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다 망둥어낚시
2. 장비와 채비
저렴한 릴낚시 세트로 시작
바다낚시 장비와 채비 중 망둥어낚시용만큼 단순한 것도 없다. 망둥어는 미끼만 보면 식욕을 참지 못하는데 바늘이 자기 입보다 커도 계속 꾸역꾸역 삼키므로 채비의 예민성 따위는 따질 필요가 없다.
릴은 3000~4000번, 릴대는 3.6m 내외
초보자라면 릴낚시 장비가 여러모로 편리하다. 민장대로도 망둥어를 낚을 수는 있지만 대개 발판이 높은 방파제나 선착장에서 낚시하므로 민장대로는 그런 곳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수심 얕은 연안에서 낚시할 때는 채비를 멀리 던져 깊은 곳을 노려야 하므로 릴낚시가 유리하다.
망둥어낚시용 릴낚시 장비는 고급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가장 판매량이 높은 제품은 저렴한 중국산 릴낚시 세트다. 릴과 낚싯대를 한 세트로 묶은 것인데 릴에 원줄까지 감겨있어 별도로 원줄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망둥어낚시 관련 용품은 시내 낚시점보다 낚시터 인근 출조길에 있는 대형 낚시점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 큰 매장에 제품이 다양해 싼 제품 중에서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러 제품을 한눈에 보고 고르기에는 인터넷보다 오히려 대형 낚시점이 낫다.
릴은 3000번 이상 중형 릴이 좋다. 3000번은 3호 원줄이 150m 이상 감기는 크기다.(보통 3~4호 원줄이 감겨있다.) 망둥어낚시는 멀리 노려봤자 30~40m이므로 2000번 릴에 감긴 원줄 양으로도 충분하지만, 릴이 작으면 채비를 감아 들이는 속도가 느려 불편하다.
또 릴낚시 장비는 망둥어낚시 외에 도다리 원투낚시, 숭어 던질낚시 등 다른 고기를 낚을 때도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기왕이면 3000번이나 4000번 크기의 중형급 릴을 선택하는 게 활용 폭이 넓다. 다만 5000번은 너무 크고 무거워 불편하다. 릴의 겉에 보면 2500, 3000, 4000 같은 숫자가 쓰여 있으므로 이것을 참조하면 된다.
릴대의 길이는 3.6m 정도가 좋다. 4m가 넘어가면 굵기와 무게가 증가해 여러모로 불편하다. 세트 상품으로 기획돼 나온 릴대는 대부분 3~3.6m이다.
▶ 쏘가리나 배스를 낚던 루어낚시 장비를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루어대는 길이가 짧다보니 채비를 걷을 때 발 앞에서 돌 틈에 채비가 끼일 때가 있다는 게 다소 불편할 뿐이다. 연질인 라이트 액션 릴대보다는 미디엄 이상의 경질 릴대가 무거운 묶음추 채비를 던지기에는 유리하다.
▲낚시점에 진열돼 있는 릴낚시 세트.
▲한 여성 낚시인이 루어대로 망둥어를 낚고 기뻐하고 있다.
▲받침대에 걸쳐 놓은 릴낚시 장비. 다양한 거리를 노릴 수 있어 유리하다.
5만원대 세트 상품이 가장 무난해
가장 싼 구성은 1만6천원~2만5천원대다. 5년 전만 해도 이 가격대의 제품은 한두 번 쓰고 버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품질이 조악했지만 최근 제품들은 품질이 많이 양호해졌다. 단 고질적인 문제가 릴대의 가이드가 잘 빠지는 것이다. 저급 본드로 고정해 놓다보니 두세 번 낚시를 다녀오면 어김없이 가이드가 빠져 움직인다. 그때는 본드 자국을 말끔히 제거한 후 순간접착제로 다시 붙여주면 한동안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본격적으로 망둥어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약간 더 투자해 5만원대 세트 제품을 구입하는 게 좋다. 최저가 세트 상품보다 두 배가량 비싼 만큼 제품의 품질도 매우 양호한데 한 번 구입하면 2~3년 동안은 큰 탈 없이 쓸 수 있다. 특히 릴대의 가이드 빠짐 같은 고질적인 문제가 덜해 낚시 도중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 만약 망둥어낚시 외에도 다양한 원투낚시 어종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아예 처음부터 중가의 릴과 릴대를 구입하는 게 좋다. 가장 무난한 선택은 릴과 릴대 모두 각각 5만원대를 구입하는 것이다. 이 가격대는 ‘좋은 제품 중에서는 싼 가격대’에 해당하는데 10만원대 고가 제품보다 다소 무겁지만 사소한 고장이나 불량 확률은 현저히 낮은 편이다.
2m짜리 낚싯대는 어떤 때 쓰나?
낚시점에 가보면 2m 길이의 낚싯대에 낚싯줄과 바늘이 모두 세팅된 제품을 볼 수 있다. 망둥어낚시의 가장 초보적인 제품인데 깊어야 2m 정도의 수심 밖에 노릴 수 없어 실제로는 활용도가 매우 적다. 망둥어보다는 돌틈에 서식하는 새끼 우럭이나 노래미를 노리는 구멍치기에 알맞은 제품이다. 단 여름~초가을에 허리 깊이까지 들어가 망둥어를 노릴 때는 쓸 만하다.
바늘 3개보다 2개짜리 묶음추가 좋다
망둥어낚시에는 묶음추로 불리는 채비를 쓴다. 제품 1봉지에 봉돌, 목줄, 바늘이 모두 세팅돼 있다. 묶음추 채비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기본 형태는 유사한데 기왕이면 바늘이 세 개 달린 제품보다 두 개 달린 제품이 좋다. 바늘이 세 개 달린 제품은 바늘끼리 잘 걸리고 미끼를 꿸 때도 손을 세 번 대야 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