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고의 호황
해남 해원지 떡붕어 사태
글 사진 손성모 마루큐 필드스탭
▲ 해남 해원지 좌안 중류에 앉은 최학주(마루큐 모니터)씨가 수초대 사이로 떡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해원리에 있는 해원지는 9만7천평 규모의 큰 저수지로서 토종붕어터로만 알려져 있지만 떡붕어 자원이 엄청난 곳이었다. 해원지의 떡붕어 조황은 전층낚시인이 아닌 토종붕어 낚시인이 전해주었다. 9월 중순 최학주 마루큐 모니터가 아는 분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해원지에서 글루텐으로 8치부터 월척까지 떡붕어가 마릿수로 낚인다는 전갈이었다. 당시 호남 지역은 떡붕어 조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해서 최학주, 전창기씨 등 네 명의 낚시인과 함께 9월 14일 해원지를 찾았다.
고기가 너무 많아 내려가지 않는 채비
현장을 가보니 필자가 예전에 장어를 낚으러 몇 번 왔던 곳이었다. 낚시인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본 뒤 좌안 중류 수초대를 찾았다. 수심은 2m. 12척 낚싯대를 펴고 바닥층낚시를 시도했다. 내가 사용한 채비는 원줄 1호 목줄 0.6호에 목줄의 길이는 30cm, 40cm였고 바늘은 9호. 떡밥은 마루큐 갓텐 300cc, 파우더베이트헤라 300cc, 바라케마하 300cc, 물200cc를 섞어서 배합했다.
그런데 몇 번 캐스팅하자 찌에 건드림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채비가 바닥층까지 제대로 내려가지 못했다. 찌가 수면에 누워 일어서지 못하고 움찔거린다. 잡어의 성화로 찌가 서지 못하는 것 같아서 채비를 회수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9치 떡붕어가 달려있었다. 상층 수심에 몰려 있는 것은 잡어가 아니라 떡붕어였다. 나는 바닥층낚시를 포기하고 상층낚시를 하기로 했다. 다시 캐스팅을 하니 찌가 자립하는 순간 물속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갔다. 역시 9치의 준수한 떡붕어가 올라왔다.
입질이 시원해서 목줄의 길이를 23, 33cm로 줄이고 낚시를 진행했다. 목내림이 원활하게 이어지면서 강한 입질이 연이어 나타났다. 고기의 개체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이번엔 목내림 도중의 입질이나 들어 올리는 입질처럼 명확하지 않는 입질을 거른 뒤 목내림 후의 입질만 골라 챔질을 하니 두 마리씩 떡붕어가 올라왔다. 이런 상황에선 사실 기법이나 떡밥 블렌딩이란 게 의미가 없다. 넣으면 나오는 것이다.
목내림 후 입질만 챔질하라
너무 잘 낚이니 재미가 떨어졌다. 낚시는 자신이 의도하는 낚시 방향과 조황이 맞아떨어졌을 때 희열이 배가된다. 어쨌든 내 방식대로 계속 낚시를 이어가기로 했다. 목내림 중 들어오는 입질은 챔질하지 않고 떡밥이 풀려 찌가 올라올 때 들어오는 입질만 챔질했다. 함께 간 일행은 호황을 즐기려는 듯 입질만 들어오면 무조건 챔질을 했고 마릿수를 늘려나갔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지나자 상황이 바뀌었다. 나는 목내림이 끝나는 순간 한 마디 강하게 내려가는 입질만 이어지는 대신 동료 낚시인들은 헛챔질이 잦아지고 찌의 움직임이 산만하고 불규칙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목내림 중 챔질을 반복하다 보니 떡밥이 목적 수심층보다 위쪽에서 계속 풀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원줄의 건드림이나 붕어의 몸질 때문에 찌가 큰 폭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헛챔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약 독자 여러분들이 해원지를 찾는다면 입질이 잘 들어온다고 해서 아무 때나 챔질하지 말고 목내림 후에 들어오는 입질에만 챔질하길 바란다.
이날 우리는 1인당 25~35cm 씨알로 100여 수씩 떡붕어를 낚아냈다. 해원지의 포인트는 최상류 수초 지역과 좌완 중류 도로 옆 수초대, 제방 우측 포인트로 나뉜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좋은 조황을 보이나 10월 초 현재 소문이 퍼져서 주말이면 100여 명의 낚시인들이 몰리고 있다. 사람이 많을 때는 상류와 중류 수초대를 찾기를 권한다. 수초라는 은폐물이 있어 소란스러울 때는 이런 포인트의 조황이 다른 곳보다 낫다. 해원지는 10월 초 현재 호황을 계속 이어가고 있으며 낚이는 씨알은 8치부터 40cm 이상까지 다양하고 평균 30마리의 조황을 보이고 있다.
▒가는 길 해남읍에서 완도 방면 13번 국도를 타고 화산면을 거쳐 현산면소재지까지 간다. 면소재지를 지나 2km 후 삼거리에서 우회전, 6.3km 가면 가차리 삼거리에 이른다. 좌회전해 갈산 방면 813번 지방도로를 따라 5km가량 가면 산정초등학교 사거리. 여기서 해원리 방면으로 좌회전해 2km 가면 도로 우측에 저수지가 보인다.
▒현지 문의 광주 낚시세상 062-234-3535
▲ 9월 중순 해남 해원지에서 촬영한 조과.
▲ 호남 최고의 떡붕어 호황을 보이고 있는 해남 해원지.
▲ 해남 해원지의 1급 포인트 중 하나인 제방 우측 연안.
헛입질 조정 방법
채비 무겁게 해서 강제 목내림
해원지처럼 낚시인들의 손을 타지 않고 개체수가 많은 곳은 목내림 후의 입질만 잡아내야 일정하고 규칙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해 헛챔질이 잦다면 다음의 방법을 활용하기 바란다. 떡밥을 무겁게 하는 등 채비를 강제로 목적수심층까지 내린 뒤 들어 올려서 원하는 수심층에 떡밥이 풀리게 하는 것이다.
먼저 떡밥 상태만 조정하는 방법이 있다. 손으로 떡밥을 강하게 눌러주어 풀림을 줄인 뒤 목내림 후 바로 들어올린다. 서너 번 반복하면 헛챔질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채비와 떡밥을 조정한다. 좀 더 부력이 많이 나가는 찌를 택하든지 비중이 무거운 떡밥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떡밥을 달 때는 평소보다 두 배 크게 바늘에 달아 빠르게 목내림을 시키고 바로 떡밥을 털어버린다. 이 방법을 서너 번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