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떡붕어터

보성 석호지

3m 수심에서 올라오는 월척

글 사진 손성모 마루큐 필드스탭

▲ 필자가 보성 석호지에서 낚은 8치 떡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보성 석호지에서 사용한 떡밥들. 갈겨니를 극복하기 위해 떡밥 본체에 집어떡밥을 코팅했다.

▲ 떡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는 보성 석호지.

전남 보성군 미력면 화방리에 있는 석호지는 3천평 규모의 아담한 소류지다. 현지에서는 옛 마을 이름을 따서 도름지라고도 부른다. 작은 규모의 저수지이지만 평균 수심이 3m일 정도로 깊으며 맑은 날 제방에서 상층 1m 수심을 노리는 미터낚시가 잘 되는 곳이다. 떡붕어 씨알이 굵어 낚이면 8~9치, 종종 월척 이상이 잘 낚이는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갈겨니, 참붕어 등 잡어 성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올봄에 낚시를 한 적이 있는데 갈겨니의 성화가 심해 포기한 경험이 있다. 9월 현재 호남 전역의 떡붕어 조황은 거의 몰황 수준이어서 갈겨니 성화만 극복하면 떡붕어를 만날 수 있는 석호지를 이달의 호남 떡붕어터로 택했다.

갈겨니 성화를 극복하라

9월 2일 마루큐 모니터인 전창기씨와 함께 석호지를 찾았다. 석호지는 이틀 전부터 계속 내리고 있는 많은 비로 인해 만수위를 이루고 있었으며 수온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제방에 파라솔을 펴고 자리를 잡았다.
갈겨니 성화를 감안해 길이가 짧고 자립이 빠른 찌를 사용했다. 떡밥은 갈겨니가 건드리면 갈겨니 몫을 내어준다는 개념으로 운용했다. 떡밥은 점성이 강하게 배합한 뒤 풀림이 좋은 집어떡밥을 블렌딩했다. 떡밥이 내려가는 도중 떡밥 본체에 코팅한 풀림 좋은 집어떡밥은 갈겨니에게 내주고 목적 수심층까지 잡어가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마루큐사의 갓텐 2컵, 프로그램 2컵, 스고후 2컵, 바라케마하 2컵, 물 2컵을 배합한 뒤 블렌딩용 떡밥으로 파우더베이트헤라 2컵을 더 부었다. 18척 낚싯대에 원줄 1호, 목줄 0.5호를 세팅하고 목줄의 길이는 40cm, 50cm로 운용했다.

잡어 입질 잠잠해지더니 8, 9치 떡붕어가

상층 1m 수심을 공략하기로 했다. 예상대로 갈겨니 등 잡어의 건드림이 많이 들어왔다. 30여분 집어를 하니 갈겨니의 건드림이 나오지 않고 간혹 갈겨니보다 더 작은 참붕어가 찌를 살짝 들어 올리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저수지에 그 많던 갈겨니가 어디로 갔을까 할 정도로 조용해지더니 찌가 스스르 잠기면서 목내림이 되기 시작했다. 떡밥이 한 눈금 정도 풀리는 과정에서 두 눈금이 끊기는 강한 입질이 들어왔다. 8치 정도의 떡붕어가 올라왔는데 체고가 매우 높은 편이고 힘도 좋았다. 옆에 앉은 전창기씨도 8치 떡붕어를 걸어냈다. 캐스팅을 이어가자 목내림이 끝나는 순간 또다시 강한 입질이 들어왔고 9치급이 올라왔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 빗줄기가 굵어져 낚시를 중간에 포기해야 했지만 석호지의 떡붕어 자원을 확인한 조행이었다. 석호지는 갈겨니 극복 테크닉만 활용할 줄 안다면 가을 내내 월척 떡붕어 손맛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