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웨이딩 안전사고 주의!

올봄 익사사고 잇따라, 구명조끼 반드시 착용해야 

*웨이딩 : 바지장화를 입고 하는 낚시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팀쏘가리 운영자 이찬복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속을 이동하고 있다.

웨이더(바지장화)를 착용하는 벨리보팅과 여울 쏘가리 루어낚시에서 익사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올해 들어 웨이더 관련 익사사고는 두 차례 발생했다. 첫 번째 사고는 지난 3월 16일 일어났다. 정읍 석우지에 홀로 벨리보팅을 간 낚시인 A씨가 미끄러져 물에 빠져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당시 웨이더를 입은 상태에서 제방에서 보트를 띄우려 했는데 석축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물에 빠졌고 웨이더 안에 물이 들어차 수영을 할 수 없어 익사한 것이다. 익사자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두 번째 사고는 4월 15일 남한강 단양 지역에서 일어났다. 친구들과 쏘가리낚시를 간 B씨는 웨이더를 입고 여울에 들어갔다가 넘어졌고 물살에 흽쓸려 실종됐는데 시체는 다음날 실종지점에서 100m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다. 이날 웨이딩이 처음이었던 B씨는 포인트에 접근하기 위해 수심 깊은 강 중심부까지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웨이더 입고 넘어지면 일어서기 힘들다
 
웨이더는 물속에서 낚시인이 물에 젖지 않고 낚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보조 장비다. 워킹낚시보다 더 넓고 깊은 지역까지 노릴 수 있어서 낚시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벨리보팅이 유행하고 쏘가리낚시와 농어낚시에 웨이딩이 일반화되면서 웨이더 사용자는 급증했다. 문제는 이 웨이더가 낚시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물속에 빠질 경우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낚시인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다. 
웨이더를 입고 넘어지면 웨이더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데 그 경우 웨이더와 사람 몸 사이의 공기는 다리 쪽으로 밀리면서 확 부풀어 올라 발이 바닥에서 떠오르는 하체부상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면 머리가 거꾸로 바닥으로 향하게 되어 물을 먹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상황에선 얕은 곳이라도 절대로 혼자 힘으로는 일어설 수 없게 된다. 만약 머리가 돌에 부딪혀 정신이라도 잃게 되면 생명을 잃는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정읍 석우지의 사고는 가까운 곳에 벨리보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더의 하체부상현상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 남한강의 익사사고는 웨이더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익사자가 입은 웨이더는 장화가 고무재질인 저가형이었는데 미끄러운 돌이 많은 강에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벨리보팅 출발과 접안 중 안전사고 발생  
 
웨이딩 안전사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은 구명조끼를 입는 것이다. 물속에서 넘어져도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면 상체에 걸친 구명조끼의 부력에 의해 하체부상현상이 발생해도 얼굴은 수면에 나오고 또 숨을 쉴 수 있어 다음 상황에 대처할 여유가 생긴다. 
벨리보팅을 하는 낚시인들은 대부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지만 보트를 띄우거나 접안하고 난 직후엔 벗은 상태인 경우가 많다. 밸리존 이영훈 운영자는 “벨리보팅의 안전사고는 대부분 보트 론칭과 접안 과정에서 일어난다. 오리발을 신기 때문에 그 오리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많다. 보트를 연안으로 끌어내고 바지장화를 벗기 전까지는 구명조끼를 꼭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쏘가리낚시인들의 구명조끼 미착용 실태 심각

남한강 사고를 계기로 쏘가리낚시인들 사이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다수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다. 네이버카페 팀쏘가리 운영자 이찬복씨는 카페 게시판에 웨이딩 안전수칙 게시글을 올렸고 자신 스스로 낚시할 때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다. 이찬복씨는 “한 해에 강에서 발생하는 낚시인 익사사고는 서너 건에 이르는데 웨이딩이 대중화된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사고 위험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구명조끼 착용 외엔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웨이딩 구명조끼 착용 캠페인 벌이자”

쏘가리 웨이딩은 낚시인 열 명 중 여덟 명이 할 정도로 대중화되었지만 구명조끼를 입은 낚시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쏘가리낚시와 마찬가지로 여울에서 즐기는 견지낚시는 구명조끼 착용이 생활화되어 있는데 잦은 이동을 해서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는 쏘가리낚시인이 입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낚시인들은 웨이더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못하고 있으며 또 알면서도 덥다는 이유로 착용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이찬복씨는 웨이딩 구명조끼 착용 캠페인을 벌이자고 제안한다. “배낚시의 경우 예전에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낚시인이 눈에 많이 띄었지만 동호인들 스스로 구명조끼 착용을 생활화하면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사진은 동호회 게시판에 올리지 않게 하는 등의 계도로 문제를 개선했다. 루어낚시도 선배 낚시인들이 모범이 되어 구명조끼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또 캠페인을 벌인다면 웨이딩 구명조끼 착용도 정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