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내해 벵에돔 VS 원도 벵에돔
여수권 핵심 가이드
금오열도 _ 빵가루와 원투조법
거문도 _ 잡어 분리와 수심 적응력
강민구 여수 서울낚시대표·쯔리겐FG인스트럭터
벵에돔이 찌낚시 인기 어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랜 세월이 흘렀고, 낚시장비나 채비, 테크닉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거의 연중 벵에돔낚시를 즐기는 제주와 다르게 남해안은 벵에돔낚시 시즌이 하절기에 형성되며, 벵에돔 습성, 공략방법, 포인트, 먹이 등이 앞바다와 먼 바다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여수에서 통상적으로 내만 벵에돔이라 하면 금오열도에서 낚이는 20~25cm급 꼬마 벵에돔을 말하는데, 수온이 15도 이상 오르는 5월경부터 시즌이 개막한다. 내만 벵에돔은 주로 겨울동안 최저 수온으로 버틸 수 있는 앞바다와 먼 바다의 경계수역의 여밭이나 방파제 등, 부드러운 먹이들이 많고 숨어 지낼 수 있는 안전한 곳에 떼 지어 터를 잡고 사는 것이 특징이다. 대물급들과는 거의 함께 어울리지 않으며 12월 이후 저수온기에 들어가면 매우 낚기 힘들어진다.
그에 반해 여수 먼 바다에 속하는 삼부도, 거문도는 4월이면 벵에돔이 낚이기 시작하는데, 겨울에도 벵에돔을 낚을 수 있다. 내만 벵에돔과 같이 잔 씨알도 있지만 30cm 이상이 흔하고 40~45cm급 대물급도 함께 서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만 벵에돔들이 30cm 정도 성장하면 먼 바다로 나가지만 먼 바다에 사는 큰 벵에돔들은 내만으로 이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금오열도권 내만 벵에돔낚시
내만에 속하는 금오열도권은 보통 5월에 벵에돔 시즌이 열리는데 포인트는 물속여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는 갯바위에서 낚인다. 금오도의 심포만, 학동, 노랑바위, 장지끝 등과 안도권의 이야포, 백금만, 남고지, 서고지, 철탑 등 그리고 연도의 가랑포, 신날끝, 덕포만, 역포만, 대바위 등 주로 얕은 수심에서 마릿수로 낚인다. 일부 수심과 조류가 먼 바다와 유사한 조건을 갖춘 명 포인트에서 가끔 35cm급 전후의 씨알들이 낚여서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주종은 20~25cm급이다.
비록 씨알은 잘지만 개체수가 워낙 많아 먹이 경쟁으로 인한 화끈한 먹성으로 별로 어렵지 않게 마릿수 재미를 볼 수 있고, 적은 비용과 편리한 접근성으로 5~8월 동안 찌낚시 최고 시즌을 누리다가 고수온과 전갱이, 고등어 등의 극성으로 저부력 채비 구사가 힘들어지는 가을부터 시들해진다. 하지만 5~8월 시즌에 금오열도 출조를 통한 초보 벵에돔 마니아들의 실력 향상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며 먼 바다로 향하는 훈련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은 모두가 부인하지 않는다.
가장 예민한 장비와 채비를 동원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즐거운 낚시의 비결이 될 것이다. 대형 어종의 출현이 거의 없는 앞바다의 특성상 자리돔, 망상어, 용치놀래기, 복어, 학공치 등 잡어의 방해가 필수적인데 벵에돔의 먹성이 강할 때를 제외하곤 분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빵가루를 이용한 떡밥낚시가 유효하거나 멀리까지 원투낚시를 해야 하는 등 앞바다 벵에돔낚시의 효과적인 공략을 위한 미끼나 테크닉에서 특별한 적응력도 요구된다.
▲원도권인 거문도와 삼부도에서 사용하는 채비와 소품들.
▲필자가 내만인 금오열도에서 애용하는 채비와 소품들.
거문도권 외해 벵에돔낚시
여수바다의 먼 바다라 하면 대삼부도, 거문도를 말하는데, 저수온기에도 벵에돔을 드물게 낚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최저수온기인 1~3월 동안은 주춤하다가 4월경부터 시작하여 연중 벵에돔낚시가 가능하며 뛰어난 평균 씨알과 마릿수 재미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내만에서 벵에돔을 낚기 힘든 한여름과 가을철에도 마니아들의 출조는 거문도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삼부도의 쌍굴, 호텔자리, 높은자리 등과 거문도의 배치바위, 욧등여, 구멍등, 대원도, 벼락바위 등 내만보다 수심이 깊고 조류소통이 좋은 암초지대, 여밭 등의 갯바위와 거문도의 각 방파제 등이 주요 포인트가 된다. 내만과 같은 20~25cm급도 많지만 30cm급 이상 40~45cm급 대물급도 함께 서식하는 포인트가 산재한다. 시기에 따라 또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대형급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출현이 잦아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한 잡어들이 내만권만큼 다양하지 않고 큰 고기들의 위협으로 자리돔 등 잡어들이 갯바위 가까이 분리가 잘되어 크릴 미끼만으로도 공략 가능한 것도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만보다는 수심, 수온, 물색 등 서식지 여건이 자주 변하고 포인트에 따라서는 잔 씨알부터 대물급까지 때로는 긴꼬리벵에돔까지도 함께 공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비와 채비가 그에 어울려야 함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적응력과 테크닉도 뛰어나야 먼 바다 벵에돔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금오열도 벵에돔과 거문도 벵에돔 공략법
● 안도권(금오열도) 벵에돔 밑밥은 잡어의 극성이 심하면 크릴새우의 양을 극히 줄이거나 아예 섞지 않는 것이 유리하며 이때엔 떡밥(빵가루) 미끼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거문도권 벵에돔 공략 시에도 특별한 곳에서 빵가루 미끼를 사용하여 효과를 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곳에서는 정상적인 밑밥과 크릴 미끼를 사용해야 대물급을 함께 공략할 수 있다.
● 안도권 벵에돔의 활성이 좋고 먹성이 좋으면 목줄을 1.5m 정도로 짧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거문도권 벵에돔에서는 3m 정도 또는 더 길게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 안도권 벵에돔낚시에서는 뜰채, 목줄, 바늘, 등 대물급에 대한 준비가 필요치 않지만 거문도권 벵에돔에서는 항상 준비해야 하며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한다. 아침저녁에는 긴꼬리벵에돔의 갑작스런 입질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 안도권 벵에돔낚시에서는 볼락, 감성돔, 뺀찌, 상사리 등의 보너스 입질이 있고 거문도권 벵에돔낚시에서는 부시리, 참돔, 돌돔, 농어 등 대형어들의 파괴적인 습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