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페이퍼_갯바위 야영낚시 요령

밤샘낚시는 오히려 마이너스

일출·일몰 때 낚시에 집중하고 밤엔 편안한 숙면을

‘갯바위 야영낚시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고 말하는 낚시인들이 꽤 많다. 왜 야영낚시를 힘들어 할까?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고기 몇 마리 더 낚으려고 야영낚시를 하기에는 잠자리가 너무 불편하다’, ‘야영에 필요한 많은 짐을 감당하기 힘들다’, ‘여름 갯바위는 모기도 많고 너무 더워 불쾌하다’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야영낚시는 물론 낮낚시보다 불편하다. 그러나 한번 시도해보면 낮낚시에선 경험하기 힘든 많은 매력이 있다. 경험이 쌓일수록 불편함이 사라지고 나중엔 “갯바위에서 자야 몸이 개운하다”고 할 정도의 야영 마니아가 될 것이다. 야영낚시의 몇 가지 노하우를 알아보자.

▲ 야영낚시를 하기 위해 낚시인들이 갯바위에 텐트를 설치하고 있다.

한밤중엔 낚시하지 말 것
야영낚시를 한다고 하면 으레 밤을 새워 낚시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갯바위낚시의 황금타임은 일출과 일몰인데 그 시각을 온전히 노리기 위해 야영낚시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몰부터 초저녁까지 낚시를 즐기다가 늦어도 밤 10시가 되기 전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밤에 무리하게 낚시하면 피곤해서 다음날 오전 낚시를 망쳐 오히려 조과가 떨어진다. 무엇보다 한밤엔 고기가 잘 낚이지 않는다. 동이 트는 5시경부터 일어나서 낚시하려면 적어도 밤 10시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야영낚시 출조도 오후에 나가서 다음날 오전 일찍 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낚시에 욕심이 나서 새벽부터 출조해서 하루 종일 갯바위에 있다가 야영을 하고 다음날 오후에 철수하면 파김치가 되기 마련이다.

야영자리는 무조건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
8~9월은 야영낚시인이 많은 계절이다. 야영객이 몰리게 되면 선장들은 어쩔 수 없이 야영하기 불편한 자리에도 낚시인들을 내려줄 수밖에 없다. 이것이 큰 문제다. 선장만 믿고 무심코 내렸다간 잠자리가 불편하여 큰 곤욕을 치르게 된다. 야영자리는 적어도 텐트 한두 동을 펼칠 평평한 곳과 많은 짐을 풀어둘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므로 반드시 선장에게 그런 장소를 요구해야 한다. 또 퇴로가 있어야 갑작스런 기상변화에도 대비할 수 있다. 발판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조황이 좋다 하더라도 내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크릴은 박스채 스티로폼박스에 담아간다
여름철 야영낚시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은 크릴의 보관이다. 크릴은 갓 해동될 때 아미노산 분비가 왕성하여 집어력을 발휘하므로 최대한 냉장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크릴은 부패하면 집어력이 떨어지고 악취를 참기 어렵다. 그러나 크릴을 쿨러에 담아가기란 불편하다. 대신 스티로폼박스에 크릴을 박스채 담아가면 이튿날 아침까지 싱싱하게 쓸 수 있다. 보통 성게를 담아 파는 큰 스티로폼박스(가격은 3천~4천원)라면 규격이 딱 맞다.

대상어종을 분명하게 정한다
야영을 하면 낚시시간이 길 것 같지만 피크타임은 해거름 두 시간, 아침 두 시간으로 무척 짧다. 그 시간에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낚시어종과 낚시방법을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찌낚시로 참돔이나 벵에돔을 노릴 것인지, 루어낚시로 농어나 볼락을 노릴 것인지, 미리 정하고 그에 맞는 포인트를 선정한 뒤 채비까지 세팅해둔 다음에 해거름과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

밤낚시 하기 전, 아침 기상 직후, 꼭 짐을 정리해둔다
야영낚시를 하다 보면 짐이 여기저기 분산되어 밤에 거치적거리거나 다음날 철수시각에 짐을 챙기느라 땀을 뻘뻘 흘리기 십상이다. 따라서 밤낚시를 하기 전에 짐은 높은 곳에 모아두고, 텐트는 미리 쳐놓고, 미끼와 낚싯대만 물가에 정리해두면 쾌적한 밤낚시를 할 수 있다. 또 아침에 눈을 뜨면 날이 밝기 전에 낚싯배가 오면 바로 실을 수 있도록 짐을 정리해두어야 철수시각까지 여유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낚시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철수할 때 급히 짐을 챙기느라 갯바위에 쓰레기를 지저분하게 흘려놓고 배에 올라타는 추태를 벌여선 안 되겠다.

해거름엔 얕은 곳, 아침엔 본류 근처를 노려라
물속이 어두워지는 해거름부터 초저녁 사이엔 물고기들이 갯바위 근처의 얕은 수심으로 접근한다. 참돔, 벵에돔, 감성돔이 갯바위에서 10m 이내 거리, 3~5m 수심의 얕은 여밭이나 홈통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벼운 채비로 띄울낚시를 해서 경사가 완만한 수중턱이나 수중여지대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아침에는 물고기들이 조류가 왕성하게 흐르는 곳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그러므로 가급적 채비를 멀리 던져서 본류가 흐르는 주변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아침에는 고기들의 부상도가 높으므로 깊이 노릴 필요가 없고 7~8m 수심층을 겨냥한 전유동낚시가 잘 먹힌다.

밤에는 과다한 밑밥 품질을 삼가라
밤에는 물고기들의 시야가 좁아지므로 밑밥에 의한 유인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과한 밑밥 품질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밤에 낚이는 고기들은 밑밥이 없어도 갯바위에 접근하는 고기들이므로 미끼만으로 고기를 유혹하고 밑밥은 극소량으로 발밑에만 품질해주는 것이 좋다.

농어 루어대와 3~3.5칸 민장대는 꼭 챙겨간다
대개 갯바위 야영낚시는 찌낚시에 주력하지만 이맘때는 농어 루어낚싯대는 꼭 챙겨가는 것이 좋다. 갯바위에 농어 떼가 들어왔는데 루어대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3칸이나 3.5칸 길이의 짧은 민장대(민물낚싯대가 적합하다)도 넣어 가면 좋다. 밤에는 갯바위 가장자리에 굵은 우럭과 개볼락, 볼락이 피어오르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 통영 국도 간여의 야영자리. 낚시인들이 편안한 자리를 골라 텐트를 일렬로 설치해 놓았다.

야영낚시 필수품목

●소형 텐트-가을엔 추위를 막아주는 용도로, 여름엔 모기를 막아주는 용도로 필수적이다. 비가 올 때도 텐트가 없으면 큰 고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칠 수 있는 1~2인용 텐트가 좋다.
●원터치 모기장-여름엔 텐트가 더울 수 있다. 작게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원터치 모기장이 있으면 좋다.
●에어매트-고정식 매트리스보다 입으로 공기를 불어서 펼칠 수 있는 에어매트가 좋다. 공기를 빼면 아주 작게 접을 수 있다.
●아이스박스-얼음과 식수를 보관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너무 큰 ‘대장쿨러’보다 30리터짜리가 좋다. 얼음과 물은 먹고 남아서 세안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의 양을 준비하는 게 좋다.
●해충기피제-모기를 쫓는 해충기피제는 필수다. 피부에 바르는 크림 타입과 스프레이식으로 뿌리는 타입을 모두 가져가면 좋다.
●랜턴과 배터리-깜박 잊기 쉬운 것이 랜턴과 배터리다. 중형과 소형, 손전등과 헤드랜턴 등 두 개 이상 준비하는 게 좋고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한다.
●즉석조리식품-요즘은 야영 짐을 줄이기 위해 끓는 물만 부으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즉석조리식품이 인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