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신전늪 조행기

기다려라! 내 낚싯대 박살내고 도망간 5짜야

| 김동수 창녕 리더낚시 회원 |

활짝 핀 목련이 향기를 더하고 파란 하늘이 무척 아름다운 4월 봄날, 창녕군 남지읍의 신전지를 찾았다. 3월 중순부터 월척이 낚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하느라 바빠서 애만 태워야 했다. 신전지는 ‘신전늪’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4만 평의 늪지형 저수지로 수심은 전반적으로 얕은 편이나 이른 봄부터 대형 붕어가 쏟아져 대물꾼들의 관심이 쏠리는 곳이다. 붕어, 잉어, 가물치, 메기, 배스, 블루길이 서식하며 생미끼보다 떡밥 위주로 낚시를 한다.

▲ “아쉽네요. 힘이 좋아 4짜인 줄 알았는데.” 4월 6일 아침 39cm 붕어를 낚은 김동수씨.

3월 17일 김경국씨가 38, 37, 35cm 붕어를 낚았고 그 뒤 회원들이 계속 신전늪을 찾았으나 올해는 여러 번에 걸쳐 배수를 하여 이렇다 할 조황을 보여주지 못했다.
나는 배수가 멈춘 4월 1일 첫 출조를 했다. 아침 6시쯤 신전지 좌측 상류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펴고 있는데 붕어도 봄이 반가운지 라이징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렁이를 꿰고 입질을 기다렸다. 첫수는 아쉽게도 블루길. 그 뒤로도 블루길을 몇 마리 낚았다. 7시 반쯤 2.7칸 대에서 블루길의 찌 움직임과 달리 시원스럽게 올라오는 입질을 본 순간 ‘이건 붕어다’고 확신했고 제압을 해보니 34cm. 2010년 첫 월척의 기쁨.

▲ 봄철 신전늪의 4짜 배출 유망지 가운데 한 곳인 하류 배수장 앞.  ▲ 4월 6일 아침 신전늪 우측 상류에 낚싯대를 펼

치고 있는 필자. 4월 1일 초대형 붕어를 걸었으나 낚싯대를 두 동강 내고 아쉬움에 또 신전늪을 찾았다.

뜰채로 뜨려는 순간 낚싯대가 “빠악”

그리고 5분 지나 2.7칸 대에서 31cm가 낚였다. 연이어 2.1칸대에 입질이 왔는데, 이번에는 엄청난 저항에 깜짝 놀랐다. 얼마나 힘이 좋던지 4짜붕어와도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에 사력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 그만 녀석이 수초를 감아버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다행히 빠져나왔는데, 4짜가 훨씬 넘어 5짜에 육박하는 엄청난 붕어다! 떨리는 마음으로 뜰채를 대려는 순간 “빡”하는 소리와 함께 낚싯대가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생애 최대어를 놓쳤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밀려와 온몸에 힘이 빠졌다.
그 뒤 30cm 한 마리를 끝으로 입질은 사라졌지만 난 아쉬움에 발길을 돌릴 수 없었고, 밤을 꼬박 새웠지만 결국 더 이상의 소득은 없었다. 
아깝게 놓친 5짜(?)붕어를 잊지 못해 낚시채비를 재정비하고 4월 6일 새벽 다시 신전늪을 찾았다. 이날 포인트는 도로 건너편 상류의 수초대. 30분도 안되어 지렁이 미끼에 36cm 월척이 낚였다. 7시가 지나 2.1칸 대의 찌가 쭈욱 올라왔다. 채지 않고 기다렸더니 옆으로 자빠진다. 챔질 순간 묵직한 손맛에 4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불과 1cm 모자라는 39cm 붕어였다.
그 후로 입질이 끊겼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 갈대에 붙여놓은 2.4칸대로 37.5cm 붕어를 추가했다. 더 이상 입질이 없어 밤 11시쯤 철수했다. 오랜만의 손맛에 흐뭇함이 밀려왔다.
나에게 신전지는 보물과도 같은 곳이다. 내일도 나의 신전늪 출조는 계속된다. 5짜 붕어를 낚을 때까지. 

▲ 신전늪 개막을 알린 3월 17일 김경국씨의 조과.

신전늪

창녕군 남지읍 신전리에 있는 4만평 늪지다. 매년 3월 초순에서 4월 말까지 월척을 쏟아내는데 “일 년 낚을 월척을 한 달에 다 낚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비가 온 뒤 물이 차오를 때 대물붕어의 입질 빈도가 많다. 대형급은 밤에 주로 낚이지만 월척붕어는 아침나절에도 잘 낚인다. 미끼는 글루텐과 지렁이가 효과적인데 지렁이가 더 낫다.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지IC에서 나와 남지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1km 가다 ‘대곡’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한다. 고곡 방면으로 약 2.5km 가면 SK주유소를 지나고 잠시 후 왼쪽으로 배수장 건물과 함께 늪이 보인다.
■ 전국낚시지도 271p F2  아이코드 780-905-4334 
■취재협조  창녕 리더낚시 055-533-1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