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리뷰

제13회 울릉도컵 벵에돔 전국 프로암 바다낚시대회

두 번째 가을 리그, 주인공은 심재욱

이기선 기자

울릉군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프로낚시연맹 경북지부(지부장 김병조)가 주관한 ‘제13회 울릉도컵 벵에돔 전국 프로암 바다낚시대회’가 지난 9월 18~20일 울릉도에서 개최되었다.
울릉도컵 대회는 그동안 울릉도의 벵에돔이 가장 잘 낚이는 6월에 개최되어 왔으나 올해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연기되었다가 9월에 열린 것이다. 가을에 대회가 개최된 것은 1회 대회 이후 두 번째다. 
정우레스폴이 협찬한 이번 대회에는 한국프로낚시연맹의 전국 지역 예선 상위 입상자와 낚시동호인 등 80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1천만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가을 시즌 벵에돔낚시는 쉽지 않았다. 고수온 영향으로 잡어 등쌀에 선수들이 혀를 내둘렀고 계측 대상이 넘는 씨알들은 10~15m의 깊은 곳까지 채비를 내려줘야 낚여 많은 낚시인들이 곤혹스러워 했다.

세월호 사고 때문에 가을로 연기

전야제는 울릉군민회관에서 18일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열렸다. 최수일 울릉군수, 이철우 울릉군의회의장, 한상균 울릉경찰서장, 박동수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장을 비롯해 많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수일 울릉군수 개회사와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최수일 군수는 “수려한 태고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울릉도에서 제13회 울릉도컵 전국 바다낚시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세월호 사고 영향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본 대회를 정성껏 준비해주신 한국프로낚시연맹 김병조 경북지부장님과 대회 임원 및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린다. 대회에 참가하신 선수 여러분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여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회 방식은 2인1조로 경기하여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1:1 녹다운제 토너먼트를 채택하였으며 80명의 선수가 예선 3라운드를 벌여  5인이 최종 결승전에 진출하여 우승자를 가리기로 했다. 경기위원회에서는 당초 25cm 이상 벵에돔 총중량을 검측하기로 했으나 최근 울릉도 벵에돔 조황이 부진하다는 소식을 듣고 ‘23cm 이상’으로 조정하였다. 미끼는 크릴 외에 빵가루나 기타 미끼는 일체 금지했다.

  ▲와달리 넓적바위에서 열린 울릉도컵 벵에돔 바다낚시대회 결승전에서 심재욱 선수가 힘차게 캐스팅을 하고 있다.

  ▲13회 울릉도컵 벵에돔 바다낚시대회 입상자들이 내빈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태규(2등), 심재욱(우승), 박상익(3위) 선수.

  ▲결승전에 오른 5명의 선수가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울릉도 낚싯배가 달랑 3척, 대기조 한 시간 늦게 경기 시작

다음날 새벽 5시, 80명의 선수들은 6개 조로 나눠 대회장으로 향했는데, 울릉도에는 낚싯배가 세 척밖에 없어 3개 조가 먼저 탑승하였으며 나머지 3개 조(대기조)는 행정선을 이용하여 대회장과 가까운 섬목 방파제로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2항차로 갯바위에 하선했다. 
첫날은 1선단(마린호)은 저동~섬목 일원, 2선단(세진호)은 관목섬~딴바위 일원, 3선단(독도호)은 태하리 일원에서 1~3라운드를 치렀다. 각 예선 라운드는 2시간씩 열렸다.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곳곳에서 씨알 좋은 벵에돔들이 낚였다. 예선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대회 장소에 따라 조황 차이가 극명했다. 비교적 손이 덜 탔던 태하리 일원과 북면 딴바위 포인트에서는 30cm급 전후의 벵에돔이 배출되는가 하면 평소 낚시인들이 많이 찾았던 와달리, 섬목, 관음도 일원에서는 대체로 잔 벵에돔만 낚이는 현상을 보였다. 따라서 자리에 따라 30cm급 벵에돔을 낚고도 20~30g 차이로 떨어진다거나 벵에돔을 마릿수로 낚고도 계측 대상이 되지 못해 탈락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첫날 3라운드(40강→20강→10강)를 벌여 다음날 준결승에 진출할 10명의 선수가 가려졌다.
다음날 아침 6시부터 와달리, 섬목, 관음도, 일선암 일원에서 준결승전이 열렸으며 두 시간 뒤에는 결승 진출자 5명이 가려졌다. 한조무역 대표 박범수 선수는 첫날 딴바위에 내려 중량 4400g을 낚는 등 매 라운드마다 많은 벵에돔을 낚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준결승까지 진출, 결승전 진출을 낙관했는데, 섬목 솔밭밑에서 서울의 이영희 선수(다이와 필드스탭)와 겨룬 준결승에서 각각 7마리씩 낚았으나 두 사람 모두 계측 대상을 낚지 못해 결국 가위바위보에서 져 분패하고 말았다.
부산의 김태규 선수(아티누스 필드테스터)는 예선 라운드에서 1400g, 500g, 1500g을 낚고, 준결승에서도 노인바위에서 제주도의 다크호스 원성조씨와 붙어 두 마리(640g)를 낚고 결승전에 올라왔다.   
울릉도에 사는 심재욱 선수(경기공방)도 섬목 솔밭밑에서 벌인 준결승에서 30cm급 1마리를 포함 총 4마리(890g)를 낚고 가뿐하게 올라왔다. 그 외 GFG 소속의 박상익(진해)씨는 한국프로낚시연맹 소속의 고수 최상호 선수를 누르고 결승전에 안착했으며 동해에 사는 이재현 선수는 제주도 GFG 소속의 김성관 선수를 따돌리고 결승전에 안착했다.  

와달리 넓적바위의 결승전

울릉도 벵에돔컵 최종 결승전은 와달리 넙적바위에서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각 25분씩 총 5라운드로 5명의 선수가 자리를 옮겨가며 경기가 펼쳐졌다. 1라운드에서 제일 먼저 이재현 선수가 벵에돔 한 마리를 걸었으나 사이즈 미달. 자리를 옮긴 2라운드에서도 이재현 선수가 두 번 연속 입질을 받아 긴장시켰으나 모두 상사리였다. 3라운드에서는 이재현씨의 자리를 물려받은 박상익씨가 연달아 물고기를 히트했으나 역시 상사리여서 실망.
4라운드에서는 심재욱, 이재현 선수가 5분 차이로 벵에돔을 한 마리씩 걸었으나 두 마리 모두 계척 사이즈가 되지 못했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는 죽도를 바라보는 콧부리에 올라선 이영희 선수가 종료 10분을 남겨두고 5분 간격으로 두 마리의 벵에돔을 걸어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낚시방송에서 축하 인터뷰를 하는 등 마치 이영희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듯 보였으나 계측 결과 안타깝게도 23cm에서 0.2mm가 모자란 22.8cm로 밝혀졌다.
결국 제13회 울릉도컵 벵에돔 대회의 우승자는 준결승에서 가장 많은 중량을 기록한 울릉도 낚시인 심재욱씨가 차지해 우승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김태규, 박상익, 이재현, 이영희 선수가 그 뒤를 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심재욱 선수는 “대회 참가 경험이 적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었는데, 뜻밖에 우승까지 차지해 정말 기쁘다. 고향이 울릉도라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우승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재욱 선수는 제11회 울릉도컵 대회에서도 4위에 입상한 바 있다.
그리고 결승전과 같은 시각 진행된 자유낚시는 죽도 일원에서 열렸는데 경기공방 소속의 정재훈 선수(마산)가 우승을 차지해 7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대회 마지막 날 오후 1시 울릉군민회관에서 시상식을 끝으로 제13회 울릉도컵 벵에돔 전국 프로암 바다낚시대회는 막을 내렸다.  

울릉도 벵에돔의 입질층

장마철엔 6~8m, 한여름~가을에는 10m 이상

장성기 울릉도 낚시인·송림비치호텔 대표

울릉도는 시즌 초반인 6~7월에는 잡어가 적고 벵에돔의 입질도 시원해 낚시가 쉬운 편이다. 활성도도 좋아 6~7m 수심까지 수시로 떠오르기 때문에 굳이 장타를 치지 않고 발밑을 노리는 낚시에도 씨알 굵은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 이때는 주로 제로찌 이하의 저부력찌 채비를 사용해 벵에돔을 낚는다.
하지만 8월이 넘어서면 고수온의 영향으로 전갱이, 복어, 자리돔 등 잡어의 등쌀에 낚시가 힘들어진다. 이때는 잡어 분리용으로 충분한 양을 발밑에 뿌리고 먼 거리를 공략하는 낚시가 효과를 보인다. 이런 현상은 가을까지 지속되는데, 수시로 냉수대가 들어와 표층과 저층의 수온차가 너무 커 큰 벵에돔들은 10~15m 이상의 깊은 곳에 머물며 잘 떠오르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이때는 잡어를 피해 채비를 빨리 내리는 게 관건인데, B~5B찌를 이용한 반유동채비가 효과적이다. 장타를 날린 뒤 채비가 정렬되고 나면 잠길찌낚시로 변형되도록 하는 게 좋다. 매듭이 어신찌에 닿으면 천천히 잠기도록 도래나 직결매듭 바로 밑에 봉돌을 달아준다. 밑밥이 떨어지는 속력과 비슷하게 내려갈수록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잡어가 덜 붙고 큰 벵에돔이 갯바위로 붙는 일출이나 일몰시각은 골든찬스다.
추석이 지나면 점차 수온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방어나 부시리가 떼를 이루며 연안으로 붙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잡어 성화가 덜해진다. 하지만 벵에돔들의 입질은 여전히 예민하고, 깊은 곳에서 잘 떠오르지 않는 습성 때문에 이때는 집어제보다 크릴 양을 늘려 깊은 곳을 공략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시기에는 벵에돔 평균 씨알도 굵어져 또 한 번 가을 피크 시즌을 맞는데, 그 기간은 길지 않아서 11월 중순이면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