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내해 벵에돔 VS 원도 벵에돔

동해안

조류 약하고 수심 얕을수록 잘 떠올라 미끼만 사라진다면?

목줄찌 투입!

금성철 경기공방 대표·쯔리켄 필드스탭

강원도에 살고 있는 필자는 동해안을 자주 찾는다. 동해안의 벵에돔낚시터로는 포항의 양포방파제, 모포방파제, 구룡포 방파제, 대보방파제, 영일만 신항만 방파제 등을 꼽을 수 있고 좀 더 북쪽으로는 영덕의 노물방파제와 축산방파제, 울진의 후포방파제 등이 필자가 자주 찾는 곳들이다.
동해안 벵에돔낚시 시즌은 남해 근해와 유사하다. 5월 중순경부터 시작돼 길게는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동해안은 수심이 얕고 조류가 약하지만 벵에돔이 그리 멀리서 낚이지 않기 때문에 채비를 원투할 일이 많지 않다. 따라서 찌는 가급적 극소형을 사용해 입수 저항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한다. 특히 벵에돔이 상층에 떠서 입질할 때는 입질이 너무 예민해 극소형 구멍찌로도 입질을 감지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럴 때는 목줄찌가 최선의 선택이다.

동해안 벵에돔낚시

동해안에서 목줄찌를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다. 
❶ 벵에돔이 눈에 보일 때-낚시 도중 밑밥을 주다보면 편광안경 너머로 물속에서 희끗희끗한 움직임이 보일 때가 있다. 벵에돔이 물속에 있을 때는 꼬리지느러미가 푸른빛을 내는데 물밖에 있는 사람의 눈에는 흰색으로 보인다. 그런 움직임이 눈에 보인다면 벵에돔이 상층에 떠 있다는 얘기이므로 목줄찌를 사용한다.
❷ 어신찌에 미동도 없이 미끼만 사라질 때-벵에돔이 상층에 떠 있는 상황으로 유영층은 높아졌지만 왕성한 먹이활동은 하지 않을 때다. 이때도 목줄찌를 사용해 미약한 변화를 읽어야 한다. 
그런데 위의 두 경우가 아니더라도 목줄찌는 초보자일수록 더욱 도움이 된다. 벵에돔낚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은 어신찌의 미세한 움직임 또는 찌멈춤고무의 움직임을 간파해 입질을 파악해내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얘기다. 작고 예민하여 어신찌보다 입질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목줄찌가 꼭 필요하다.

목줄찌는 자동 견제능력도 강하다

목줄찌를 쓰면 입질이 잦은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자동견제’ 능력을 꼽을 수 있다. 목줄찌는 어신찌와 함께 늘 팽팽하게 긴장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파도와 조류 흐름에 따라 당겨졌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며 낚시인이 일부러 견제를 하지 않아도 견제와 해제 동작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으로는 밑밥동조 능력이다. 목줄찌는 수심이 얕게 고정돼 있다 보니 밑밥 품질 때 한 번은 정확하게 미끼와 동조된다. 목줄찌를 쓰지 않고 일반 채비를 썼을 때는 밑밥이 4m 깊이까지 가라앉아야만 미끼와 동조가 되는데, 그 사이에 밑밥이 유실되거나 미끼와 멀어지면서 실질적인 동조가 어려워진다. 반면 미끼가 수면 아래 30~50cm에 고정돼 있는 목줄찌 채비는 밑밥이 떨어짐과 동시에 동조가 된다. 오히려 어설프게 전유동낚시를 구사할 때보다도 밑밥 동조 확률이 높은 셈이다. 

구멍찌는 작고 예민할수록 좋다

필자는 4m의 목줄 중간에 제로(0)나 투제로(00) 목줄찌를 달고, 어신찌의 부력도 목줄찌와 비슷하게 쓴다. 어신찌의 크기는 극소형을 선택하는데 그 이유는 착수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조류가 약한 동해안에서는 채비의 착수음이 잡어에게 쉽게 들리기 때문에 큰 찌를 사용하면 불리하다. 또 벵에돔 활성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깊은 수심으로 이동했을 때는 목줄찌를 떼어내고 미끼를 3m 이상 가라앉혀 어신찌로 입질을 받아내야 하는데 이때 어신찌가 너무 크고 무거우면 이물감이 발생해 불리해진다.
목줄찌로 연속 입질을 받아내다가도 갑자기 입질이 뚝 끊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목줄찌를 약간씩 올려 입질 수심층을 부지런히 찾아낼 필요가 있다. 특히 서너 마리의 벵에돔을 낚고 나면 이런 경우가 자주 생긴다. 따라서 목줄찌를 사용할 때는 순간적인 유영층 변화를 빨리 판단해 목줄찌의 위치를 조절해 주는 게 마릿수 조과의 비결이다.

 필자가 영덕 노물 갯바위에서 목줄찌 채비로 올린 벵에돔들.

울릉도 벵에돔낚시

동해의 유일한 원도인 울릉도의 벵에돔 시즌은 6월 중순~10월이다. 이 시기에는 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수온이 제주도 수준까지 상승하지만 11월 이후에는 급격히 하락하여 1~3월에는 8~9℃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겨울 벵에돔낚시는 거의 되질 않고 남해안 원도에서 볼 수 있는 대형급 벵에돔을 울릉도에서는 구경하기 어렵다.
울릉도에서는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이 함께 낚이는데 긴꼬리벵에돔은 수온이 높게 유지되는 7~8월에 집중적으로 낚이는 경향이 강하다. 또 대부분 포인트가 수심이 깊고 직벽인 곳이 많다. 아울러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모두 굵은 씨알은 상층보다 중층 이하 6~8m 수심층에서 입질이 잦다. 그래서 반유동보다는 전유동으로 깊은 수심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울릉도 벵에돔낚시 개발 초기에는 상층을 노리면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잔챙이 자원이 부쩍 줄었는지 상층을 노려도 마릿수 조과는 쉽지 않으며 중하층을 노리는 낚시가 가장 효과적인 공략법이 되었다.

목줄찌가 좌우로 흐르거나 멈춰도 입질!

동해안은 조류 흐름이 약한 만큼 벵에돔 입질이 약하므로 목줄찌를 써도 찌가 쑥 잠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입질이 예민한 경우에는 미끼를 물고 가만히 있거나 밑으로가 아닌 옆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목줄찌는 잠기지 않는다. 따라서 입질을 파악할 때는 수직입질 뿐 아니라 수평입질에도 대비해야 한다. 어신찌와 목줄찌의 간격이 갑자기 벌어질 때, 잘 흘러가던 목줄찌가 갑자기 멈춰 어신찌와의 간격이 좁아졌을 때 등이 벵에돔이 미끼를 입에 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도 챔질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