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리뷰

제10회 아쿠아텍배 전국경기낚시대회

결승 연장전의 명승부

김휘수 선수가 웃었다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 제10회 아쿠아텍배 전국경기낚시대회 입상자들과 주최 측 임원들이 함께 기념촬영했다.

좌로부터 경원산업 이정갑 회장, 2위 김민수, 1위 김휘수, 3위 임수연, 경원산업 남경민 CEO, 최홍준 충주지사장.

▲ 경기 고양 문봉낚시터에서 열린 대회 모습. 160명의 선수들이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  

경원산업이 주최한 제10회 아쿠아텍배 전국경기낚시대회가 지난 9월 21일 경기 고양 문봉낚시터에서 열렸다. 160명의 낚시인들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기량을 겨룬 이 대회에선 결승전에서 김휘수 선수가 임철 선수와 연장전까지 펼치는 접전을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경원산업이 주최한 아쿠아텍배 전국경기낚시대회는 가장 오래되고 또 규모가 큰 경기낚시대회다. 2003년 경기낚시 붐 조성을 위해 개최된 아쿠아텍배 전국경기낚시대회는 지난 2010년 8회 대회를 치른 이후 3년간 열리지 않다가 작년에 부활해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바닥낚시로 진행되며 1천만원이 넘는 상금 규모가 늘 화제가 됐다.
올해는 예선과 본선을 나눠 진행하던 대회 진행 방식을 바꿔, 예선을 없애고 바닥낚시와 내림낚시로 장르를 나눠 봄과 가을에 본선 대회만 개최하려 했으나, 지난 4월의 세월호 사고 후 봄 대회는 취소되고 가을에 바닥낚시대회를 한 번 치르는 것으로 규모가 축소되었다. 우승상금 500만원을 포함해 총상금 915만원이 걸린 대회에 전국에서 160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6시간40분간 이어진 열전

160명의 선수들이 조별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결승전 진출자의 경우 6시간40분의 경기를 뛰어야 하는 체력전이 요구됐다. 160명의 선수는 10명씩 나눠 50분씩 3라운드로 진행되는 예선전을 치르고, 각조 2위가 오르는 32강에선 4인 8조로 나뉘어 50분씩 2라운드를 뛴다. 각조 1위만이 오르는 결승전은 50분씩 3라운드로 우승자를 가리게 되는데 동일 마릿수로 1위가 두 명일 경우 한 마리를 먼저 낚는 선수가 승리하는 서든데스제가 적용된다. 2.5~3칸대로 바닥낚시만 구사할 수 있으며 붕어 마릿수로 승자를 가린다.  
참가 선수 중엔 유명 낚시인들이 많이 보였다. 이 대회 최다 입상자인 고양 제일낚시 박병귀 대표(7회 우승, 2회 준우승, 9회 5위)를 비롯해 윤재현(3회 우승)씨, 천무편대클럽의 천무현(5회 3위) 회장이 참가했고 작년 우승자인 고양 삼송낚시 정길섭 대표도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160명 선수의 채비가 일제히 수면에 떨어졌다. 주최 측인 경원산업은 대회 조황을 위해 문봉낚시터에 낚시터 세정제인 황토그린 1톤을 부었다. 경원산업 이정갑 회장은 황토그린이 수질을 정화하고 고기의 활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예선전의 조황은 폭발적이었다. 1라운드에서만 273마리의 붕어가 낚였다. 고기가 거푸 올라오다보니 각 조에 배치된 16명의 심판관들이 바빴다. 바늘이 붕어 주둥이에 정확히 박혔는지를 확인하고 15cm 이상의 붕어일 경우 마릿수를 체크했다. 라운드가 종료됐을 때는 선수들에게 일일이 확인 사인을 받았다.

예선전에만 685마리 낚이는 대호황

오전 10시경 예선전이 끝나고 32강 진출자들이 가려졌다. 3라운드 150분 동안 160명의 선수는 685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1인당 4.3마리를 낚은 셈이다. 그 와중에 작년 우승자 정길섭 선수가 예선 탈락을 했다. 정길섭씨는 “경기낚시 토너먼트는 원래 예선전을 통과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박병귀, 윤재현, 천무현 선수는 32강에 올랐고 심상현·윤세빈씨 부부(백년붕어 회원)는 부부가 나란히 32강에 올라 눈길을 모았다. 추첨을 통한 조 편성이 이뤄졌고 곧이어 32강 예선이 진행됐다.
32강은 예선전 못지않은 마릿수 조황을 보였지만 헛챔질이 많고 몸통걸림으로 올라온 고기들이 많았다. 관심을 모았던 박병귀, 윤재현 선수는 각각 7조 4위, 5조 4위를 차지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천무현 선수만이 조 1위를 차지해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박병귀씨는 “예선전에서 조 1위를 차지한 뒤 예선전에서 사용한 채비만 고집했던 게 패인이었다. 고기는 많은 것 같았는데 가짜 입질이 많았다”고 말했다.
점심식사 후엔 결승전이 열렸다. 결승전에 오른 8명의 선수는 천무현, 김휘수, 임수연, 임철, 김한규, 김민수, 김석주, 정영수씨였다. 8명의 선수는 50분씩 3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되고 매 라운드마다 두 번씩 자리를 옮겼다.
1라운드는 임수연, 김한규, 김민수, 김석주, 정영수 5명의 선수가 선두 경쟁을 벌였다. 1라운드 결과 임수연 선수가 5마리를 낚아 1위를 차지하고 나머지 4명의 선수가 4마리를 낚아 공동 2위에 올랐다. 경기장 밖에서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던 갤러리들은 결승전에 진출한 동료 선수가 한 마리를 낚을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해주었다.
자리를 옮겨 진행된 2라운드에선 1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마릿수를 추가하면서 전체 순위는 혼전 양상이었다. 1라운드에서 3마리를 낚아 3위에 머물렀던 김휘수 선수는 2라운드에선 임수연 선수와 함께 가장 많은 마릿수인 5마리를 낚았다. 2라운드 종료 결과 10마리를 낚은 임수연 선수가 1위, 8마리를 낚은 김휘수 선수와 김민수 선수가 공동 2위에 올랐다. 박병귀편대클럽 소속의 김휘수 선수를 응원하던 박병귀씨는 “고기는 결승전 자리에 많이 몰려 있어 다들 입질은 자주 받긴 하지만 붕어들이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헛챔질이 늘어나고 있다. 한 마리라도 제대로 낚기 위한 전략을 짠 선수들이 마릿수를 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동 1위 기록한 김휘수, 김민수 연장 승부    

3라운드는 1위 임연수, 2위 김휘수, 김민수 선수가 거푸 마릿수를 올리면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경기 후반에 접어들자 세 사람의 마릿수 차는 1마리에 불과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었고 종료 1분 전까지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종료 휘슬이 울렸고 마릿수를 집계하던 심판관들이 본부석으로 향했다. 집계 결과 김휘수, 김민수 선수의 마릿수가 14마리로 같아 규정대로 연장전이 이어졌다. 연장전에선 붕어 한 마리를 먼저 낚는 선수가 우승컵과 함께 500만원 상금의 주인공이 된다.
경기 휘슬과 함께 연장전 돌입. 그리고 함성과 함께 아쉬운 탄성이 울려 퍼졌다. 김민수 선수가 먼저 입질을 받았고 챔질을 했으나 빈 바늘이었다. 뒤이어 김휘수씨의 찌가 올라오고 있었다. 챔질. 대가 휘어졌고 심판을 보고 있던 경원산업 이창준 충남·아산영업소장이 입걸림 상태를 확인하고는 정흡임을 알렸다. 함성이 터졌다.
김휘수 선수가 우승, 김민수 선수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임수연(13마리), 김한규(9마리), 김석주(9마리), 천무현(9마리), 정영수(5마리), 임철(3마리) 선수가 각각 3~6위를 차지했다. 9마리로 동일 마릿수를 낚은 김한규, 김석수, 천무현 선수는 추첨을 통해 순위를 가렸다.
10시간40분의 경기가 모두 끝난 오후 5시경 시상식이 진행됐다. 경원산업 이정갑 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경기를 치른 선수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경원산업은 중국,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력한 직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서 진행된 시상식에선 이정갑 회장과 경원산업의 남경민 CEO가 시상자로 나서 입상자들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우승자 김휘수 선수에겐 500만원, 준우승 김민수 선수에겐 200만원, 3위 김한규 선수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우승자 인터뷰

“결승 2라운드에서 채비 호수 올린 게 주효”

김휘수 박병귀편대클럽 회원 

-우승을 차지했는데 기분이 어떤가?
얼떨떨하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경기낚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마리 한 마리 정확하게 입질을 잡아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낚시에 임했던 게 오늘의 결과를 안겨준 것 같다. 경기 내내 응원해주고 도움을 준 박병귀편대클럽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사용한 떡밥과 채비는?
떡밥은 경원산업의 아쿠아Ⅱ 1컵, 아쿠아 김밥 2컵, 아쿠아 블랙 1컵을 섞은 뒤 물 3컵을 부어 배합한 아쿠아삼합을 사용했고 연장전에선 글루텐과 아쿠아삼합을 함께 사용했다. 채비는 박병귀 사장님이 만든 편대채비를 썼다. 봉돌과 크기에 따라 1단계부터 6단계로 나뉘는데 단계가 낮을수록 편대의 봉돌이 가볍고 부력이 낮은 찌를 사용한다. 32강까지 3단계를 사용했고 결승전에선 3, 4단계를 썼다.

-가장 어려웠던 경기는?
결승전이었다. 1라운드에서 나는 3마리를 낚아 하위권에 있었다. 예선전과 32강에서 사용했던 채비를 바꿔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했었다. 입질은 자주 들어왔지만 헛챔질이 잦았기 때문에 채비를 바꿨다. 잔 입질은 거르고 확실한 입질만 잡자는 전략이었는데 이때가지 사용하던 박병귀 편대채비의 3단계보다 한 호수 큰 4단계를 썼다. 4단계 채비는 봉돌 중량이 3.6g으로 찌도 채비에 맞춰 3.6g 부력을 썼다. 그 뒤 찌올림이 분명하고 입걸림 확률이 높아져서 떨어졌던 마릿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연장전 승부까지 갔었는데 당시 심정은?
옆에 앉은 김민수 선수가 먼저 입질을 받고 대를 들어 올렸을 때는 아 이제 졌구나 생각했는데 헛챔질이 나왔다. 그 뒤 내 찌가 올라왔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 우승컵을 들어 보이고 있는 김휘수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