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내해 벵에돔 VS 원도 벵에돔

고수 아이템 1

‘폭뢰채비’로 잡어층 뚫어보라

벵에돔낚시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이 잡어를 분리하는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잡어 분리술이 소개됐지만 실제로 큰 효과를 보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유는 잡어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필자가 낚시를 다니는 여수 근해에도 잡어가 제주도만큼 많아지면서 벵에돔낚시의 큰 골칫거리로 등장한 상황이다.
이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 일명 폭뢰채비다. 이 채비는 몇 년 전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한 차례 소개한 적 있지만 채비가 너무 파격적이다 보니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에 시도해보는 낚시인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다시 한 번 소개한다.
채비의 구성은 사진과 같다. 찌는 1호 정도로 무겁게 쓰며 목줄은 50cm 정도로 짧게 준다. 그리고 바늘 위 30cm 정도에 찌 부력과 동일한 1호 조개봉돌을 물린다. 찌의 형태는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 사진에는 날렵한 고추찌를 썼지만 구멍찌나 기울찌를 써도 찌가 빨려드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필자가 잡어가 많을 때 사용하는 폭뢰채비. 바늘 위 30cm 지점에 1호 조개봉돌을 물렸다. 어신찌의 형태는 막대찌와 구멍찌 중 어떤 형태라도 상관이 없다.

폭뢰채비로 낚시대회에서 3위 입상하기도

낚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밑밥을 발밑에 강하게 던져 첨벙하는 소리에 잡어가 놀라 달아나게 만든다. 그리고 미끼를 꿰어 놓은 채비를 밑밥이 떨어진 곳에 다시 강하게 던져 넣는다. 이러면 밑밥 주변으로 몰리던 잡어가 놀라 다시 흩어진다. 이때 1호 봉돌 채비가 빠르게 가라앉으며 벵에돔의 입질을 받게 된다. 이 채비를 사용할 때는 밑밥을 손으로 쥐었을 때 물이 나올 정도로 반죽하여 수면에 떨어짐과 동시에 퍼지도록 세게 던져 넣는다. 채비를 입수시킨 후에는 카운트를 10까지 센 뒤 벵에돔 입질이 없으면 회수하여 재차 같은 방식으로 채비를 투입한다.
낚시인들은 “그런 투박한 채비에 정말 벵에돔이 입질하느냐”고 묻곤 하는데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 효과를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는 5년 전 여수 작금에서 열린 여수선주협회 벵에돔낚시 대회에서 이 폭뢰채비로 3등을 차지한 적 있다. 당시 필자와 한 조가 된 여수의 김종민씨도 필자의 채비에 의문을 가졌었다. 김종민씨가 “형님, 무슨 벵에돔 채비가 그래요? 남들이 보면 웃겠습니다”하고 말하기에 필자가 “자리돔이 이렇게 많은데 분리는 무슨 분리냐”하며 폭뢰채비로 벵에돔을 연타로 낚아 올리자 깜짝 놀라는 듯했다. 김종민씨도 즉각 폭뢰채비로 바꿔 이날 우리가 낚은 벵에돔은 100마리가 넘었다. 기준치 이상만 재다보니 무게에서 뒤져 3등을 차지했지만 마릿수로는 압도적 1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