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우도의 명당인 작은 납닥여. 3월 28일 목포 25시낚시 회원들이 내려 아침 들물을 공략하고 있다.

감성돔! 갯바위의 호연지기

덕우도를 주시하는 시선이 뜨겁다

|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덕우도는 완도군의 변방이다. 신지도, 청산도, 소안도, 모도가 완도의 중심을 자처하는 곳이라면 덕우도는 황제도, 장도와 함께 완도 맨 동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그래서 덕우도는 더 뜨겁다. 완도뿐 아니라 강진(마량항), 장흥(회진항), 고흥(녹동항)의 낚싯배들도 덕우도를 넘보며 치열한 포인트 경쟁을 펼치기 때문이다.

마량블루마린호 우홍남 선장은 “매년 봄철이면 황제도가 먼저 터지고 한 물때(15일) 차이로 덕우도가 이어서 호황을 보이는데, 올해는 3월 중순의 변덕스럽던 날씨가 멎자마자 예년의 조황을 회복하여 매일 출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황제도와 덕우도는 남북으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지만 두 섬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파도가 거친 외해 쪽에 나앉은 황제도는 감성돔 씨알이 굵고 힘이 좋아 남성적이라면 덕우도는 파도가 잔잔하고 마릿수 위주여서 좀 더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덕우도는 포인트가 적은 황제도에 비해 광범위한 포인트에서 고른 조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황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낚시X-ZONE 피싱클럽 나영준 고문이 송도 동쪽 큰 홈통에서 입질

을 받아 낚싯대가 반원을 그리고 있다.

▲ 창단 후 첫 정기출조를 가진 낚시X-ZONE 피싱클럽 회원들.

봄철이면 꾼들의 덕우도를 보는 시선이 더 뜨거워진다. 광주 낚시X-ZONE 김용 사장은 “큰 씨알이 드문 가을철에 비해 이맘때면 덕우도에서 대형급이 출몰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을부터 초겨울 시즌에는 25~40cm급이 주종인데, 봄철에는 45~55cm급이 많이 낚인다”는 것이다.
지난 3월 20일 덕우도가 황제도와 비슷한 시기에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바람이 순해지자 조황도 살아났다. 마량 우홍남 선장은 “봄철에 대형급이 출몰하는 곳은 본섬보다 구도, 송도, 매물도, 넙덕여 등 부속섬에 집중된다. 그 이유는 부속섬 가까운 곳에 수심이 깊은 물골이 있는데 아마도 큰 녀석들은 이런 깊은 수심대에 머물다 수온이 맞을 때나 아니면 아침저녁으로 먹이를 먹기 위해 수시로 올라붙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말했다.
3월 27일 취재당일 46, 48, 52cm가 배출된 송도 동쪽 끝바리 역시 대표적인 봄철 대물터인데 12~15m 수심으로 덕우도에서는 깊은 곳에 해당된다. 이곳에서는 여름철이면 간혹 대형 참돔까지 붙는 걸 보면 깊은 물골과 인접해 있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3월 마지막 주말, 광주 낚시X-ZONE이 최근 창단한 ‘낚시X-ZONE피싱클럽’ 시조회를 따라 덕우도를 찾았다. 당시 청산도의 조황이 제일 좋은 상황이라 당연히 청산으로 갈 것을 예상했는데, 김용 사장은 청산도를 제쳐놓고 아직 검증이 안 된 덕우도를 택했다.
김용 사장은 “일단 따라와보세요. 청산도는 이미 소문이 퍼져 늦게 가면 좋은 자리는 잡기 힘들어요”하고 말했다. 과연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새벽 5시 강진 마량항에서 블루마린호를 타고 매물도, 구도, 송도를 차례로 상륙했는데, 김용, 나영준씨와 함께 내렸던 송도 동쪽 끝에서 아침 썰물에 대형 감성돔이 연이어 낚여 올라왔던 것이다. 이날 화창한 날씨 속에 작은 넙덕여와 매물도, 송도, 구도 등지에서 고루 감성돔이 배출되었다. 또 우리 외에 부산꾼들도 구도 노랑바위에서 5짜 감성돔 두 마리를 포함해 모두 여덟 마리의 감성돔을 낚아 돌아갔다고 우홍남 선장은 말했다.
“매년 3월 하순부터 5월 초까지는 덕우도 시즌이라 내내 덕우도만 파지요.” 우선 장은 말했다. 5월 중순 후 6월까지도 덕우도에서 감성돔이 낚이지만 그 무렵이면 내만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낚시인들은 굳이 먼 덕우도까지 가지 않는다고 한다. 마량에서 덕우도까지는 50분 정도 소요되며 뱃삯은 4만5천원이다.
■취재협조 광주 낚시X-ZONE(062-676-2782), 마량 남해낚시(011-622-2294)

▲ 낚시X-ZONE 김용 사장(한국프로낚시연맹 광주지부장, 알토 필드스탭)이 초썰물에 낚은 52cm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 송도 정상에서 바라본 구도 전경.

▲ 매물도에서 낚은 조과를 들어 보이는 광주의 서기선(좌), 김기남씨.

▲ 작은 납닥여에 내렸던 목포 25시 회원들. 왼쪽부터 양창근, 이대행, 장항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