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내해 벵에돔 VS 원도 벵에돔

거제도

내만 벵에돔은 빵가루 원도 벵에돔은 크릴

김정욱 거제 낚시천국 대표·거상코리아 필드테스터

거제도에서 내만 벵에돔과 원도 벵에돔은 약간 다른 특징을 보인다. 내만 벵에돔은 큰 사이즈는 기대할 수 없지만 쉽게 낚을 수 있으며 고만고만한 씨알을 마릿수로 낚는 재미가 있다. 그에 비해 원도 갯바위는 씨알이 들쭉날쭉하고 일반 벵에돔과 함께 4짜급 긴꼬리벵에돔의 진한 손맛까지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마릿수 기복이 심한 단점도 있다.

▲원도권에서는 벵에돔 집어제에 크릴을 섞어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필자가 원도권에서 사용하는 채비와 소품들.

내만 크릴없이 빵가루만 쓰는 낚시인들 많아져
거제도는 내만에서 벵에돔을 낚을 수 있는 곳이 대단히 많다. 거제동부(장승포~해금강, 부속섬-지심도, 내도, 형제섬)와 거제남부(여차~홍포)로 나눌 수 있다. 거제도는 내만에서도 긴꼬리벵에돔을 만날 수 있다. 조류 소통이 좋고, 본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심도나 손대도 등 부속섬에서 곶잘 낚인다. 그러나 씨알은 30cm를 넘기지 않을 정도로 작다. 단지 바깥손대(대병대도)만큼은 다르다. 2~3년 전부터 6월이면 4짜급 긴꼬리벵에돔이 출몰하고 있는데, 사실 육지에서 거리는 가깝지만 지형이나 조류는 원도권에 더 가까운 곳이다.
일반 벵에돔의 경우 방파제나 항구 주변, 본섬 갯바위에서도 낚을 수 있을 정도로 지천이다. 18~30cm 씨알을 날씨만 좋다면 하루에 60~80마리는 예사로 낚을 수 있을 정도로 마릿수가 탁월한 게 특징이다.
벵에돔은 해초를 주식으로 삼고 있다. 겨울철에는 몰 등 해초가 번성하는데 이 시기에는 바닥에도 먹잇감이 많아 벵에돔이 잘 떠오르지 않으며, 이때는 크릴보다 홍갯지렁이에 반응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름에는 빵가루나 크릴에 반응이 빠른데, 벵에돔들도 요즘에는 사람들이 뿌려주는 빵가루에 학습이 되었는지 빵가루에 반응이 더 빠를 정도로 입맛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내만은 외해에 비해 조류가 약하고 물색이 맑고 항상 낚시인들이 붐벼 벵에돔 입질이 예민하다. 따라서 소형 구멍찌와 예민한 채비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낚시 중에 계속 채비를 바꿔주어야 지속적으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그 이유는 한 가지 채비를 계속 쓰게 되면 벵에돔들이 학습이 되어 입질이 뜸해지기 때문이다.
내만 벵에돔의 채비는 단출하다. 1.5~1.7호 원줄에 0.8~1호 목줄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며 제로(0), 투제로(00) 찌를 이용한 띄울낚시를 기본으로 한다. 벵에돔이 생각보다 깊이 물면 목줄 길이를 3m 이상 주고, 밑밥에 반응하기 시작하여 수면에 뜨는 게 목격된다면 지체 없이 목줄을 1.5m 내외로 짧게 하여 사용한다. 밑밥은 옛날에는 벵에돔 집어제와 크릴, 빵가루를 섞어 사용했으나 요즘은 빵가루만 뿌리는 낚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끼는 빵가루 반죽과 크릴을 고루 사용한다. 크릴은 멀리 던져서 가라앉혀야 잡어를 피할 수 있지만 빵가루 미끼는 잡어 속에 바로 던져도 벵에돔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원도 긴꼬리벵에돔 위주로 공략

거제도에서 원도라 하면 안경섬과 구을비도, 매물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원도는 내만 갯바위에 비해 접근이 힘든 게 단점이다. 경비가 비싸고 날씨가 맞아야 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만에 비해 접근이 힘든 만큼 씨알 굵은 벵에돔을 만날 수 있어 원도권 벵에돔이야 말로 진정한 벵에돔 낚시가 아닌가 싶다.
원도 씨알은 25cm부터 50cm까지 다양해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든다. 목줄은 1.5호부터 출발해 3호까지 사용한다. 조류도 강하고 변화무쌍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다.
주간에는 먼 거리에서 물던 벵에돔들이 밤이 되면 발 앞까지 붙는 것도 특징이다. 주변이 어두워지면 경계심이 완화되고 갯바위에 붙어 있는 해초를 뜯어 먹기 위해서인데, 해거름이나 동틀 무렵에는 발밑에 밑밥을 뿌린 후 벽에 채비를 붙여 천천히 내려주면 대형급이 걸려드는 경험을 많이 한다. 원도에서 낚인 벵에돔의 배를 갈라보면 내장 속에는 파래, 김, 홍합, 멸치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즉 해초만 먹고 살진 않는 것이다.
따라서 빵가루 한 가지만 사용하는 내만에 비해 원도는 크릴을 섞어 사용해야 한다. 크릴도 잘게 부수지 말고 원형 그대로 살려 섞는 게 벵에돔의 식욕을 높여주는 방법이다.
필자가 자주 찾는 원도는 안경섬이다. 6월부터 9월까지 안경섬에선 긴꼬리벵에돔이 8:2 정도로 많다. 긴꼬리는 벵에돔에 비해 행동이 민첩해 수면까지도 겁 없이 떠오르는 습성이 있다. 그리고 주간에는 원투 위주로 공략해야 경계심이 줄어들어 시원한 입질을 유도하고 큰 씨알을 걸더라도 터트릴 확률이 적다. 초심자의 경우 40cm가 넘는 긴꼬리벵에돔을 걸면 긴장하지 말고 먼저 낚싯대의 탄력으로 먼 거리에서 힘을 뺀 뒤 서서히 끌어내는 게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