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강좌-가을바다의 난폭자 삼치를 낚자

찌낚시는 와이어목줄로 무장
루어낚시는 갈매기나 ‘보일’ 찾아라

| 이영규 기자 yklee09@darakwon.co.kr | 

‘이빨 사냥꾼’ 삼치 시즌이 돌아왔다. 9월 중순 현재 먼 바다에서는 80cm급 대삼치, 가까운 방파제에서는 ‘고시’로 불리는 30~50cm급 삼치가 화끈한 손맛을 전해주고 있다. 먹이고기를 따라 쫓아다니는 삼치의 이동경로를 빨리 파악해내는 게 조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루어를 물고 나온 삼치. 경심줄을 쉽게 잘라낼 수 있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다.

찌낚시
미끼의 은빛 비늘 온전할수록 입질 빨라

■장비와 채비
찌낚시는 가장 쉽고 편하게 삼치를 낚을 수 있는 방법이다. 방파제나 선착장 부근으로 몰려온 삼치는 20~30m만 채비를 던져도 쉽게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 따라서 장비도 그만큼 간단한데, 낚싯대는 3~4m 길이의 릴대(너무 무겁지만 않으면 민물용이나 바다용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면 충분하고 릴은 3호 원줄이 감긴 중소형이 적당하다. 
채비도 간단하다. 찌는 채비를 30m 거리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무거운 구멍찌나 스티로폼 찌면 충분하다. 감도를 따질 만큼 예민한 낚시가 아니므로 굳이 값비싼 고급 찌를 살 필요가 없다. 찌는 2천~5천원짜리면 충분하다. 여기에 찌의 부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도래봉돌을 연결한 뒤 목줄을 연결하면 된다.
문제는 목줄채비다. 삼치는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 바늘을 삼키면 어김없이 목줄이 잘라진다. 그래서 나일론이나 카본사 같은 경심줄이 아닌 합사나 와이어줄이 적합하다. 삼치가 잘 낚이는 낚시터 주변의 낚시점에는 와이어 목줄을 거의 팔고 있으니 구입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만약 합사나 카본줄을 구하지 못한다면 완벽한 방지책은 못 되지만, 갖고 있는 경심줄 중 적어도 6호나 7호 줄 이상은 써줘야 그나마 목줄 끊어짐을 방지할 수 있다.

■미끼 선택
미끼는 해안가의 현지 낚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빙어를 쓴다. 또 어부들에게서 구할 수 있다면 갓 잡은 멸치나 밴댕이 같은 미끼가 잘 먹힌다. 삼치가 비늘이 반짝이는 미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비늘이 없거나 많이 벗겨져 반짝이지 않는 미끼는 입질 빈도가 급격히 떨어지므로 그때마다 온전한 새 미끼로 갈아주는 게 좋다. 간혹 저수지나 강에서 참붕어나 피라미를 직접 잡아 냉동시킨 뒤 미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낚시요령
만약 채비가 동일한데도 옆 사람과 입질 차이가 현격하다면 찌밑수심이 맞지 않았을 확률이 가장 높다. 삼치는 먹이고기를 찾아 왕성히 돌아다니는 녀석이라 수심 2~5m 사이를 계속해서 옮겨 다닌다. 따라서 입질을 받아내고 있는 낚시인에게 입질 수심을 물어보거나 ‘곁눈질’로 입질 수심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삼치의 입질은 시원하지만 의외로 헛챔질이 많이 나타난다. 이빨을 갖고 있어 미끼를 흡입하는 게 아니라 물어뜯는 형태로 사냥하기 때문에 설 걸림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찌가 첨벙첨벙할 때는 채지 말고 기다렸다가 쑤욱- 끌려가는 느낌이 들 때 채야 걸림이 확실히 된다.
삼치는 의외로 물때를 많이 탄다. 썰물보다는 들물 때 먹이고기들의 연안 접근이 왕성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썰물이나 간조 무렵에는 조황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가급적 들물 시간에 맞춰 출조하는 게 좋다.       
 

▲보트 루어낚시로 삼치를 낚은 낚시인들이 기뻐하고 있다. 보트낚시에서는 연안낚시보다 굵은 삼치를 만날 수 있다.

    
루어낚시
삼치 씨알 작으면 스푼루어도 작은 걸 써라

■장비와 채비
방파제나 선착장에서 노리는 삼치는 대개 25~40cm급의 소형이라 민물에서 사용하던 루어낚시 장비면 충분히 낚아낼 수 있다(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대형급을 노릴 때는 농어 루어대 수준으로 강하게 써야 한다). 낚싯대는 배스낚시용 미디엄~미디엄라이트면 적합하며 릴은 2500~3000번 크기에 나일론 2~3호 또는 PE라인 1~2호면 알맞다. 
루어는 값싼 스푼루어면 충분하다. 미노우플러그도 잘 먹히지만 스푼루어에 비해 원투거리가 짧아 넓은 범위를 두루 노릴 수 없다는 점이 ‘유일하면서 치명적인’ 단점이다. 삼치는 먹이고기를 따라다니며 사냥하므로 때론 40m 이상까지도 원투해야 하는데 가벼운 미노우플러그로는 역부족일 때가 많다. 라인도 기왕이면 원투가 가능한 가는 PE라인이 유리하다.
스푼루어는 크기가 중요하다. 70~80cm 이상이라면 상관없지만 30~40cm의 고시급이라면 스푼루어가 작을수록 유리하다. 입이 작은 삼치들은 루어가 너무 크면 제대로 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작은 삼치를 노린다면 민물의 쏘가리낚시에 사용하는 5~6cm, 60~70cm급이라면 8~10cm 스푼이 적당하다. 

■낚시요령
삼치 루어낚시는 먹이고기의 유무가 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을에는 멸치와 전어가 삼치의 주된 먹이고기가 된다. 만약 갈매기가 수면 가까이에서 날아다닌다면 그 근방에 먹이고기가 출현했다는 증거이고 그 주변에 어김없이 삼치가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곳은 단 한 마리의 갈매기만 날아다녀도 루어를 던져볼 필요가 있다.
루어는 착수 후 바로 감는 게 좋다. 먹이활동이 대부분 수면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이유도 있지만 착수 직후 뜸을 들이면 삼치가 가짜 미끼라는 것을 쉽게 알아채는지 입질이 뜸하다. 착수 직후 릴링하면 먹이사냥에 정신이 없는 삼치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경황이 없기 때문에 와락 달려든다.
배를 타고 나가 낚시할 때는 갈매기가 절대적인 어군탐지기다. 갈매기 떼가 수면에 몰리는 게 발견되면 재빨리 그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때 유념할 것은 배가 캐스팅 가능 거리까지 접근한 뒤 루어를 던져야 한다는 점이다. 포식어가 먹이고기를 잡아먹을 때 수면에 생겨나는 ‘보일(boil)’ 현상은 아주 짧게 나타나고 사라질 때가 많은데, 너무 성급하게 루어를 던졌다가 히트하지 못하면 재차 루어를 걷어 들이는 사이에 어군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가 어군에 접근했을 때 이미 보일이 끝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루어를 캐스팅해 흩어진 삼치라도 낚아야겠지만, 보일이 여전하다면 캐스팅 거리가 확보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 던지는 게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