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채당일 성암지 탑곡리 연안을 찾은 낚시인들. 보트꾼들까지 합세했다.
서산 성암지에 어신이 활짝
봄붕어 캐는 발걸음도 사뿐사뿐
해마다 느끼는 바지만 2월 하순의 날씨보다 3월 초순의 날씨가 더 춥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으리라. 하지만 한번 내려 쪼인 봄볕은 대지에 스며들고 물속에 녹아들어 바람이 불고 구름이 끼어도 그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낚시꾼들은 더 이상 일기예보에 연연하지 않고 행장을 꾸려 물가로 향하고 있으며 들녘에는 봄나물을 캐는 아낙네들의 나들이가 잦아졌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봄의 전령 붕어들이 살림망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모습.
지난 2월 중순 반짝 풀린 날씨에 성미 급한 일부 낚시회에서는 시조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해미 공군부대 내의 낚시회인 하늘붕어낚시회(회장 강경모)가 2월 22일 서산 성암지에서 시조대회를 가졌다. 이른 새벽, 11명의 회원들은 때 아닌 강추위 속에서 꽁꽁 얼어붙은 살얼음을 깨며 찌 세울 구멍을 찾아야 했다. 결국 용왕님께 제만 지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현 회원이 물속에 발을 담근 채 붕어를 맞이하고 있다. ▲성암지에서 시조회를 연 하늘붕어낚시회원들.
▲ 하늘붕어낚시회의 X세대 3인방. 왼쪽부터 노태호(33), 임정규(28), 어선동(29) 중사.
▲ 성암지의 대표적인 봄낚시터로 알려진 탑곡리의 고양교 아래 구간.
그러나 그대로 물러설 하늘붕어회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일주일 뒤 성암지를 다시 찾았다. 일주일 전과 사뭇 다른 화사한 햇볕 속에 완연한 봄 냄새가 진동을 했다. 붕어들의 입질은 시원스러웠으며 회원들 모두 고른 입질을 받아 모처럼의 물낚시 손맛을 즐겼다.
서산 성암지는 42만9천평의 평지지로 서산에서 봄 어신이 제일 빠른 곳 중 하나다. 드넓은 상류의 얕은 골자리마다 마름과 갈대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어 해빙과 동시에 봄 붕어 입질이 만개한다. 취재팀이 봄낚시를 즐긴 성암지 우측 최상류 골자리인 탑곡리 일원도 이른 초봄부터 낚시꾼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고양교 아래쪽 폭이 좁은 수로 연안을 따라 잘 발달된 각종 수초대에 채비를 내리면 붕어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성암지는 2005년 말 보호수면에서 17년 만에 해제되어 3년째 무료낚시터로 서산꾼들의 동네낚시터로 사랑받아오고 있다. 아직까지 블루길이나 배스 등 외래어종이 없어 붕어자원이 많다. 떡붕어와 토종붕어가 거의 같은 시기에 산란하며 수온이 찬 초봄에는 최상류 골자리에서 토종붕어 위주로 낚이다가 수온이 상승하는 4월에 들어서면 전역에서 떡붕어낚시가 이뤄지면서 본격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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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암지 봄철 명당
성암지는 전역의 수심이 1~1.5m로 얕아 수초를 끼고 앉아야 좋은 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최상류 좌측 음암면에서 진입할 수 있는 도당리권과 우측 최상류인 탑곡리. 그리고 제방 좌측 홈통인 부장리골의 경우 연안을 따라 갈대와 마름, 뗏장이 고루 분포해 있고 물색도 다른 곳에 비해 탁한 편이어서 초봄 붕어 명당으로 각광받는 곳들이다.
초봄에는 지렁이가 잘 먹히다가 4월 초부터는 새우나 글루텐 떡밥도 효과를 보인다. 4월 이전엔 주로 아침낚시가 잘 되고 새우가 먹히면서부터 밤낚시도 된다. 단 수온이 높아지면 피라미 등 잡어 성화도 많아져 잡어 등쌀에 강한 새우나 콩, 건탄 사용 빈도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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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붕어낚시회는?
서산시 해미면 공군부대(공군비행단) 내 붕어낚시를 좋아하는 항공정비사들이 친목도모를 나누고자 2003년 7월 창립한 낚시회다. 초대 회장이었던 강경모 상사(50, 의무대)가 현재까지 낚시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5명의 창립멤버 중 한 명의 낙오자 없이 그대로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11명의 회원이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강경모 회장은 “회원으로 가입하려는 정비사들이 많지만 지금 인원에서 늘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근무 때는 물론 주말에도 항상 같이 있다 보니 이제는 가족보다 더 친한 관계”라며 자랑한다. 고문을 맡고 있는 52세의 박낙순 원사(탄약관리관)부터 28세의 임정규 중사까지 나이층도 다양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