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반월지 대박조행 보고서
훌치기 안전지대 연밭이 보고였다
‘보리흉년’에 준월척 30마리! 수초구멍치기에 40.2cm까지
심한 가뭄으로 경북 저수지의 저수량도 뚝 떨어져 찌를 세우기조차 힘든 곳이 대부분. 갈수지를 싹싹 훑어대는 훌치기꾼과 그물꾼들만 신이 났다. 우리 경산 보습조우회 회원들은 갈 곳이 없어 애를 태우다 2월 중순에 드디어 보물단지를 찾았다.
글 손은식 사진 이기선 기자
▲ 스윙낚시를 즐기던 박성호씨가 입질을 받았다.
◀ “이게 경북 4짜 붕어입니다.” 40.2cm 대형붕어를 자랑하고 있는 보습조우회 정홍수 회장.
보습조우회 전 총무로서 봄낚시터 답사의 중책을 맡은 나는 경산과 영천 저수지들을 둘러보았다. 요즘은 훌치기꾼들을 피하는 게 급선무. 마침내 마땅한 곳을 발견했다. 경산시 압량면 의송리에 위치한 반월지가 그곳. 침법지 혹은 바느리못으로 더 많이 불리는 곳이다. 이곳 역시 수위가 50%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만 전역으로 빼곡히 들어찬 연 덕분에 훌치기꾼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물색도 좋아 채비를 담그면 금방이라도 붕어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가만 지켜보고 있자니 간간이 연대를 툭툭 치는 움직임이 목격되었다.
다음날(2월 14일) 아침 보습조우회 정홍수 회장, 박성호 회원과 함께 반월지로 향했다. 우리는 제방 왼쪽에 낚싯대를 폈다. 수심은 1m 내외. 연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스윙낚시와 수초구멍치기 낚시를 병행했다. 박성호 회원의 스윙낚시에 18~22cm급 붕어가 연달아 글루텐을 먹고 올라왔다. 나와 정홍수 회장은 연이 무성한 곳을 골라 수초구멍치기 낚시를 했는데 지렁이 미끼에 25cm가 넘는 붕어들이 낚여 올라왔다. 입질도 시원시원해 찌몸통까지 올려주었다. 큰 녀석들은 잽싸게 연대를 감아 터뜨리기도 했다. 세 시간에 1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
투덜대던 정홍수 회장, 한 방에 역전극
다음날에도 반월지를 찾았다. 이날은 새우와 지렁이, 글루텐을 준비해 밤낚시를 시도했다. 밤새 바람이 많이 불어 애를 먹었는데 날이 샐 무렵부터 입질이 쏟아졌다. 박성호 회원이 23, 26, 30cm 등 3마리를, 나는 23, 25. 26, 33cm 등 4마리를 낚았다. 이에 반해 준척 한 마리에 그친 정홍수 회장은 “씨알 좋은 붕어가 포인트에 들어와 연대를 툭툭 치는데 입질은 없다”며 투덜거렸다.
2월 17일 화요일. 이날도 초저녁까지 바람이 멈추지 않아 밤낚시는 불황이었고 새벽 5시 30분부터 약속이나 한 듯 입질이 쏟아졌다. 미끼는 새우와 지렁이를 썼는데 아직까지 새우는 건들지 않았으며 단연 지렁이 미끼에 잦은 입질을 보였다.
이날 박성호 회원은 23~32cm로 4마리를, 나는 25~33cm 3마리를 낚아 올렸는데, 어제까지 부진을 보였던 정홍수 회장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좌안 상류 쪽에 앉은 정홍수 회장은 80cm 수심에서 25cm급 2마리를 먼저 스윙낚시로 가볍게 끌어낸 다음 아침 8시경 연대가 무성한곳에 넣어 둔 4.5칸대 수초구멍치기 채비로 40.2cm 붕어를 낚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반월지에서 우리 회원들은 나흘 동안 4짜를 포함 30여 마리의 준월척 붕어를 낚아 올렸다. 무넘기 쪽에는 장박을 하는 릴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스윙낚시 꾼들은 중류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 철수 직전 조과를 펼쳐놓고. 우측부터 박성호, 정홍수 회장, 그리고 필자. ▲보습조우회 정홍수 회장(조일낚시 대표)이 좌안 중류에서 빽빽한 수초구멍을 공략하고 있다.
경산 하신지·신제지·감못에서도 마릿수 배출
2월 하순까지는 아침에 입질이 잦았지만 3월에 들어서자 본격적인 밤낚시가 시작되었고 새우에도 굵은 붕어들이 낚이기 시작했다. 낮으로 갈수록 입질이 줄어들고 해가 넘어갈 무렵 입질이 집중되고 있다. 반월지 뿐만 아니라 3월 초 현재에는 경산의 하신지, 신제지, 감못, 토산지 등에서 굵은 씨알의 붕어들이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오후부터 입질이 시작되며 밤으로 갈수록 굵은 붕어들이 낚이고 있다. 단지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훌치기꾼들이 설치므로 그런 곳을 피해 조용히 낚시한다면 무난하게 손맛은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북은 현재 저수율이 낮아 준설작업을 하는 저수지들이 많아졌다. 덩달아 그물꾼들과 훌치기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 우리의 좋은 놀이터가 멍들어 가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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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지?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경산I.C에서 내려 경산 방면 919번 국도를 따라가다 압량면 용암리 용암온천 입구 네거리에서 가야리 방면으로 좌회전. 800m 가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또 좌회전. 2km정도 더 가면 오른쪽에 반월지가 나온다.
전국낚시지도 235p E3 아이코드 355-209-4462
■조황문의: 경산 조일낚시 011-812-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