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긴급점검-당 진

교로리수로, 맥박이 다시 뛴다

중류의 어설픈 둠벙이 숨은 월척밭! 대호(大湖) 부진에 홀로 역투

충남 서해안 붕어낚시터의 관문인 당진에서 올 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교로리수로다. 5년 전 바닷물 유입으로 붕어들이 떼죽음 당한 뒤 ‘교로리수로는 끝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어떻습니까 교로리 붕어, 때깔 좋죠!” 당진낚시 회원 이장용씨가 직공낚시로 붕어를 뽑아내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새벽, 당진읍내에서 고작 20분 거리에 있는 교로리수로로 가는데 당진낚시할인마트 이홍식 사장은 사정없이 액셀을 밟는다. 깜짝 놀라서 “왜 이렇게 서두르냐”고 묻자 옆에 있던 이장용씨가 헛기침을 한다.
“험험, 어제 내가 교로리수로에서 준척 월척을 10여 마리나 낚았거든. 주변 낚시인들이 그 모습을 보더니만 사방에다 전화를 해대더라고. 아무튼 오늘은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게 뻔해. 이 사장! 좀 더 밟아봐!”
교로리수로는 대호방조제를 제방으로 삼고 있지만 대호 물줄기와는 격리된 독립수로다. 상류에는 20m 폭의 좁은 직선 수로가 500m 가량 있고 중하류에는 4~5만평 크기의 본류가 펼쳐져 있다.
※최상류 좁은 직선 수로는 과거 ‘UN’이라는 입간판이 붙어있어서 현지꾼들은 UN수로라 부르기도 한다.

붕어 떼죽음 당한 상처의 현장

대호 못지않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교로리수로가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5년 전 유입된 바닷물 때문이다. 가뭄으로 인해 줄어든 대호에 물을 채우기 위해 교로리수로의 물을 대호로 넘겨줬는데, 이후 부족해진 수량을 보충하느라고 바닷물을 교로리수로에 채운 것이 화근이었다. 그때 교로리수로의 붕어들이 떼죽음을 당했고, 4~5년의 담수정화 과정 동안 붕어낚시가 부진을 겪었다. 그런 교로리수로가 올봄 붕어들을 토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교로리수로의 일급 포인트는 최상류 수로였으나 이장용씨가 재미 본 곳은 중류에 있는 2천평짜리 둠벙이었다.
“최상류 수로는 가뭄 탓에 수심이 너무 얕아요. 둠벙에는 갈대만 듬성듬성 자라있어 보기엔 별로인데 올 봄엔 히트를 치고 있어요. 수심도 1m 가까이 나오고 걸면 죄다 8치 이상이더군요.” 이장용씨가 말했다.
둠벙 초입에 주차하고 우리를 둠벙 안쪽으로 안내하는데 둠벙 바깥 본류 쪽의 멋진 부들밭에도 낚시인들이 앉아 있었다. ‘오히려 저런 곳이 낫지 않을까?’ 그러나 이장용씨가 둠벙 안쪽 갈대밭 언저리에 직공채비를 붙임과 동시에 찌가 벌러덩 눕더니, 맨바닥에서 스윙낚시를 시도한 이홍식씨도 연신 입질을 받아내는 게 아닌가. 10분만에 5마리의 붕어가 올라왔는데 두 마리가 월척이고 나머지는 7~8치!

▲ “으랏차차 또 월척이다!” 이홍식 사장이 방금 낚은 붕어를 살림통에 넣는 사이에 이장용씨가 연속으로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교로리수로가 모처럼 이름값을 하는군요” 당진낚시 회원 박종현(왼쪽), 하상열씨의 조과.

둠벙뿐 아니라 중하류까지 입질 확산

맨바닥 스윙에도 입질하는 걸 보니 둠벙 안에 제법 많은 붕어가 살고 있는 듯했다. 뒤늦게 들어온 우리 일행이 붕어를 뽑아내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 낚시인들은 낚싯대를 들어서 우리가 낚시한 둠벙 안쪽으로 돌려 넣는가 하면 아예 이장용씨 옆으로 옮겨온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이렇게 엉성하게 생긴 갈대밭에도 붕어들이 몰리는구나’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 후로도 입질은 간간이 이어져 모두 15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뒤에 다시 소식을 들어보니 소문이 퍼지고 낚시인들이 둠벙 바깥과 중하류까지 고루 분산되어 낚시를 시도한 결과 전역에서 고른 입질이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교로리수로의 부활은 대호의 부진으로 시름하는 당진에 한줄기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대호는 붕어 산란기를 앞둔 덕에 대산수로와 사성수로 일부 구간에서 반짝 입질이 비치곤 있지만 교로리수로의 선전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라는 것.
“당진의 상징과도 같던 대호가 수질오염, 불법 그물질, 배스의 증가로 쇄락의 길을 걷다보니 교로리수로 같은 알짜 수로들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이 상태라면 봄비만 충분히 내려준다면 최상류 부들밭의 조황도 살아날 게 분명하고, 3월 중순경의 2차 호기 때 또 한 번의 월척 사태를 기대해볼만한 합니다.” 이홍식 사장의 말이다.
교로리수로의 초봄낚시는 스윙보다 밀생한 부들수초를 노리는 직공낚시가 단연 유리하다. 현지꾼들은 4~6칸의 긴 낚싯대를 사용한다. 다만 우리가 취재를 했던 둠벙 안쪽에서는 스윙낚시에도 입질이 잦았으므로 두 채비를 모두 준비해 찾는 것도 좋다.

▲교로리수로 중류 둠벙에서 스윙낚시로 월척을 낚아낸 당진낚시 이홍식 사장.

▲취재팀이 낚시한 둠벙 포인트. 듬성한 갈대 사이에서 입질이 쏟아졌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를 나와 38번 국도를 탄 뒤 석문방조제-외목을 거쳐 교로리 대호방조제 입구까지 간다. 대호방조제 초입(우측에 당진화력본부 이정표)에서 왼쪽 비포장길로 좌회전해 계속 직진하면 교로리수로 상류다. 중간 둠벙을 가려면 작은 다리를 건너 가량 계속가면 비닐하우스를 지나 우측에 보인다.
■조황문의(041) 당진낚시할인마트 356-0031

‘당진의 샛별’ 보덕포수로도 호황
오도교~삼화교 사이가 명당, 마릿수 재미는 당진 최고

지난 2월 중순경 온화한 날씨가 일주일간 지속될 때 당진의 최고 호황터는 보덕포수로였다. 당시 보덕포수로를 찾았던 낚시인들은 많게는 30~40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월척도 대여섯 수 이상씩 섞이는 호황이었다. 평균 씨알은 18~25cm. 석문호의 최상류에 해당하는 이곳은 석문호 완공 후 4년 만에 떼월척을 배출한 뒤로 10년 넘도록 특별한 호황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2~3년 전부터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보덕포수로 상류의 최고 포인트는 보덕사를 중심으로 한 오도교~삼화교 사이 구간. 오도교 부근은 2m, 보덕사 앞은 3m까지 수심이 나오는 곳도 있어 바닥낚시는 물론 내림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도 자주 찾는다. 이 구간 하류에는 연안으로 접근할 수 없는 멋진 부들밭이 곳곳에 있어 보트낚시인들도 자주 찾는다.
지난 2월 27일 교로리수로 취재를 끝내고 들러본 오도교 하류에는 8명의 서울 낚시인들이 18~20cm 붕어들을 20~30수씩 낚아놓고 있었다. 이홍식 사장은 “6~7치는 보덕포수로 상류에 살고 있던 바닥고기들이며 산란기에 접어들면 하류에서 올라온 굵은 씨알들이 합세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낚시인들도 ‘보름 정도 일찍 온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보덕포수로의 유일한 단점은 ‘찜찜한’ 수질이다. 요즘은 생활하수를 정화시켜 내려 보낸다고는 하지만 당진읍내와 가깝다보니 부유물들이 떠다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러나 당진에서 보덕포수로 만큼 찾기 편하고 손맛확률 높은 곳도 없다는 게 현지꾼들의 얘기. 당진읍내에서 15분 거리. 도로변에 주차하고 내려가면 바로 포인트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당진I.C를 나와 서산·태안 방면 32번 국도를 탄다. 약 3km 직진하면 우측에 GS우리주유소와 당진낚시가 보이고 300m 더 가면 과속카메라가 나온다. 과속카메라를 지나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원당 방면 구길. 약 1.5km 직진하면 송산 방면 633번 지방도와 만나는 T자형 원당삼거리에 닿는다. 송산 방면으로 우회전해 1km 가량 가면 금암삼거리.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도 이정표 보고 좌회전해 2.5km 가량 직진하면 오도교 일대다.
아이코드 060-259-2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