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춘추 설문조사
한국낚시인들의 소비 패턴
응답자의 40% “낚시비용으로 1년에 200만원 이하 지출”
이영규 기자
지난 3월 7일~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낚시박람회장에서 낚시춘추는 ‘한국 낚시인들의 소비패턴’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낚시춘추 부스 방문객 445명이 설문에 응해주었다.
※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렸기 때문에 응답자의 86%는 경상도 거주 낚시인이었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를 전국 평균치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지역별 비율을 보면 부산을 포함한 경상도가 384명(86.8%), 경기도가 22명(4.98%), 서울이 14명(3.17%), 전라도가 16명(3.60%), 충청도가 6명(1.36%), 강원도 2명(0.45%)이었다. 이 비율은 국제낚시박람회 기간에 전시장을 찾은 전체 관람객의 비율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132명(29.7%)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18명(26.6%), 50대가 108명(24.3%), 30대가 86명(19.4%) 순이었다. 응답자 중 여성과 20대는 없었다.
낚시장르별로 보면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은 236명(53.1%), 민물낚시(붕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은 100명(22.5%), 루어낚시를 즐기는 낚시인은 26명(5.86%), 민물과 바다낚시를 모두 즐기는 낚시인은 82명(18.5%)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낚시인 중 바다낚시 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을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질문1 한 달간 평균 출조 횟수
4회 이상 40%, 1회 이하 13%
‘한 달간의 평균 출조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178명(40.09%)이 4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3회 이하가 108명(24.32%), 2회 이하가 102명(22.97%), 1회 이하가 56명(12.61%) 순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4회 이상이라면 주말마다 출조에 나선다는 얘기인데 2회나 3회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보다 월등하게 높은 비율이었다. 아마도 경상도가 바다와 근접해 있다 보니 시간, 거리, 비용 모든 면에서 편리한 출조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시 대연동에서 온 김명수씨(42세)는 “부산에서는 30분만 차를 몰고 가면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질문2 지난 1년간 낚시장비 구입비용
50만원 이하 42%, 300만원 이상 8%
‘지난 1년간 낚시장비 구입 비용’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184명(41.44%)이 50만원 이하라고 답했다. 100만원 이하가 154명(34.68%), 200만원 이하가 72명(16.22%), 300만원 이상이 34명(7.66%)으로 조사됐다. 생각보다 낚시인들의 구매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낚시장비 구입비용이 50만원 이하라고 답한 창원의 이종우씨는 지난 몇 년간 신제품 구입을 미루고 주로 중고낚시용품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째 신품 구입을 미루고 있다. 신제품보다 30퍼센트 정도 저렴한 중고낚시용품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다낚시와 민물낚시를 모두 즐긴다는 김용진씨는 최근 1년간 3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장비 구입에 지출했다고 말했다. “붕어낚싯대 세트를 구입하는 데 목돈이 들었다. 2칸 대부터 4칸 대까지 세트로 맞추니 300만원이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질문3 소득에서 낚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
10% 이하가 180명으로 가장 많아
‘소득에서 낚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묻는 질문에는 180명(40.5%)이 10% 이하라고 답했다. 5% 이하라고 답한 사람이 164명(37%), 20% 이하라고 답한 사람이 70명(15.8%), 30%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30명(6.75%)으로 조사됐다.
즉 설문에 응한 낚시인의 약 80%가 낚시비용으로 소득의 10% 이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4 1회 낚시 갈 때 쓰는 비용은?
10만원 이하 48%, 20만원 이하 25%
‘1회 출조할 때 쓰는 비용’을 묻는 질문에는 10만원 이하가 214명(48%), 20만원 이하가 110명(25%), 5만원 이하가 100명(23%), 30만원 이상이 20명(4%)으로 조사됐다.
부산의 최진섭씨는 “10만원이면 바다낚시 1회 출조비용으로 충분하다. 거가대교가 생기면서 거제도까지의 출조길이 1시간 이상 단축됐다. 통행료가 추가되기는 했지만 출조 길목에 있는 낚시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밑밥 값은 예전보다 30퍼센트가량 싸졌다. 그래서 과거 마산을 거쳐 거제도 장승포로 갈 때와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질문5 1년간 쓰는 총 낚시비용
200만원 이하 40%, 500만원 이상 10%
1년간 쓰는 총 낚시비용(출조비+낚시용품+기타 비용)은 얼마인가에 대해서도 물었다. 178명(40.27%)이 200만원 이하, 148명(33.03%)이 100만원 이하, 76명(17%)이 400만원 이하, 500만원 이상이 42명(10%)으로 조사됐다.
▶질문6 낚시용품 구입처
단골 낚시점에서 구입 60%,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 20%
‘낚시용품을 주로 어디에서 구입하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268명(60%)이 가까운 단골 낚시점에서 구입한다고 답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다는 사람은 88명(20%), 대도시 대형 낚시점에서 구입한다는 사람은 82명(18%), 낚시방송 홈쇼핑에서 구입한다는 사람은 6명(1%)이었다. 스마트폰 쇼핑앱에서 구입한다고 말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알려졌는데 아직까지는 단골낚시점에서 용품을 구입하는 비율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3배가량 높았다. 의외로 낚시방송 홈쇼핑과 스마트폰 쇼핑앱을 통해 낚시용품을 구입한다는 비율은 1% 이하로 낮았다.
▶질문7 낚시용품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
성능 58%, 브랜드는 11%
낚시용품 구입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256명(57.92%)이 성능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 다음은 가격으로 128명(28.51%), 브랜드는 50명(11%), 디자인은 6명(1%), 기타 의견은 4명(0.905%)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서 보듯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성능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브랜드의 명성이 구입 욕구를 좌우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바다낚시를 즐기는 부산의 민철홍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낚싯대 구입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게 브랜드였다. 그러나 지금은 유명 브랜드보다 신생 브랜드에서 만든 낚싯대가 더 좋은 품질 평가를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질문8 낚시용품 구입 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본인의 판단 46%, 주변 낚시인의 평가 29%
‘낚시용품 선택 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204명(45.95%)이 본인의 판단에 따른다고 답했다. 그 다음은 주변 낚시인의 평가가 130명(29.28%), 유명 낚시인의 평가가 60명13.51%), 인터넷 사용 후기가 44명(10%), 기타 의견이 6명(0.01%) 순이었다. 낚시는 개인의 주관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는 취미 중 하나인데 용품 선택에도 그런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인터넷 사용 후기를 참고한다는 견해는 전체 의견의 10%에 불과했다.
▶질문9 낚시용품 가격에 대한 생각
타 레저용품에 비해 비싸다 55%, 적당하다 40%
‘낚시용품 가격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248명(55.9%)이 타 레저용품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적당하다고 본다는 견해가 178명(40.3%), 18명(4.05%)이 타 레저용품에 비해 싸다고 말했다.
진해에서 온 유명희씨는 타 레저용품보다 낚시용품이 비싸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급 등산복과 낚시복은 이제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낚시인들이 등산복보다 낚시복이 더 비싸다고 느끼는 이유는 품질을 딱히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명 브랜드의 등산복은 일단 품질을 믿고 입는 반면 낚시복은 최고급 브랜드가 아니면 비싼 돈을 주고 사기를 꺼린다”고 말했다.
▶질문10 갖고 있는 낚싯대와 릴의 수입품 비율
10% 이하가 170명, 40% 이상 136명
‘갖고 있는 낚싯대와 릴 중 수입품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물음에는 170명(38.29%)이 10% 이하라고 답했다. 30% 이하라고 답한 사람은 138명(31.08%), 40%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136명(30.63%)이었다.
이 질문에는 바다낚시인과 민물낚시인 간의 차가 컸다. 민물은 주요 낚시용품의 대부분이 국산인 반면 바다낚시는 릴과 릴낚싯대 같은 핵심 장비에서 수입품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질문11 낚싯대 사용 기간
2~3년 48%, 1년 이하 9%
‘현재 갖고 있는 낚싯대는 구입 후 몇 년째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2~3년이라고 답한 사람이 216명(48.7%), 4~7년이라고 답한 사람이 144명(32.4%), 8년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44명(9.91%), 1년 이하라고 답한 사람이 40명(9.01%)로 조사됐다.
2~3년이라는 답이 전체 의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점은 낚시인들의 장비 교체 주기가 과거에 비해 짧아졌음을 의미한다. 민물 붕어낚시와 바다낚시를 모두 즐기는 김호영씨는 “요즘 낚시인들은 장비를 구입하면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그러나 오래 쓰기 위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한 번 산 낚싯대를 10년 이상 소유했지만 지금은 최대한 깔끔하게 쓰다가 중고로 팔고 새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