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합니다! 예천 대맥지
세 살배기 못에서 새우낚시 참맛 보다
경북 예천 대물낚시 노성목 사장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신생저수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환상적 찌올림과 손맛을 누렸다.
정삼채 객원기자
▲ 마름수초가 빽빽한 대맥지 상류 도로변. 대맥지 최고의 명당이다.
9월 18일 금요일 오후 포천의 배광석씨와 단 둘이서 서울을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요즘은 도로 사정이 좋아져 차만 막히지 않으면 서울에서 한 시간 반에 예천까지 갈 수 있으니 세상 참 좋아졌다. 오후 4시경 예천읍에 있는 대물낚시에 도착, 노성목 사장으로부터 ‘한방’을 노릴 수 있는 근처 소류지를 소개받고 갔으나 밤새 입질 한 번 받지 못하고 후퇴하고 말았다. 역시 대물은 충청도에서나 경북에서나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는 씨알보다 마릿수를 낚을 수 있는 곳을 부탁했더니 노 사장은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단번에 대맥지를 추천해 주었다.
“준공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큰 씨알은 기대할 수 없지만 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마릿수 조황을 배출해 내고 있어 손맛은 틀림없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아침 나는 약도를 받아들고 감천면 인근에 있는 대맥지를 찾아갔다. 대개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수지들은 황량해보이게 마련이라 경치는 기대하지 않았으나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과는 영 딴판이었다. 계곡지의 상류에는 마름과 부들이 발달해 있어 꽤 운치가 있어보였다.
최근 가뭄으로 만수에서 1m 정도 물이 빠져 있었다. 나는 상류 쪽 도로 밑의 밀집한 마름 밭을 작업하여 낚싯대를 편성했고, 배광석씨는 중상류의 다소 수심이 깊은 곳에 자리를 정했다. 내가 자리한 상류권은 수심이 80cm 정도였고 배광석씨의 자리는 마름과 맨바닥의 경계선에 3m로 깊었다. 낚싯대를 다 펴놓고 시계를 보니 아침 열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 중상류 마름밭에서 새우미끼에 배출된 7~9치 붕어들. ▲ 철수 직전 필자와 배광석씨가 굵은 녀석들을 골라들고.
먹성 좋은 붕어들, 새우미끼에 쭈욱쭈욱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하류에서 현지꾼이 떡밥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낮에도 붕어가 잘 낚이는데, 떡밥을 쓰면 잔챙이 성화가 심해 주로 옥수수로 낚시한다. 원래 조그만 못을 증축해서 2~3만평으로 넓어졌는데, 밤낚시를 하면 씨알 좋은 붕어도 낚인다. 특히 이맘때면 자생하는 새우에 월척붕어도 낚을 수 있다”고 하여 사뭇 기대가 컸다.
우리는 현지꾼이 가르쳐준 대로 낮에 옥수수 미끼를 사용해서 낚시를 해보았는데 간간이 손바닥 만한 붕어들이 낚여주었다. 드디어 밤이 되어 채집된 새우를 꿰어 입질이 오기를 기다렸다. 30분도 채 안되어 마름 사이에 던져둔 찌가 들썩들썩 움직인다.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흘렀고 드디어 케미가 불끈 솟아올랐다. 힘찬 챔질 뒤 마수걸이로 여덟치 붕어가 낚였는데 생각보다 힘도 기대보다 좋았다. 상당히 큰 새우를 꿰어 놨는데도 여덟치 붕어가 목까지 삼켜버릴 정도로 활성도도 좋은 편이었다.
그 후로 일곱치와 여덟치 붕어가 심심치 않게 낚여주었다. 우리가 낚시를 하는 동안 몇 분의 현지꾼이 들어와 중하류에서 낚시를 했는데 상류에 비해 마릿수는 적었지만 간간이 씨알 좋은 붕어를 낚아내기도 했다. 배광석씨도 깊은 수심에서 새우로 잦은 입질을 받았다. ‘철퍼덕 철퍼덕’ 소리가 큰 것으로 보아 큰 씨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새벽이 되니 씨알이 더 굵어져 아홉치짜리도 올라왔다. 다음날 아침 아홉시까지 내가 20여 수, 배광석씨도 10여 수 낚았다. 모두 누렇고 토실토실한 붕어들이었다. 오염원이 전혀 없어 붕어들이 깨끗하고 힘도 장사였다. 실로 오랜만에 새우낚시의 참맛을 만끽한 밤낚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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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맥지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 대맥리. 2006년 12월에 준공된 준계곡지다. 만수면적은 3만평(10.15h). 4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붕어시즌이 지속된다. 7~8치가 주종으로 낚이며 밤낚시에 새우를 사용하면 31~33cm가 섞여 낚인다. 4월 말~5월 중순과 장마 후 여름철 밤낚시에 조황이 제일 좋은 편.
건너편 산 밑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입할 수 있다. 바닥은 마사토이며 상류 연안을 따라 발달한 마름과 부들밭, 버드나무 주변이 명당자리다. 봄철은 새벽~오전시간대가 좋고, 여름철은 밤, 가을철은 밤과 오전낚시 모두 좋다.
쭦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IC로 나와 예천읍을 지나 영주 쪽으로 좌회전하여 약 10km 가면 감천읍이 나온다. 이곳에서 ‘봉양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한 뒤 1km 정도 가면 우측에 소류지(대산지)가 나오고 200m 더 가면 좌측에 보이는 ‘대맥2리’ 표석을 따라 좌회전해 500m 정도 가면 대맥지 상류에 이른다.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영주 IC에서 내려 28번 국도를 타고 예천 방면으로 가다 유리마을에서 미석리 쪽으로 좌회전한 뒤 철길 못 미쳐 우회전하면 곧 대맥지 제방에 닿는다.
■전국낚시지도 160p A3 아이코드 471-759-4544
■취재협조 예천대물낚시 (054)655-2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