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근지 퇴수로, 해빙기터 1순위 예약

얼음 얼기 전 소근지 퇴수로와 둠벙에서 깜짝 호황

| 정삼채 객원기자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의 소근지는 익히 알려진 낚시터다. 그러나 소근지 하류에 있는 퇴수로와 둠벙에도 굵은 붕어가 우글댄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 1천평쯤 되어보이는 둠벙. 각종 수초가 밀생해 있다.

연중 붕어를 낚기 가장 힘든 시기라면 얼음이 얼기 직전을 꼽는다. 지난 12월 중순경 서산·태안 물낚시는 심각한 불황을 보였다. 12월 14일, 토종붕어클럽 유원옥 총무와 태안 이원호 황촌수로에 들렀지만 허탕을 쳤다. 문득 동해리수로 옆에 있는 소근지가 생각이 났다. 예전에 소근지 제방 밑에 붙어있는 퇴수로에서 겨울붕어의 손맛을 본 적 있기 때문이다. 퇴수로 끝에는 여러 개의 둠벙도 있는데, 부들과 갈대가 빽빽해 이맘때쯤 찾으면 뜻밖의 입질을 볼 수 있다.
오후 세 시쯤 현장에 도착해 직공채비로 둠벙부터 탐사를 시작했다. 둠벙은 약 1천 평 규모로 부들과 마름, 뗏장까지 덮여 있어 스윙 채비로는 공략 불가능한 곳이다. 유원옥씨는 둠벙 초입에 자리하고 난 산 밑으로 갔다. 산 밑은 깊은 곳이 1.5m, 발 앞은 80cm 정도의 수심을 보였다. 그러나 물색이 약간 맑다. 그래서 5~6칸 장대로 공략했다.
지렁이를 다섯 마리씩 꿰어서 넣고 입질을 기다리는데 입질이 없다. 두 시간 정도 지나 지쳐갈 무렵 뗏장 사이에 세워둔 찌가 스멀거리며 고개를 내밀었다. 챔질과 동시에 손끝에 전해져 오는 묵직함에 금방 월척임을 느꼈다. 역시나 시커멓게 생긴 우람한 월척이 12월 들어 계속된 황을 한 번에 보상해준다. 녀석을 꺼내느라 피운 소란 때문인지 더 이상의 입질은 없다. 나는 더 깊은 중류로 옮겨갔다.

▲ 소근지 퇴수로 둠벙에서 월척을 낚은 필자.

물색 맑아도 뗏장 속 찌가 스멀스멀

건너편 유원옥씨는 아직도 조용했다. 그런데 나는 채비를 내리자마자 또 입질이 왔다. 이번에는 아홉치 황금색 붕어였다. 해가 넘어가기 전 고만고만한 씨알로 여덟 마리를 더 낚았다. 어둠이 내려서 내일을 기약하고 태안읍내로 철수.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눈을 붙였다.
이튿날 아침을 먹고 7시 반쯤 다시 소근지 퇴수로를 찾았다. 그런데 세 명의 낚시꾼이 둠벙에 먼저 들어와 낚시를 하고 있었다. 조그만 둠벙에 우리까지 합세하니 당연히 입질은 떨어지기 마련. 계속 잔챙이만 덤벼 그곳을 포기하고 뗏장이 절어있는 퇴수로의 상류로 옮겼다. 그것이 주효했던지 첫수에 월척이 낚여주었다. 처음 담가본 상류에서 두 마리의 월척을 포함해 오전에만 20여 수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한겨울에 이 정도면 대호황이 아닌가!
1월 초 현재 소근지 퇴수로는 얼음이 얼어 있다. 얼음낚시 조과는 알 수 없다. 그러나 2월 초순 얼음이 녹으면 다시 굵은 붕어들이 멋지게 찌를 올려줄 것이다. 새 봄 첫 물낚시 출조지는 벌써 마음속에 정해졌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서산과 태안을 지나 만리포 방면으로 계속 진행하면 소원면에 닿는다. 소원면 초입에서 ‘소근리’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 뒤 약 5분 달리면 좌측으로 아담한 소근지가 보인다. 제방을 지나 10m 정도 더 가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좌회전한다. 100m 정도 가면 소근지 퇴수로가 보이고, 퇴수로를 따라 200m 정도 더 진행하면 둠벙이 보인다.
■취재협조 서산 낚시25시(010-3319-4275), 당진 서해안첫낚시(011-21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