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돔이 걸려든 낚싯대가 멋진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

내만이라고 얕보지 마라

약산도 갯바위에 감성돔 봇물

이기선 기자 saebyek@paran.com

재작년 고금대교의 개통으로 육지로 변한 약산도(조약도)가 올 봄 예년에 보기 드문 50cm급 대형 감성돔을 토해내고 있다.

약산도는 이웃한 고금도와 함께 강진 마량과 장흥 회진 앞바다로 오르는 오름 감성돔의 길목이다. 주로 초가을과 봄에 관심을 받고 있는 내만 낚시터다. 가을철엔 마릿수가 좋고, 봄(3~5월)에는 중대형 감성돔들이 잘 낚이는데 올 봄에는 유독 굵은 씨알이 낚이고 있어 꾼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약산도 5짜 감성돔 소식은 순전히 황제도의 불황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광주 낚시X-ZONE 김용 사장은 매년 3월이면 황제도로 집중적으로 출조하는데, 올해 조황이 기대에 못 미쳐 고민하던 차에 때마침 광주 해오름낚시클럽의 한 회원이 약산도를 다녀오는 길이라며 53, 52cm 감성돔과 48, 40, 35cm 등 총 5마리를 가지고 낚시가게에 들이닥쳤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날부터 약산도로 출조하기 시작했다. 그때가 3월 중순경.
그런데 약산도행의 걸림돌이 있었다. 손님들이 ‘배를 타고 멀리 나가야 굵은 감성돔을 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심리 때문인지 내만의 약산도 출조를 꺼렸던 것. 그러나 이틀 출조 뒤에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갈 때마다 40~50cm 사이의 굵은 감성돔을 낚아오자 그 다음부터는 회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광주 낚시X-ZONE 회원과 함께 목포의 25시낚시 회원들도 황제도 출조를 포기하고 약산도를 찾은 케이스. 박규해 사장은 “내만에서 황제도 못지않은 굵은 감성돔으로 연일 손맛을 만끽하니 당분간 멀리 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약산도의 장점은 너무나 많다. 수시로 출조하기 때문에 언제 가도 배를 탈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철수할 수 있다. 또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하루 종일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뱃삯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 취재당일 낚인 35~45cm 감성돔.                                   ▲ 등대 밑 홈통에 상륙하고 있는 낚시인들. 약산도는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철수할 수 있다. 

▲ 서기선 총무(왼쪽)와 김진영 회원이 등대 홈통과 초소 밑에서 낚인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황제도 갈 일이 없소이다!

3월 20일 김용 사장으로부터 약산도 호황소식을 전해 듣고 광주로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벌써 소문이 나 자리다툼이 심하니 좋은 자리에 들어가려면 서둘러야 한다”며 재촉했다. 6명의 회원들과 함께 새벽 3시에 약산도 가사동 선착장에 도착, 오점수 선장이 모는 2톤짜리 선외기인 진성호에 올랐다. 오점수 선장은 “예년에 볼 수 없던 48~52cm급 감성돔이 연일 배출되고 있는 덕분에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와줘 이곳 선장들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좋아했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유명 포인트는 텅텅 비어있었다. 나는 서기선 총무, 노경동씨와 함께 구초소 밑 3번 포인트에 내렸다. 나머지 회원들도 차례차례 상륙해나갔다. 서총무는 “수심이 얕으니 되도록 멀리 치십시오.”하고 조언했다. 날이 밝아오자 물때가 바뀌어 날물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일급 포인트라던 우리 자리에서는 의외로 입질이 없었고 아침 8시경 초소 밑에 앉았던 김진영씨가 감성돔을 걸어 뜰채에 담는다. 우리 자리에서는 아침 10시가 다 되어 노경동씨가 한 마리 걸었다.
곧 진성호가 점심을 가지고 왔고, 나는 조황 점검을 하기 위해 배에 올랐다. 이때까지 김진영씨가 40cm급 두 마리를, 등대 밑 홈통에 내렸던 홍성모씨가 세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홍성모씨는 “이 자리는 초소 자리에 비해 수심이 더 깊고 조류빨도 좋아 아침 날물에 입질을 많이 받았다. 초소 쪽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중들물~만조에 굵은 감성돔을 낚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은 조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모씨가 철수 직전 또 한 마리를 걸었다. 철수 때까지 6명의 회원이 총 7마리를 낚았으며 40cm 넘는 씨알은 모두 4마리로 기대했던 것만큼 씨알이 굵지는 않았지만 나름 만족스런 조과를 거두고 철수할 수 있었다. 가사동 갯바위 뱃삯은 1인당 왕복 1만5천원. 

■출조문의 광주 낚시X-ZONE(062-676-2782), 약산도 진성호(011-9611-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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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도의 명당 가사동~당목 

약산도는 2월 하순이나 3월 초순에 먼저 35~40cm급 감성돔 수놈들이 붙고 3월 중순이 되면 40~50cm급의 대형 암놈이 붙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한다. 이런 조황은 4월 말까지 이어지다 5월 초순이면 막을 내린다. 약산도 남동쪽 가사동 갯바위는 매년 감성돔이 가장 먼저 붙고 득암리와 우두리는 2주 정도 늦게 붙는다. 수심이 깊고 조류가 센 가사동~당목 갯바위는 씨알에서 우세하고 마릿수도 좋아 낚시꾼들이 제일 선호하는 곳이다. 가사동 갯바위는 조금 전후, 득암리 갯바위는 사리 때 찾는 게 유리하다.

1. 구초소 밑

입질 수심은 6m 전후로 4명 낚시할 수 있다. 콧부리를 중심으로 양쪽 모두 공략할 수 있다. 좌측은 큰여 주변이 포인트, 우측은 온통 여밭으로 들썰물 가리지 않고 감성돔이 낚인다. 발판이 좋아 이동범위도 넓으며 야영 장소로도 좋다.

2. 구초소 밑 3번자리

최근 5짜 감성돔이 연일 배출된 장소로 자리다툼이 심하다. 작은 수중여들이 깔려 있으며 들물 때 굵은 감성돔이 잘 붙는다. 특히 중들물~만조가 좋다. 자리가 넓고 이동하기에도 용이하지만 만조 때는 이동이 불편하다.

3. 등대 밑 홈통

수심이 12m. 주변에서는 제일 깊다. 평소엔 정면 5m 앞에 떨어져 있는 큰 수중여를 넘겨 공략해야 한다. 좌우측에서 들어온 조류가 홈통 앞에서 종종 와류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때 입질 찬스. 밑밥효과도 볼 수 있다. 조금물때가 유리하다.

4. 등대 밑

발판이 좋아 많은 인원이 내릴 수 있으며 야영장소로도 알맞다. 뒤쪽에서는 민물이 흘러내려오기도 한다. 수심은 10m 전후로 조금물때가 유리하다. 만조와 간조 물돌이때 입질이 잦은 특징을 보인다. 30~40cm급 마릿수가 좋다.  

5. 포녀(포여)

조류의 영향이 덜 미치는 곳이어서 사리 전후 물때가 좋다. 낚시자리 정면에 돌출된 큰 여를 어부들이 포녀라고 불러 이름이 붙여졌다. 입질수심은 6m 전후로 수중여가 잘 발달돼 있다. 중들물부터 초썰물까지 입질이 잦다. 

6. 공고지

곶부리 좌우측 모두 낚시 가능하다. 직벽지형으로 7~8m 수심에서 35cm 전후의 씨알이 낚이는 자리다. 낚시자리에서 우측으로 갈수록 깊어지며 씨알도 굵게 낚인다. 입질은 들물과 썰물 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