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온동지, 명불허전이구나!

토종붕어 유료터 인기 상승일로

황금부들밭에서 토종월척 쑥쑥, 대물꾼과 떡밥꾼 모두 흡족한 손맛

자연지만 찾는 낚시꾼들에게는 묘한 심리가 있다. 아무리 조황이 좋아도, 가까운 곳에 있어도, 일단 유료낚시터라면 가지 않는 심리다. 비용을 따지면 기름 값이 많이 드는 원정낚시터보다 더 저렴한데도…. 나도 그랬다. 그런데 당진 온동지를 다녀온 뒤 그런 선입견이 말끔히 사라졌다.

▲온동지의 평화로운 아침. 상류 우렁양식장 옆 동산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수면에 펼쳐진 부들밭과 좌대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 같다.

군계일학 성제현 사장이 “일교차도 심하고 조황도 들쭉날쭉한데 허탕 치지 않을 곳으로 최적지가 있다”며 당진 온동지를 권했다.
붕어낚시터가 즐비한 충남에서 유료낚시터를 찾아가자고? 처음엔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토종붕어 유료터로서 온동지의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풀어놓은 붕어’를 낚으러 간다는 게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제현씨의 거듭된 권유에 ‘유료터면 어때? 하룻밤 재밌게 놀고 오면 되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온동지를 찾았고, 온동지의 황금빛 부들밭을 만남과 동시에 나의 선입견은 깔끔히 불식됐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봉황을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주차 여건이 좋은 온동지 좌안 일대. 좌대에는 스카이라이프가 설치돼 있어 TV를 시청할 수 있다.

떡밥, 새우 모두 잘 먹히는 멀티플레이 필드

4만평 규모인 온동지는 지난 2002년부터 유료낚시터로 관리되면서 변화를 겪었다. 개장 초기에는 떡붕어가 7대3 비율로 많았지만, 관리인 전승환씨가 토종붕어를 꾸준히 방류하면서 토종붕어 낚시터로 변모했다. 전승완씨는 “대호에서 갖고 온 굵은 토종붕어를 꾸준히 방류하기 때문에 대물낚시인들도 자주 찾는다. 월척은 물론 4짜도 많이 들어있다. 해마다 10수 이상의 4짜가 뽑혀나간다”고 자랑했다.
마침 취재일은 토요일이라 낚시인들이 많았다. 관리인의 말대로 연안 낚시인의 70%가 대물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우안 상류에 앉아 새우미끼를 사용한 김찬희씨는 “생미끼에 멋진 찌올림을 감상하며 토종월척의 손맛을 즐길 수 있는 확률이 자연지보다 높아요. 허탕 칠 위험도 적구요.”하고 말했다.
대물꾼만 찾는 것도 아니었다. 좌대에 올라 탄 낚시인들은 80%가 떡밥꾼들이었다. 그들은 떡밥낚시로 부들밭 주변을 노려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었다.

▲주말마다 온동지를 찾는다는 의정부 낚시인들. 박종국, 오성환, 이내춘씨(왼쪽부터)가 좌대에서 거둔 붕어와 잉어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온동지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부들밭이다. 제방을 제외한 전 연안에 부들밭이 발달해 있는데 그 풍성함과 따뜻한 분위기는 대호의 유명 수로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다. 연안에서도 2.9칸대와 3.2칸대를 펼치면 미끼가 부들 앞에 딱 떨어질 정도 거리에 부들밭이 조성돼 있다. 원래는 연안까지 부들이 밀생했지만 너무 빽빽해 손님들이 채비를 집어넣기 힘들어하자 연안 쪽 부들을 긁어냈는데 부들만 긁어냈을 뿐 수심은 원래 상태 그대로를 유지시켰다.
4월에 접어들면 부들의 키가 쑥쑥 자라 연안에서 좌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해져 장관을 이룬다고. 서울에서 온 김정범씨는 “지금은 초봄이라 부들이 노랗지만 5월 정도 되면 저수지 전역에 푸른빛이 감돈다. 사실 그때가 더 멋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나는 ‘이런 멋진 낚시터가 무료터로 남아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중엔 관리인이 이만큼 잘 돌보고 고기를 잘 관리하니까 맘 편하게 낚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어료는 연안 1만원, 좌대 4만원(입어료 1만원 별도).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를 나와 서산 방면 32번 도로를 타고 8km 가량 가면 탑동사거리. 이곳에서 석문방조제 방면으로 5.5km 가면 대산교차로. 우측으로 빠진 뒤 당진포리 이정표를 따라 도로 아래를 통과해 진행한다. 영마트수퍼와 고산초교를 지나 당진포리 새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하면 온동지에 닿는다.
쭗 전국낚시지도 129 E3 아이코드 436-436-2547
■조황문의 관리실 041-355-3457

온동지의 낚시특징

1. 연안에서 스윙낚시를 한다면 3.6칸대로 충분하다
2. 떡밥 외에 새우 같은 생미끼도 잘 먹힌다. 단 참붕어에는 30cm 이상의 동자개가 잘 달려들어 단골꾼들은 새우를 선호한다.
3. 가족과 함께 찾는다면 좌대를 이용하는 게 좋다. 스카이라이프 TV 시청이 가능하고 수세식 간이화장실도 깔끔한 편.
4. 5월에 접어들면 거의 전 연안에 수초가 밀생하므로 생자리를 뚫으려면 수초제거기가 필요하다.
5. 새우와 참붕어는 자생하지만 채집이 안 되는 날이 있으므로 당진에서 미리 사가는 게 좋다.

▲우렁양식장 앞에서 직공채비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