들고 민박집으로 철수하고 있는 낚시인들.

하태도 최고 포인트로 손꼽히는 연등. 이틀 동안 24마리가 쏟아졌다.

폭풍 해제되자 광란의 입질

하태도 단골꾼들은 며칠을 기다린끝에 주의보가 해제된 12월 1일 저녁에야 입성할 수 있었다. 목포로 향하는 수원 피싱21의 출조버스는 꾼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김병삼 총무는 “태도는 초등시즌의 폭발적인 조황이 매력이다. 어느 곳보다 감성돔을 낚기 쉬워 우리 손님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피싱21은 11월 초순부터 1월 초까지 두 달 동안은 태도 출조만 고집한다.
김 총무는 올해도 11월 초순부터 하태도를 드나들기 시작했지만 하루가 멀다고 발효되는 주의보 때문에 출조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하태도 박상두 선장은 “10년 넘게 낚시꾼을 받고 있지만 올해처럼 초등에 폭풍주의보가 잦은 해는 보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11월에 주의보가 잦았던 해는 12월에 많은 감성돔을 배출해냈다”며 호객성 발언을 잊지 않았다.  
2일 새벽 2시, 목포북항에서 만재피싱호에 올랐다. 3시간의 항해 끝에 하태도에 도착하니 며칠간의 주의보로 민박집에 갇혀 있던 손님들이 우리를 반겼다. 폭풍에 묶여 있던 5명에 20명의 낚시꾼들이 새로 합류하니 박 선장 민박집은 오랜만에 북적거렸다.

◀ 박상두 선장(앞줄 맨 우측)과 단골손님들. 김문수 프로의 모습도 보인다.

아침 7시, 낚싯배는 물센끝취를 돌아 삼밭밑과 높은산여취 순으로 낚시꾼들을 하선시켜 나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장언여 주변으로만 감성돔이 낚였는데 오늘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박 선장은 호언장담했다. 김병삼 총무는 나에게 화성에서 온 최창혁, 김병재씨와 함께 연등에 상륙하라고 했다. 연등은 하태도 최고의 명당이다. 남쪽을 바라보는 곳에서 들물, 썰물 조류를 다 공략하는데 떼감성돔이 자주 몰려 자리다툼이 심한 곳이다. 수심은 12~13m.
끝썰물이 흐르다가 이내 들물로 바뀌었다. 들물에는 최대한 멀리 채비를 던지면 찌가 발 앞으로 밀려들어오다가 수중여 주변에서 입질을 받는다. 사리물때인데도 조류가 느릿느릿 흘러서 그런지 입질이 없다가 중들물경 조류가 제법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내게 첫 입질이 왔다. 처음부터 대단한 놈이 걸렸는지 드랙이 찍찍 헛돌더니 감성돔 5호 바늘이 견디지 못하고 펴지고 말았다. 그 후 한 시간 동안 공허함으로 보내다 최창혁씨가 40cm급 감성돔을 걸고 김병재씨가 연타로 입질을 받았다. 나도 감성돔을 낚았다. 모두 42~46cm급의 중후한 씨알들.
조류가 썰물로 바뀌자 조류가 다시 앞으로 뻗어나갔다. 제일 바깥에 섰던 김병재씨가 본섬 바라보는 쪽으로 옮겨서 채비를 흘리더니 “왔다”하는 탄성을 질렀다. 5짜 가까운 씨알이다. 최창혁씨는 등 뒤에서 흘러와 왼쪽으로 감아 들어가는 조류에 태워 연타로 감성돔을 걸어냈다. 오후 썰물에만 모두 5마리를 걸어 이날 총 9마리의 감성돔을 낚아냈다. 김병재씨(49)는 감성돔낚시 2년차로 5마리를 걸어내는 실력을 뽐냈다(다음날 연등에서는 다시 감성돔 15마리가 낚였다).
호황은 전역에서 나타났다. 김병삼 총무는 오전에 1번 자리에서 4마리를 낚고, 오후 썰물에는 무명 포인트에서 5마리를 올렸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떼고기 조황. 나는 신나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 수원 피싱21 팀이 촬영을 위해 민박집 마당에 감성돔을 늘어놓고 있다.  ▲ 민박집 마당에 설치된 수족관. 낚시꾼들

이 각자 낚은 감성돔에 표시를 해 넣고 있다.

김 총무, 특효미끼 땡큐요!

둘째 날 아침, 일기는 쾌청하다. 나는 용인에서 온 이응국씨(49)를 따라 칼바위 여에 올라 오전에 두 마리를 낚는 걸 촬영하고, 10시경 김병삼 총무와 함께 물센끝취를 돌아 무명포인트에 내려 오후 썰물을 노렸다. 김 총무가 70cm급 농어를 낚았고 나는 40cm가 넘는 우럭을 낚았다. 그 후로는 미끼를 무언가에 계속 빼앗겼는데, 30cm급 대형 망상어들의 소행이었다.
그때 김 총무가 비장의 미끼라며 소금에 절인 대하를 꺼냈다. “이걸 미끼로 쓰면 잡어 성화가 덜할 것”이라며 써보란다. 미끼로 쓰기에는 너무 커 의구심이 들었지만 감성돔은 한입에 대하를 삼키고 쏜살같이 내뺐다. 대하 미끼로 썰물에만 4마리의 감성돔을 더 낚았다.
철수 때 보니 한 명이 장언여에서 12마리를 낚았고 칼바위에 내린 박현웅씨는 7마리를 낚았다. 이날도 감성돔은 흔했다. 손맛을 보지 못한 낚시인은 세 명뿐이었다.
마지막 날은 새벽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고 강풍이 불었다. 낚시는 불가능. 육지로 나가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했는데 다행히 주의보는 발효되지 않아 무사히 목포로 철수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하태도에서 머문 이틀 동안 상태도에서도 갈민여와 달래섬 등지에서 떼고기 사태가 벌어졌다. 목포 피싱투어 김고은 사장은 5명의 회원과 함께 이틀 동안 5짜를 포함 40여 마리의 감성돔을 올렸다고 말했다.  
목포 북항에서 태도까지 선비는 1인당 왕복 11만원, 현지 1인 민박비는 뱃삯 포함 1일 7만원이다.  
■취재협조 하태도 박상두 선장(061-246-2283), 목포 만재이선장낚시(061-285-9820)
■출조문의 수원피싱21(031-281-0346), www.fishing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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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낚시 10계명

1.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떼고기 찬스
2. 오전에 들물이 받히는 물때(3~7물)가 최고다
3. 3물에 들어와서 사리까지 보고 철수하라
4. 들물 때는 홈통, 날물 때는 튀어나온 곶부리가 좋다 
5. 가는 목줄을 쓰면 반드시 후회한다.
6. 망상어가 최대 잡어. 깐새우와 대하를 꼭 준비할 것.
7. 잦은 이동은 손해. 꾸준하게 밑밥을 뿌리면 한 번은 떼고기가 들어온다. 
8. 반유동낚시가 좋다. 하태도는 발밑으로 받치는 조류가 대부분.
9. 굳이 바닥을 긁을 필요 없다. 밑밥에 반응이 빨라 1~2m 띄워주는 게 낫다.

10. 포인트 배정은 다수팀부터. 단체로 출조해야 손해 보지 않는다.

맛집

북항 원조탕집의 짱뚱어탕

목포 북항에 가면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북항원조탕집(대표 박정원)의 짱뚱어탕을 맛볼 일이다. 갯벌에 사는 짱뚱어는 고단백 식품으로 숙취해소나 보양식으로 좋다. 영암 앞바다에서 잡은 짱뚱어와 우거지, 청양고추, 들깨가루 등을 넣어 두 시간 이상 푹 고아낸 뒤 뼈를 추려내고 육수를 넣어 끓이는데 집된장을 넣어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북항 철부선 타는 곳에 가면 식당이 바로 보인다. 한 그릇 8.000원. ☎061-245-0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