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암의 대물 소류지 7
모정지·동방지·봉소지·금지지·월악지·방축지·태간지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지난달에 35~38cm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 영암 봉호지를 찾아 화보 촬영하면서 영암 지역에 낚시인들이 드나들지 않은 알짜배기 저수지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영암 하면 떠오르는 낚시터는 학파1지, 학파2지가 있고 대형 호수인 영암호가 있지만 그 외의 저수지는 최근엔 알려진 정보나 조황도 없다.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이 많이 유입되어 있는 영암군에는 분명 봉호지처럼 월척 자원을 많이 품고 있는 저수지가 또 있으리라 예상하고 6월 20~22일, 7월 4~6일, 두 차례에 걸쳐 시종면과 도포면 일대를 훑어보았다.
첫 답사 때는 모정지, 동방지, 봉소지, 금지지, 월악지를 돌아보았고 두 번째 답사에는 방축지, 태간지를 돌아보았다. 모정지, 월악지, 방축지, 태간지에서 밤낚시를 시도해 그중 월악지에서 떡밥과 옥수수 미끼로 마릿수 월척을 낚았다. 월악지는 외래어종이 서식하고 있지만 5치부터 월척까지 다양한 씨알이 낚였다.
직접 낚시를 해보지 않은 저수지들도 수초가 훌륭하게 분포해있고 월척 자원을 품고 있음을 확인했다. 답사한 도포면과 시종면, 신북면 일대는 산간 지형이 드물고 계곡형이라 해도 하류와 상류의 수심 차가 크지 않았다. 이 지역은 원래 가뭄이 심했던 곳으로서 작은 개울만 있어도 저수지를 축조했기 때문에 저수지들이 대개 농로와 인접해 있다. 길이 좁아 주차 여건이 좋지 못하고 주민들과 마찰이 자주 생기므로 조금 걷더라도 넉넉한 주차공간을 찾아 차를 세워놓고 진입하기 바란다.
▲ 농로와 농지 사이에 자리 잡은 영암 모정지.
▲ 필자가 영암 월악지에서 거둔 조과. 월척 두 마리 외 20여 수의 붕어를 낚았다.
지난해 무더기 4짜 낚인 곳
영암 모정지
군서면 모정리. 3만9천평. 호남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월출산의 도갑사 계곡의 물이 유입되어 수량이 풍부한 저수지다. 지난해 봄부터 인근의 학파2지를 찾으면서 유심히 봐두었던 곳으로 블루길의 개체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모든 미끼에 반응을 보일 정도로 극성스럽다. 그래서 무거운 채비가 유리하고 떡밥의 경우 단단하게 뭉쳐야 한다.
저수지 크기와 수초 분포도, 외래어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학파2지 못지않게 대물 붕어를 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봄 광주의 119피싱 회원이 4짜 붕어만 7마리나 낚아냈던 저력이 있는 곳이다. 낚시인들이 주로 찾던 모정마을 앞 포인트는 수면이 안 보일 정도로 연잎이 뒤덮고 있으나 그 외의 지역에는 빼곡하지 않은 마름이 있다. 필자는 마을 앞 도로변에서 밤낚시를 시도했는데 밤에는 낚시가 안 됐고 아침 7시경 옥수수 미끼에 38cm 붕어를 끌어내다가 뗏장수초에서 떨어트리고 말았다.
여름 포인트는 한옥마을 입구 쪽 도로변이다. 뗏장수초와 듬성한 연이 자라고 있고, 수심이 만수위 기준 1.2m 정도로 고른 편이다. 마을 건너편은 마름밭으로서 바닥이 자갈이 섞인 사토질이라 깨끗한 편이다. 제방 지역에도 포인트가 형성되는데 올해는 마름이 많지 않아 수초구멍도 많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영암IC를 나오면 서호교차로다.
순천 방향으로 2번 국도를 이용해 10km 가면 학산교차로에 이르고
다시 영암 방면 819번 국도로 진입 후 6.5km 진행해 신흥교차로에서 내려서
좌측 지방도를 따라 1.6km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모정지가 한눈에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모정리 70
월척 자원 많은 옥내림터
동방지
시종면 봉소리. 2만8천평. 영산강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 곳으로 포인트가 많고 진입도 수월한 편이다. 수심은 깊은 곳이 2~3m다. 이곳을 가끔 들러 짬낚시를 즐긴다는 영암낚시인 유성종씨는 진입이 쉬운 도로변 제방 좌측에서 낚싯대 두 대만 펴서 옥내림낚시를 즐겨 한다고 했는데 늘 빈작이 없을 정도로 마릿수 재미를 봐왔다고 얘기해주었다. 주로 낚이는 사이즈는 8~9치이지만 비가 내린 이후 물색이 탁해질 때에는 낮낚시에도 옥수수와 지렁이 미끼에 월척 붕어가 낚인다고 했다. 인근에 대물터인 봉호지가 있어서 이곳은 발길이 뜸한 편인데 예전에 36cm 월척이 낚인 것을 직접 본 바 있다.
주 포인트는 제방과 우측 연안을 꼽을 수 있다. 상류는 보트를 타지 않고서는 진입이 어렵다. 좌측 하류 연안에 집이 한 채 있는데 그 집을 중심으로 하류와 중류 일대에 포인트가 있으며 801번 국도변에 있어 진입이 수월하다. 마름이 빼곡하지 않아 수초제거기로 몇 차례 걷어내면 포인트가 형성되는데 수심이 1.5m를 보인다. 우측 연안에서 골자리 홈통까지의 포인트는 비교적 수심이 얕다. 그러나 물색은 다른 포인트보다 탁한 지역이라 공략해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제방 지역은 수초작업 없이 좌대를 놓고 앉으면 되는데 유독 옥내림낚시가 잘된다.
■가는 길 시종면소재지에서 801번 국도를 타고 시종면을 벗어나면
월송리삼거리가 나오고 우회전하여 2km 가면 좌측에 동방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봉소리 462-1
▲ 옥내림에 빈작 없는 조황을 보여주는 동방지.
미답의 대물터
봉소지
시종면 봉소리. 1만2천평. 규모는 작지만 영암권의 대물터로 인식되어왔던 곳으로서 영산강에서 물을 퍼 올리다보니 블루길과 배스가 유입되어 낚시인의 발길이 멀어진 곳이 되어버렸다. 포인트는 좌안 중상류의 부들이 자라기 시작하는 지점으로서 마름이 있는 곳이다. 수심이 1m 정도로 바닥이 고른 편이다. 우측 중류 하우스 밑 포인트는 부들이 잘 형성되어 있는 곳이지만 진입이 다소 힘들다. 포인트를 개척해야 할 정도로 부들이 빼곡하게 자라있다. 제방은 연안에 자라고 있는 뗏장수초와 마름의 경계지대가 특급 포인트가 된다. 수심은 1.5~2m.
저수지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현지인을 만났는데 3년 전 늦가을에 수문 공사를 위해 저수지 물을 전부 뺐다고 한다. 그러나 마름이 너무 많아 그물질을 할 수 없었고 그 뒤 많은 비가 내려 수위가 올라가면서 수문공사만 서둘러 끝냈다고 말했다.
■가는 길 동방지 교통편의 월송리삼거리에서 신학리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801번 국도를 타고 1.6km 가면 오른쪽에 조동마을 표지판이 있다.
우회전하여 1km 가면 오른쪽에 봉소지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봉소리 산 142-1
▲ 영암 지역의 숨은 대물터로 꼽히는 봉소지.
봄 산란기에 폭발적인 월척 조황
금지지
시종면 금지리. 11만 5천평. 금지지의 피크는 봄 산란기로서 새물이 유입되는 최상류 쪽에서 4짜 붕어와 더불어 폭발적인 월척 조황을 만날 수 있다. 제방을 둘러보다가 내림낚시를 하는 낚시인을 만났는데 그의 살림망에는 5치에서 8치까지 붕어가 10여 마리 들어 있었다.
포인트는 다소 진입이 힘든 상류 일대가 가장 좋다. 제방에서 봤을 때 좌측 상류가 좋다. 뗏장수초와 마름이 섞여 있는 포인트로서 수심은 1.2m다. 상류에서 밀려든 자갈 섞인 토사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 상류의 백옥동 마을 앞쪽에도 포인트가 있는데 밤에는 새우, 낮에는 옥수수 미끼가 잘 먹힌다.
■가는 길 시종면소재지 터미널 앞에서 반남면 소재지 방향 821번 국도를 타고
3.1km 가면 우측에 금지지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금지리 379-3
▲ 봄마다 4짜가 낚이는 금지지. 사진은 뗏장수초와 마름 등 수초가 잘 형성되어 있는 좌안 상류 모습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입질
월악지
시종면 월악리. 1만8천평. 지난 6월 21일 답사 중 필자가 홍행양, 남재문 회원과 밤낚시를 시도한 곳이다. 저수지 절반 정도는 연잎이 덮고 있고, 밀생하지 않은 마름수초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다. 동행한 홍행양 회원이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어도 5치 붕어부터 월척붕어까지 꽤 많이 들어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홍행양 회원이 지난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는 우측 중상류 마름이 없는 곳에 포인트를 정했는데 저녁식사 후 떡밥을 달아놨던 2.8칸대 찌가 예사롭지 않게 올라와 챔질했더니 33cm 월척이었다. 월악지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간간이 입질을 해줬다. 아침까지 낚시한 결과 뗏장수초대를 낀 말풀밭을 공략한 남재문 회원이 월척을 다섯 마리 낚았고, 필자 역시 두 마리의 월척과 잔 씨알부터 준척급까지 20여 마리를 낚았다.
필자 일행이 앉은 포인트 외에 수초가 잘 형성된 제방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 연이 찌들어 수초낚시나 가능하지만 그 외 연안은 마름밭으로서 스윙낚시를 할 수 있는데 제방 좌측 연안이 진입이 수월해 특급 포인트로 보였다. 그 외 상류의 좌우 포인트는 농로를 이용해 진입 가능한데 마름이 빼곡하지 않아 수초를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수심은 1.5m 정도를 보인다.
■가는 길 시종면소재지의 터미널 앞에서 821번 국도를 타고 4.3km 가면
반남면 덕흥리삼거리가 나온다. 죄회전하여 1.9km 가면 우측에 송월마을이 나오고
마을 안쪽 길을 이용해 진입하면 월악지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 월악리 432
▲ 취재팀에게 마릿수 월척을 안겨준 월악지. 저수지 절반이 연으로 뒤덮여 있다.
유료터로 운영되다 풀린 곳
태간지
시종면 내동리. 3만5천평. 이곳은 오래전에 유로터로 운영됐다가 업주가 낚시터 운영에 실패하면서 다시 자연지로 남게 된 저수지이다. 그래서 시종면 일대를 자주 찾는 낚시인들은 아직도 태간지가 유료터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곤 한다. 좌안 중상류에 저수지를 가로질러 도로가 놓이면서 윗 저수지와 아랫 저수지로 나뉘어 있지만 도로 밑으로 물길이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저수지이다. 해질 무렵에는 아직 개통되지 않은 도로변에서 배스를 낚으려는 낚시인들로 붐볐다. 밤낚시를 시도해봤지만 밤새 내린 많은 비와 바람으로 낚시를 포기하고 차에서 잠을 잔 뒤 잠깐 해봤던 아침낚시에 월척붕어를 만났다. 배스와 블루길은 기본이고 초대형 가물치와 떡붕어, 그리고 유료터를 운영할 때에 방류했던 잉어들이 이제는 대형급으로 자라 있다. 제방과 좌안 하류의 ‘시종 119 지역대’를 중심으로 좌우 구간이 포인트다.
■가는 길 시종면소재지 남쪽에 있다 시종면소재지를 벗어나
월송리 방면으로 500m 가면 도로 좌측에 보이는 큰 저수지가 태간지다.
■내비게이션 주소 내동리 119-4
▲ 태간지에서 필자가 아침에 낚은 월척 붕어.
▲ 태간지의 주 포인트인 좌안 하류의 시종 119지구대 일대.
무넘기 주변이 최고 포인트
방축지
시종면 신연리. 2만1천평. 7월 4일 두 번째 답사 때 밤낚시를 이곳에서 했다. 10년 만에 찾았는데 연 군락이 더 넓어진 듯 보였다.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으로서 지난해 겨울 수문공사를 했는데 바닥이 드러날 때 붕어 자원이 그물질로 어느 정도 빠져 나갔을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으나 다시 물이 채워진 뒤 올 봄에 광주 낚시인들이 월척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낸 바 있어 의심 없이 출조지로 정했다.
제방에 자리를 잡았고 밤 9시경 새우 미끼에 월척 붕어를 낚았는데 체색이 완전 황금색이었다. 제방 아래에 801번 국도가 지나가기 때문에 낚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차를 세우고 구경하였다. 그들 말로는 배스가 유입되기 전엔 참붕어 미끼가 특효였다고 한다. 아침 시간 채집망을 확인해보니 납자루가 채집되어 있었다. 제방과 좌우측 연안이 주 포인트로서 중상류 쪽은 연이 무성하여 진입이 힘들다. 제방 좌측에 있는 무넘기에서 50m 지나 100m 사이의 구간이 최고의 명당이다. 수심이 1.8~2m로 다소 깊다.
■가는 길 시종면소재지 터미널 앞에서 공산면 방면 801번 국도를 타고
4.7km 가면 우측에 방축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신연리 900
▲ 올봄에 마릿수 월척이 낚인 방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