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붕어 파라다이스
경치 좋고, 붕어 많고, 서울에서 가깝고
청평호 송산리, 최고의 선택
박일 객원기자
물미, 사룡리, 성희네집 앞, 박암리, 송산리 등은 청평댐의 지류에 있는 대표적 봄낚시터들이다. 서울 근교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씨알 좋은 붕어에 경치까지 수려하니 이보다 더 좋은 낚시터가 또 있을까?
▲ 4월 5일 아침 청평댐 송산리 연수원 앞에 모여든 낚시인들의 모습. 새벽에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붕어를 낚았다.
매년 봄이면 내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기다리는 곳이 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의 청평댐 지류가 그곳이다. 청평댐에는 낚시꾼이라면 지명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노지 낚시터들이 많다. 물미, 사룡리, 성희네집 앞, 박암리, 송산리 등….
작년 이맘때 낚시춘추에 소개했던 금대리와 이화리 샛강이 청평댐 최상류에 포진해 있다면 지금 소개하는 송산리 청심병원 앞 노지낚시터는 청평댐 중류에 해당된다.
이곳들은 모두 붕어들이 은신할 수 있는 각종 수초나 수몰나무들이 잘 형성되어 있어 매년 4월이면 붕어들이 산란을 하기 위해 얕은 수심대로 올라붙는데 이때가 대형붕어들을 낚을 수 있는 호기인 것. 올 봄에도 여지없이 대어들이 들어차고 있다.
청평댐의 붕어들은 일단 그 씨알과 힘에서 다른 낚시터들을 압도한다. 더욱 반가운 것은 그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배스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급감하고 있으며 반대로 붕어자원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 부들이 잘 자란 포인트에 앉은 낚시인.
▲ 전재철씨가 새벽에 낚은 조과. ▲ 대형 떡붕어를 자랑하는 고경준씨.
“송산리 청심병원 앞에 먼저 붙었다”
나는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토요일 아침이면 강원도 낚시터를 찾아 떠난다. 덕분에 현지에 사는 많은 낚시인들과 우의를 다질 수 있었고, 매주 곳곳에서 낚시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던 차에 가평 설악면에 있는 한 선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올해는 송산리 청심병원 앞에 붕어가 먼저 붙었다”는 전갈이었다.
4월 첫째 주말, 조우 전재철과 고경준 선배와 함께 청평댐으로 향했다. 청평은 서울에서 불과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척이니 얼마나 편리한가. 누렇게 삭은 갈대와 부들 사이로 빼꼼히 올라오는 부들 새순들이 듬성듬성 귀엽다. 한 눈에 보아도 멋진 낚시터다.
송산리 노지낚시터의 장점이라면 역시 접근성이 좋고 앉을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대형 떡붕어에 대비해 튼튼한 채비는 필수. 초봄 미끼는 짝밥이 효과적이다. 동행한 전재철씨는 운 좋게 현지꾼이 만들어 놓은 1인용 좌대에 오를 수 있었고, 고경준 선배는 보트낚시를 했다. 나는 노지에 텐트를 쳤다. 이윽고 밤이 찾아오고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만 들려온다. 조용한 가운데 가끔씩 붕어들이 몸을 뒤집는 소리가 정적을 깨곤 한다. 간간이 찌불이 움직이고, 주변에 있는 낚시인들이 붕어를 낚아내는지 철퍼덕 철퍼덕 물소리가 정답게 들려온다. 4월이라도 아직 밤은 춥다.
나는 블루길 몇 수와 누치 한 마리를 낚고는 추위를 피해 차 안으로 잠시 피신한다는 게 그만 동이 틀 때까지 잠이 들고 말았다. 좌대에 올랐던 전재철씨가 새벽녘에 월척 토종붕어 5마리와 4짜 떡붕어 한 마리를 낚아 놓고 있었다. 보트낚시를 했던 고경준 선배는 월척 2마리와 대형 떡붕어를 낚아서 돌아왔다. 대부분 동이 틀 무렵 입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른 봄의 하룻밤 조과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기온이 더 오른 4월 중순이면 청평댐 지류 전역의 붕어낚시가 본격적인 시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청평댐 노지낚시터의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부터 11시까지, 새벽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다. 채비는 가능한 한 가볍게 쓰는 게 좋다. 서울에서 가깝고 경치도 좋아 가족과 함께 봄나들이를 겸해 찾아도 좋은 곳이다.
■가는 길 경춘국도를 타고 청평 대성리를 지나 청평댐 못미처 신청평대교를 건넌 다음 좌회전. 약 8km 가면 설악면소재지에 닿는다. 면소재지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송산리 ‘청심종합병원’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병원 정문 좌측으로 낚시터가 펼쳐진다.
■조황문의 설악 청수낚시(031-585-4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