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남해동부에선 유독 사량도가 빛을 발하고 있다. 통영의 다른 내만과 중거리 섬에서는 아직 별다른 감성돔 소식이 없는 가운데 사량도에서만 연일 마릿수 조과가 이어지고 있어 고성, 통영, 삼천포의 낚싯배들이 모조리 사량도로 몰리고 있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취재당일인 9월 24일 탤런트 정명환씨가 하사량도 큰묵방 콧부리에서 중들물에 낚은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정씨는 민물, 바다를 가리지 않고 낚시를 즐기는 만능 꾼이다.

“이런 추세라면 당분간 사량도의 독주는 계속될 것 같은데요.”
고성 섬낚시 구명회 사장은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사량도의 폭발적인 조황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추석이 지나면서 씨알도 35cm급으로 굵어졌다고 말했다. 추석 이전 하사량도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쏟아지던 감성돔은 10월 초 현재 전역에서 고른 조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자리에서 올리는 마릿수 조과는 줄었다. 
초반시즌부터 꾸준한 조황을 보이고 있는 하사량도의 은포마을 주변과 외지등대 맞은편, 잠수함자리, 조리바위. 상사량도의 옥바위 근처는 아직까지 하루도 비지 않고 꾼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23일, 탤런트낚시인 정명환씨 일행과 함께 섬낚시를 찾았다. 당초 오후 출조를 계획했으나 정명환씨가 전날 밤늦은 시간에 스케줄이 생겨 새벽 출조를 나섰다. 구명회 사장이 “최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감성돔이 낚이는 곳이 있다”며 내려준 곳은 하사량도 동쪽 큰묵방 콧부리. 큰묵방 콧부리는 간조 때 10m, 만조 때는 12~13m를 보여주는 곳인데, 아침물때 초들물~중들물에 3마리의 감성돔이 낚였다.
고성 스피드피싱랜드 이종석 사장은 “감성돔이 낚이는 사정거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사람이 적었던 초반에는 6~7m 수심의 가까운 곳에서 꾸준하게 낚였지만 찾는 낚시인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9~12m 수심의 깊은 곳을 노려야 손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욕지도나 두미도, 노대도의 감성돔 소식이 아직 없어 사량도의 주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1월 중순까지는 시즌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취재당일 취재팀이 하선했던 큰묵방 콧부리 포인트. 초들물에서 중들물 사이에 입질이 잦았다.
◀ 최근 40cm가 넘는 굵은 씨알이 낚이는 외지등대.

▲▼ 10월 9일, 은포 갯바위에서 부산과 인천꾼들의 마릿수 조과. 씨알이 많이 굵어졌다. <위,아래 사진>

잡어 적은 오후시간 출조도 바람직

한편 섬낚시 구명회 사장은 작년부터 홀로 오후출조를 고집하고 있다. 그런데 통상적 새벽출조보다 오후출조의 조과가 쏠쏠하다고 한다. 
“새벽마다 치러야 하는 자리싸움에 지쳐 오후출조를 생각해냈다”고 하지만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사량도는 옛날부터 복어가 많기로 유명하다. 하루도 비지 않고 밑밥이 들어가는 명당들의 경우 전갱이까지 설쳐 낚시꾼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복어는 고부력의 찌를 사용하여 직공을 해도 피할 길이 없고 게나 활새우, 경단을 미끼로 써도 완전히 따돌릴 수 없다. 그러나 오후엔 복어 성화가 덜해 감성돔이 낚일 가능성이 더 커진다. 물론 최대의 메리트는 새벽출조객들이 철수한 뒤 텅 빈 명당들을 맘껏 골라잡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살아나는 물때(5~7물)엔 감성돔 입질이 가장 활발한 초들물이 오후 1~3시에 받히기 때문에 오후출조의 조황이 돋보인다. 추석 전 살아나는 물때에 하사량도 잠수함 포인트에 점심 때 내렸던 마산의 김민호, 이계찬씨는 35~40cm급으로 20마리를 쓸어담기도 했다.  
■출조문의 고성 섬낚시(055-673-1020), 스피드피싱랜드(055-672-5533)

가을철 밑밥 배합

비중 가볍게 하면 멀리 있는 감성돔도 유혹

초가을엔 감성돔의 먹성이 좋을 때다. 따라서 소량의 밑밥 투여에도 쉽게 반응한다. 6~10m 수심의 조류가 좋은 여밭을 포인트로 정하고, 밑밥을 꾸준히 뿌려주면 누구나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비중이 가벼운 집어제를 선택하고 크릴 밑밥 4개에 집어제 한 봉을 섞어 천천히 가라앉으며 멀리까지 흘러갈 수 있도록 배합해야 한다. 겨울에 밑밥을 빨리 가라앉히기 위해 섞는 보리는 따로 섞을 필요 없다. 밑밥용 크릴은 알이 큰 것보다 작은 것이 더 멀리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