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트렌드
요즘 뜨는 주꾸미 킬러
옵빠이스테 & 싱커 채비
올해 서해안 주꾸미낚시는 예전에 사용하던 애자와 왕눈이 스테 조합대신 싱커와 옵빠이스테 조합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클럽회장 닉네임 유강
필 자는 동해안에 살지만 매년 가을이면 서해로 주꾸미 낚시를 떠난다. 출조 시기는 대개 주꾸미 시즌이 무르익어가는 10월 중순 이후로 잡아왔으나 올해는 유난히 서해안 주꾸미가 시즌 초반부터 호황을 보인다는 정보가 있어서 9월 초에 1인당 7만원의 선비를 선불로 지급하고 예약을 했다.
9월 17일 밤에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의 도경태(닉네임 장산곶매)씨 부부와 황윤욱(닉네임 윤욱)씨와 함께 충남 홍원항으로 출발했다. 18일 새벽 4시에 홍원항에 도착해 출조점에 들러서 현지 조황을 문의해보니 아직 피크 조황은 아니고 손이 빠르면 1인당 4~5kg(50~70마리) 정도 낚을 수 있다고 한다. 다소 실망스러웠다. 출항 시각인 새벽 6시가 다가오자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낚시인들이 쏟아져 나왔는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홍원항에는 인산인해로 장관을 이루었다. 주꾸미낚시의 폭발적인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예약한 인원이 모두 탑승하니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낚싯배가 출항하여 30분 정도 달려 개야도 바깥에 있는 연도 인근 해상에 도착했다. 온 바다가 낚싯배 천지로 한 눈에 보아도 200척이 넘는다. 가히 ‘주꾸미 대첩’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낚싯배들이 바다 위에 떠있었다.
▲필자가 옵빠이스테로 만든 채비로 동시에 주꾸미 두 마리를 올렸다.
▲최신 유행의 주꾸미 채비. 싱커와 옵빠이스테를 함께 달아주고 그 위에 옵빠이스테를 하나 더 달아준다.
▲애자(우)와 옵빠이스테로 만든 채비. 조류가 빠를 때 사용한다.
▲왕눈이에기로 만든 일반 채비. 주꾸미의 활성이 좋을 때 사용한다.
명량해전을 방불케 하는 대선단
포인트에 도착해서 채비를 시작했다. 필자는 흔히 쓰는 왕눈이에기(스테) 대신 7cm 크기의 호래기용 옵빠이스테를 애자(주꾸미뿔)와 함께 체결했다. 애자 대신 싱커를 사용하고 싱커에 옵빠이스테를 덧달아주는 것이 최신 유행이지만, 우선은 전통적인 애자로 낚시를 해보기로 한 것이다.
베이트 장비에 채비를 달아서 내리자 주꾸미가 바로바로 올라탔다. 그런데 아침 피딩에 올라오는 주꾸미의 씨알은 너무 작았다. 처음엔 귀여운 맛으로 낚았는데, 낚다가 보니 계속 잔챙이들이 올라타서 이건 너무 심하다 싶어 선별해서 일부는 방생하기도 했다. 아침에 잔챙이로 손맛을 보다가 피딩타임이 경과하니 바다에 너울이 심해지고 바람도 불기 시작하면서 주꾸미의 입질이 뜸해졌고 선장이 포인트를 이동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주꾸미낚시는 채비를 바닥까지 내린 후 별다른 액션 없이 로드를 움직이지 않고 3초 정도 스테이 시키면 주꾸미가 올라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출조한 날은 피딩타임 이후로는 바닥에서 5초 이상 기다려도 주꾸미가 올라타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옵빠이스테를 왕눈이에기로 교체했지만, 바늘이 큰 왕눈이에기를 쓰니 작은 주꾸미가 랜딩 중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결국 애자를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조류의 속도를 감안하여 12호 싱커(쇠봉돌)로 교체하고 10cm 크기의 옵빠이스테를 싱커에 덧달아 주고 15cm 정도 위에는 7cm 옵빠이스테를 달았다. 그랬더니 히트 확률도 올라가고 주꾸미가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10월 중순 이후에는 15kg 조과도 가능
점심시간엔 주꾸미를 넣은 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조류가 다소 약해졌기 때문에 싱커를 10호로 교체했고 주꾸미의 활성이 좋아지면서 채비를 담그는 족족 주꾸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주꾸미의 활성이 아주 좋아서, 옵빠이스테를 빼고 왕눈이에기로 교체했다. 그랬더니 오전보다 더 큰 씨알의 주꾸미가 올라타는 듯했다. 그런데 의아한 사실은 출조한 날의 날씨가 흐려서인지 다른 색의 에기엔 주꾸미가 잘 타지 않고 유독 초록색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날씨가 맑은 날엔 빨강이나 주황색에도 잘 반응하는데, 이날은 우리 일행뿐 아니라 다른 낚시인들도 초록색 에기로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오후 3시가 되어 홍원항으로 철수해 망에 주꾸미를 담고 무게를 재어보니 8kg(약 100마리)이 조금 넘게 나왔다. 10월 초가 지나면 주꾸미가 더 크게 자라서 이 정도 마릿수면 15kg은 족히 나갈 것으로 보였다.
주꾸미낚시는 원리만 이해하면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 앞서 말했지만 채비가 바닥에 살짝 닿게 한 후 아무런 액션을 주지 않고 3초 정도 기다렸다가 감아 들이면 된다. 채비를 감을 때는 일정한 속도로 감아야 주꾸미가 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