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韓·日 해상낚시공원 시설 비교

일본 : 수면에서 2~4m 높이, 넓은 이동로와 완벽한 편의시설

한국 : 뜰채 안 닿는 10m 높이의 난간, 낚시 위한 시설 맞나? 

조홍식 理學博士,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100문1000답 저자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

지난 5월 16일 경북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에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이 개장했다. 바다로 길게 돌출된 잔교형 낚시터다. 최근 서해와 남해에 잇달아 만들어지는 바다낚시공원들은 다 이런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런데 이 대규모 인공 구조물들은 낚시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라고 보기에는 비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많다. 우리나라보다 바다낚시공원이 일찍 성행하고 있는 일본의 바다낚시공원과 비교해보면 그 문제점들을 선명하게 알 수 있다.

낚시를 위한 설계의 차이

후쿠오카시 서구에 있는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은 연안에서 한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있다. 약 400m 길이의 긴 잔교 끝에서 다시 좌우로 100m씩 잔교가 뻗어있는 T자형 구조물이다. 외형상으로는 울진에 있는 낚시공원과 거의 유사하며 다만 규모가 훨씬 크고 낚시 전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은 잔교의 중간인 매점 주변부터 낚시터 전체가 수심 7~10m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면에서 잔교까지의 높이는 2~4m로 낚시하기에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고 있다. 잔교의 폭은 6m로 넓으며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앙의 이동 공간과 좌우 낚시 공간이 구분되어 있다. 실제로 낚시를 하는 곳에는 낚싯대를 걸쳐둘 수 있도록 낮은 난간만 설치돼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해상낚시공원은 잔교와 수면의 거리가 너무 높다. 후쿠오카의 낚시공원은 2~4m 수준이지만 울진군의 낚시공원은 10m나 된다. 뜰채를 내릴 수도 없으니 낚은 물고기를 어떻게 들어 올리란 말인가? 오히려 무리하게 고기를 떠내려다 추락 사고의 위험이 걱정될 정도다.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에 있는 해상 산책로.

울진바다목장 해상낚시공원도 이와 같은 설계로 만들어져 낚시 편의성이 떨어진다.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은 낚시하기 좋게 높이가 2~4m에 불과하고 안전요원과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일본 낚시공원의 완벽한 편의시설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은 낚시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입구에 입장권 판매소가 있고 초입에서 잔교로 250m 정도 들어가면 매점이 있다. 이곳에서 간단한 식음료와 미끼, 낚시채비를 판매하며 낚시도구 대여도 한다.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매점 바로 옆에는 참돔 가두리가 설치되어 있다. 양식 참돔이지만 조황이 좋지 않은 날은 돈을 내고 이곳에서 참돔을 낚을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낚은 참돔은 무게로 요금을 계산한다.  
잔교 끝에는 3층짜리 관리동이 있다. 안전관리를 위한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낚시 초보자를 위해 낚시방법과 채비 만들기를 지도하는 직원도 있다. 관리동 건물에는 일반 화장실 외에도 신체장애자용 화장실, 레스토랑, 어탁 및 박제 전시실, 전망대, 휴게실도 마련돼 있다. 낚시공원 입구에는 승용차 250대, 오토바이 및 자전거 10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쾌적한 낚시환경 유지를 위한 규제사항도 당연히 있다. 잔교 입장 시에는 구명동의 착용이 필수이며(지참하지 않은 낚시인에게는 무료로 대여) 밑밥 사용은 금지되어 있다. 주변의 해초와 패류의 보호를 위해 진흙, 보리밥알, 빵가루 등은 물론 집어제의 사용은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더불어 루어, 카고 채비, 훌치기 채비도 금지다.
1인당 펼칠 수 있는 낚싯대는 3대까지로, 넓은 범위를 혼자서 점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그밖에도 고함을 지르거나 난간에 오르는 행위, 잔교 위에서 뛰는 행위, 애완동물의 반입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입장료는 4시간에 어른 1000엔, 어린이 500엔이고 4시간이 초과되면 1시간마다 250엔(어린이 100엔)을 추가로 징수한다. 낚시를 하지 않고 견학만 하더라도 입장료로 200엔(어린이 100엔)을 지불해야 한다. 이용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른데, 아침 6~7시에 개장하고 일몰시간(봄~가을 오후8시, 겨울 오후5시)에 폐장한다. 매주 화요일과 연말연시에는 휴장이다.
이상과 같이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은 울진군의 해상낚시공원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같은 유료인데도 국내 낚시공원은 편의시설 부족

울진국 북면 나곡1리에 만들어진 낚시공원은 작년 10월 7일부터 무료로 운영하다가 올해 1월부터 유료(성인 5천원, 학생 2천원)로 운영되고 있고, 평해읍 거일리의 낚시공원도 7월부터 유료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유료낚시터임에도 낚시인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잔교 내의 시설에서 후쿠오카시 바다낚시공원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쾌적하게, 그것도 가족동반으로 와서 즐겁게 낚시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본다면 그 차이는 크다.
가장 아쉬운 것은 잔교의 높이가 10m나 되어 낚시하기가 아주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 형태로만 보면 낚시잔교라기보다 전망대라고 해야 맞겠다. 그런데 지난 봄에 동해안을 따라 여행을 하던 필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울진군에서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 해양구조물이 하나 있다. 이 시설은 낚시용이 아니라 해돋이를 구경할 수 있는 산책로라고 한다. 그런데 그 외형이 T자가 아니라 부채꼴인 것만 다른 뿐 울진군 낚시공원의 잔교와 구조가 동일하다. 다시 말해 나곡리와 거일리의 잔교 역시 원래는 낚시용이 아닌데 낚시터로 개방하고 돈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아무튼 유료화했다면 그에 걸맞은 편의시설을 갖춰야 낚시인들이 찾을 것이다. 또한 상주하는 관리자가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너무 높게 설계한 잔교의 높이도 현실적으로 다시 설계해 낚시를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느 누구도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