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에돔낚시 특강
3가지 조류에 따른 원줄 조작법
이승현 한국다이와 필드스탭
찌낚시에 있어서 원줄을 팽팽하게 당겨주는 ‘견제’는 원줄 조작의 한 형태이며 가장 중요한 조작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견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때로는 견제 대신 넉넉히 원줄을 풀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견제를 할 것이냐, 자연스럽게 풀어서 흘려줄 것이냐는 낚시인이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판단해야 할 사항이다. 여기서는 조류에 따라 원줄을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밀려오는 조류의 경우
일반적으로 O찌를 사용하는 제로조법은 벵에돔이 밑밥에 반응을 하여 어느 정도 부상해서 평균 3~4m권에서 먹이활동을 할 때 아주 적절한 채비다. 그러나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이라면 잔존부력을 가진 O찌보다 채비 정렬 후 서서히 가라앉는 00찌를 이용한 잠길조법이 유리하다. 잠길조법이라고 해서 그냥 채비를 투척하고 마냥 입질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도 원줄을 조작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림2>과 같이 조류가 앞으로 밀려오는 경우는 찌를 최대한 멀리 던져 찌 착수 후에 초릿대를 물속에 잠긴 상태로 원줄을 2~3m 감아주면 원줄의 표면 장력이 깨지면서 찌가 채비와 함께 서서히 가라앉게 된다. 이때 밑밥은 찌보다 조금 앞에 뿌려준다. 찌보다 밑밥이 앞에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잡어가 분리되는 효과도 있다. 던져진 채비는 적당한 수심에서 밑밥과 동조를 이루어 발 밑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러한 조류를 만나면 특별히 원줄을 조작하지 않고 적당히 팽팽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기다려도 충분히 채비를 깊은 수심까지 쉽게 내릴 수가 있어서 대체로 낚시방법이 쉽다. 이때 낚싯대 초리는 최대한 수면과 가깝게 하고 바람이 불 경우 아예 초리대를 물속에 담가주는 것이 좋다. 00찌를 사용할 땐 미끼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목줄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봉돌을 달지 않는다. 다만 7~8m 이상의 깊은 수심에서 입질이 오는 경우는 직결 대신 소형 도래를 사용한다. 금속의 도래는 채비의 침강속도를 높이고 크릴 미끼의 회전으로 인한 원줄의 꼬임현상도 줄여준다.
뻗어가는 조류의 경우
<그림3>처럼 멀리 뻗어나가는 조류에선 잠길낚시 방법이 조금 다르다. 이때도 원줄을 팽팽히 유지한다면 채비는 목적 수심층에 도달하지 못하고 떠 있는 상태가 되어 벵에돔의 입질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찌를 투척하고 채비가 정렬됨과 동시에 초릿대를 물속에 넣었다가 꺼내면서 탁 털어주면서 적당히 원줄을 방출해서 느슨한 상태로 만들어 채비가 좀 더 가라앉아 원줄이 팽팽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어느 정도 기다려서 입질이 없으면 다시 채비를 회수해서 투척하고 처음 보다 조금 더 원줄을 방출하여 다시 원줄이 팽팽해질 때까지 기다려본다.
원줄의 방출이 많을수록 채비는 깊은 수심층에 도달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벵에돔의 입질 수심층을 찾는다. 이때 다량의 밑밥을 잡어 분리용으로 발밑에 뿌려주고, 찌 근처에 집어용으로 한두 주걱 씩 나누어 뿌려준다. 찌와 밑밥이 밀려 나가면서 적절한 수심층에서 동조를 이루게 되고 벵에돔 어신은 원줄과 초릿대를 통해 강하게 나타난다.
조류가 좌, 우로 움직일 때
조류가 좌우 횡으로 흐르는 경우, 벵에돔 입질마저 예민한 상황이라면, 저부력 찌를 이용한 벵에돔낚시는 다소 어려워진다. 원줄이 조류에 닿는 면적이 많아져서 조류에 밀린 원줄이 채비를 당기는 현상이 발생하므로 채비 내림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부자연스런 채비 흐름 때문에 입질도 매우 예민해져서 낚시는 더욱 힘들게 된다. 특히, 먼 거리에 포인트가 형성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런 횡조류를 피해 낚시하는 것이다. <그림4>는 대마도 아소만의 한 포인트를 그린 것인데 간조에서 중들물까지 A라는 포인트에서 낚시가 가능하다. 그런데 똑같은 곳을 공략하는데도 들물에 조류가 우측으로 흐를 경우 A지점에는 시원한 입질을 받아서 벵에돔을 마릿수로 낚아낼 수 있는 반면 B에서는 입질 빈도도 적고 아주 약한 입질만 느낄 수 있어서 낱마리 조과에 그친다. B지점이 바로 횡조류에서 낚시를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떨 수 없이 B와 같은 곳에 내려 횡조류를 만나면 다음의 몇 가지 방법으로 극복하기 바란다.
첫째, 가능한 입질지점과 가까운 곳에 서서 낚시를 한다. 찌에서 낚싯대까지 원줄의 길이를 짧게 하여 원줄이 조류의 영향을 덜 받게 하면서 채비를 자연스럽게 내리기 위해서이다.
둘째, 할 수 없이 멀리 흘려야 할 경우, 최대한 조류에 비스듬한 방향으로 캐스팅을 하여 채비를 정렬시킨다. 조류에 원줄에 미치는 영향이 직각인 방향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셋째, 찌가 떠 있는 경우 원줄이 조류에 더 많이 밀리므로 주로 00찌를 이용한 잠길조법을 사용하고 원줄은 견제보다는 느슨하게 풀어놓는다. 횡조류에서의 입질은 매우 예민해서 입질 형태는 원줄이 천천히 펴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 성급하게 챔질하면 바늘이 벵에돔의 입술에 살짝 걸렸다가 빠지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므로 늘어진 원줄이 완전히 펴질 때까지 기다려서 챔질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