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짜 산실 부남호
올해는 본류에서 먼저 터졌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중부지방 최고의 4짜터로 평가되는 부남호가 올해는 가지수로가 아닌 본류 연안에서 먼저 호황을 펼치고 있다.
▲ ‘붕어의 바다’ 부남호의 수면. 워낙 수면이 넓어 마치 바다에 붕어대를 펼친것 같다.
▲ 서산의 김동우, 박상준(우)씨가 동쪽 본류에서 낚은 마리수 조과.
“올해는 부남호가 일찌감치 만수위를 기록해 지류권의 호황을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무슨 이유에서인지 가지수로 조황은 예년에 미치지 못해 낚시인들을 본류로 안내했는데, 의외로 씨알이 굵고 마릿수도 좋았다.” 서산 공림낚시 최복림 사장의 말이다.
태안 안면대물낚시 안종인 사장은 “가지수로가 부진한 이유는 초봄 날씨답지 않게 연일 2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수심 얕은 가지수로에는 고수온 현상(?)이 생겨서가 아닐까 싶다. 대신 4월 중순이면 시작되는 본류에서 4짜붕어와 월척붕어들이 초봄에 출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안종인 사장은 “본류낚시는 대개 이맘때 많이 부는 서풍을 등질 수 있는 서쪽 연안에 많이 앉는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북동풍이 계속 불어 낚시인들은 자연스럽게 동쪽 연안으로 몰리게 되었고, 때마침 월척과 4짜 붕어가 동쪽 연안에서 활발하게 낚였다. 그러나 바람을 안고 서쪽에 앉았던 낚시인들도 좋은 조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산란을 준비하는 붕어들은 얕은 수초대로 먼저 붙기 때문에 봄 시즌 초반 낚시인들의 시선은 수초가 많은 가지수로에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초가 전혀 없는 본류에서도 낚시를 해보면 비슷한 시기에 붕어가 잘 낚인다는 게 최복림 사장의 주장이다. 씨알도 좋고 4짜 확률도 높다. 하지만 낚시인들은 수초가 발달해 있는 가지수로에 앉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래서 부남호 본류의 봄낚시 시도는 그동안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 동쪽 3번 제방 하류 연안. 취재 일에는 소문이 나지 않아 한적한 편이었다.
▲ 서산낚시인 김연환씨가 낚은 12마리의 조과 중 35cm 이상만 펼쳐놓았다.
▲ 취재일 일산의 박형섭씨가 낚은 4짜붕어.
▲ 갈마큰수로를 찾은 낚시인들. 이곳에서도 붕어가 간간이 낚였지만 월척은 귀했다.
▲ 기자와 동행한 일산의 박형섭씨가 해거름에 낚은 37, 41.5cm를 들어보이고 있다.
3번 제방 양쪽 연안이 올해 4짜 명당
4월 초 현재 부남호 본류의 동쪽(서산권)은 전 연안, 서쪽(태안권)은 2번 제방 주변과 3번 제방 쪽에서 낚시가 한창이다. 두세 마리 낚으면 한 마리는 4짜일 정도로 대물 확률도 높다. 문제는 오후면 어김없이 터지는 바람이다. 본류 연안은 바람이 세게 불면 낚시가 불가능하고 파도 때문에 찌를 보기도 어려워진다.
서산 방조제낚시 윤재필 사장은 올해 첫 4짜는 서쪽 연안에서 낚였다고 했다.
“부남호 4짜붕어는 지난 3월 9일 3번 제방 서쪽 연안의 제방 상류쪽(검은여수로 맞은편) 수초대에서 제일 먼저 낚였다. 2명의 낚시인이 4짜를 포함해 10여수씩 낚았다. 그 뒤 이틀 동안 마릿수 조과를 토해내더니 거짓말처럼 입을 싹 닫아버렸다. 이곳에 붕어가 제일 빨리 붙는 이유는 본류 연안이지만 수심이 얕고 수초가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 3일에도 한 사람이 그곳에서 22마리를 낚았는데, 대부분 월척이었다. 그 중 두 마리가 45, 42cm 붕어였다.”
그에 반해 동쪽 연안은 3월 중순이 지나서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동쪽 연안은 어디가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루 낚이고 있다. 1번 제방 위쪽 구간, 2번 제방 아래구간, 3번 제방 아래쪽 연안에서 고루 낚이고 있다. 특히 3번 제방 하류 쪽이 마릿수가 더 좋은 편이다. 지난 3월 26일에는 서산낚시인 한상옥씨가 이곳에서 월척 8마리를 낚았는데 한 마리가 4짜였다. 소문을 듣고 다음날 찾아갔던 서산낚시인 김연환씨도 12마리를 낚았는데, 그 중 두 마리가 4짜였다고 최복림 사장이 알려왔다. 그러나 외부에 소문이 나지 않아 아직은 한적한 편이라고.
기자와 동행한 박형섭씨 생애 첫 4짜
나는 최복림 사장에게서 낭보를 듣고 3월 30일 일요일 오후 3시경 부남호 3번 제방 동쪽 하류 구간을 찾아갔는데, 두 팀밖에 없었다. 낚춘사랑 회원 박형섭씨와 함께 나란히 앉아 2.5칸 이하의 짧은 대로 편성했다. 그러나 이날도 오후가 되니 여지없이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박형섭씨는 두 시간 동안 글루텐+지렁이 짝밥미끼로 28, 37, 41cm 세 마리를 연거푸 낚았다. 박형섭씨는 생애 처음 4짜를 낚았다며 아주 좋아했다.
최복림 사장의 말에 따르면 본류 연안낚시 시간대는 3월의 경우 한낮이 피크라고 했다. 기온이 많이 오른 11시부터 2시 사이에 잘 낚이고 그 뒤 해거름에 잠시 낚이다 밤이 되면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그러나 4월 중순이 지나면 밤낚시에도 붕어가 낚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낮 조황이 훨씬 좋은 편이다. 미끼는 짝밥을 제일 많이 사용하며 대물을 노려 새우를 사용하는 낚시인들도 있다.
그러나 본류낚시의 악재인 바람이 많이 불 경우 일렁이는 물결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찌 보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물결이 일다 잠시 멈출 때 입질이 자주 들어온다는 게 단골낚시인들의 말이다.
가지수로 낚시 전망
그럼 가지수로는 어떨까? 매년 그렇듯 서쪽 하류에 위치한 당암리수로에서 올해도 제일 먼저 붕어가 낚였다. 그러나 나흘도 가지 못하고 반짝 조황으로 끝나버렸다. 그 뒤 3월 초 동쪽의 봉락수로와 큰갈마수로에서 붕어가 비치기 시작했으나 조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저조한 조황 속에서 간간이 4짜 붕어는 낚였다. 간혹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씨알이 25~28cm으로 잘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지수로 중에서는 달산수로가 제일 늦게 입질이 붙었다. 4월에 들어서야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달산수로는 폭이 워낙 넓어 가지수로보다는 본류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방조제낚시 윤재필 사장은 “달산수로 중류쯤에 수로를 가로지르는 새 길이 만들어졌는데, 3월 한 달 내내 공사를 하느라 붕어가 잘 낚이지 않았다. 지금은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서 물길도 다시 연결되어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안면대물낚시 안종인 사장은 “달산수로는 다리 공사 원인도 있지만 3월 하순까지 물색이 맑았던 게 더 큰 불황 요인이었다. 물색은 4월에 들어서면서 몰라보게 좋아졌고,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는데, 날씨가 좋은 날은 개인당 10여수까지 낚는다. 대부분 월척으로 4짜까지 섞여 낚이고 있어 가지수로 중에는 최고의 조황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가지수로들은 4월 중순 이후 조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4월 말부터 배수를 시작하므로 사실상 올 봄 시즌은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단골낚시인들의 말이다. 배수기에도 본류 연안은 꾸준하게 붕어가 낚인다. 단지 마릿수 조과는 배수 전보다 많이 떨어진다.
■가는 길 부남호 우측 연안인 서산권은 서산시내를 지나 부석면까지 간 다음 당암리와 봉락리에서 진입하면 빠르다. 좌측 연안인 태안권은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나와 간월호 제방과 부남호 제방을 차례로 지난 다음 우회전해 올라가면 된다.
■조황문의 서산 공림낚시 010-4230-9980, 서산 방조제낚시 010-9007-8877, 안면도 대물낚시 010-6377-3435
TIP
부남호 본류 낚싯대 편성법
만수위에는 짧은 대, 갈수위에는 긴 대 유리
최복림 서산 공림낚시 대표
부남호는 본류가 워낙 넓다보니 많은 낚시인들이 수위에 상관없이 긴 대 위주로 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같이 만수위를 보일 때는 긴 대보다 2칸~2.5칸 사이의 짧은 대에 잦은 입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4대 이하로 적게 편성하는 게 좋다. 본류의 돌바닥에 사는 붕어들은 가지수로의 붕어보다 힘을 더 많이 쓰기 때문에 다대편성을 하면 끌어낼 때 다른 낚싯대와 엉키거나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긴 대밖에 없다면 45도 각도로 해서 갓낚시 방식으로 편성하면 된다. 물이 빠지기 시작하는 배수기에는 반대로 긴 대가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