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답의 배스터

부안 영은천

개천에서 용 낚다

유영택 멋진인생 대표

▲박재범 프로가 섈로우 크랭크베이트로 히트한 배스를 보여주고 있다.

바낙스 박재범 프로와 함께 2월 28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있는 영은천을 찾았다. 봄 시즌 빅배스 촬영지를 물색하다가 찾은 영은천은 부안군 우금산 자락에서 발원해 서해로 흘러드는 소규모 하천이다. 2년 전 배스낚시 촬영을 왔다가 오후 늦게 잠깐 들러 중치급 배스를 확인했던 곳이다. 지금쯤이면 배스가 몰라보게 커졌을 것이라는 추측만으로 박재범 프로와 함께 다시 찾은 것이다.

박재범 프로도 당황한 수심

영은천은 사진에서 보듯 매우 좁은 개천 수준이지만 하류로 내려가 주상천과 합류되면 제법 큰 강을 이룬다. 시기가 산란을 앞둔 초봄인 만큼 상류권이 유력할 것이라는 판단에 우리는 언독교 일대를 찾았다. 언독교 일대는 영은천의 하류에 속하지만 언독교 부근까지만 수량이 풍부해 낚시터로는 상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안내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박재범 프로가 다소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수로의 폭이 너무 좁았고 다리 밑은 아예 바닥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얕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재범 프로는 곧바로 미소를 지었다. 배스낚시 베테랑인 그는 이런 유형의 포인트를 수없이 경험하다보니 이곳이 손 안 탄 미답지이자 배스 소굴이라는 것을 눈치 챈 듯했다. 
박재범 프로는 언독교 바로 밑부터 탐색을 시작했다. 다리 바로 밑에는 의외로 크고 작은 돌들이 많이 깔려있었다. 원래 감탕 바닥이 많은 타 수로와 대조적이었다. 수로 중심부까지 크고 작은 돌들이 잠겨있는 것을 확인한 박재범 프로가 섈로우 크랭크베이트와 립리스 크랭크베이트(바이브레이션)를 꺼내들었다. 루어를 일부러 돌에 부딪혀 그때 유발되는 리액션 바이트로 배스를 공략하려는 의도였다.

▲언독교에서 바라본 영은천. 폭이 10m에 불과한 개천 수준이지만 런커급 배스가 서식하고 있다.

물속 돌에 부딪힌 후 스테이 유지할 때 입질

바낙스 콤파스 7ft 미디엄 라이트 릴대에 기어비 6.6대 1의 아폴로 MG 베이트릴을 사용해 섈로우 크랭크베이트를 캐스팅하자 불과 몇 번의 캐스팅에 40cm급 배스가 히트됐다. 박재범 프로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쉽게 큰 배스가 히트될 줄은 몰랐다는 듯 놀라는 표정이다. 박재범 프로는 대부분 입질이 리액션 바이트였다고 말했다.
“바닥에 돌이 많은 것을 느낀 후 돌 틈마다 배스가 많이 은신해 있을 것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이런 여건에서는 빠르게 루어를 감아 들이는 것보다 천천히 감아 들이며 오랫동안 스테이 시키는 게 유리합니다. 일단 돌무더기에 일부러 부딪힌 후 스테이 시키는 과정에서 배스가 달려들게 돼 있죠.”
이후 30, 42, 45cm가 연타로 걸려들더니 마지막에는 50cm가 넘는 런커급까지 걸려들었다. 오전 4시간 동안 거둔 조과치고는 정말 보기 드문 호황이었다. 개천 같은 샛수로에서 런커급 배스를 걸어낸 박재범 프로는 “개천에서 용을 낚은 기분이다”라며 즐거워했다.
이곳 영은천 외에도 인근 주상천과 연결되는 크고 작은 샛수로에는 모두 배스가 서식하고 있다는 게 현지 낚시인들의 얘기였다. 따라서 영은천을 찾았다가 조황이 시원치 않을 때는 인근 수로들로 장소를 옮겨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불과 10분 거리에 떨어진 청호지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박재범 프로가 영은천의 수문 위에서 배스를 공략 중이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를 나와 부안 방면으로 진입, 총 10km 정도 달리면 봉황교차로를 지나 신흥교차로에 닿는다. 신흥교차로에서 우측 언독리 방면으로 빠져 굴다리 밑에서 좌회전한 뒤 두주막삼거리에서 하서 방면으로 우회전, 약 300m 가면 대교삼거리(실제로는 사거리)가 나온다. 전방의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 약 1m 가면 언독교가 나온다. 내비에는 ‘언독교’ 또는 부안군 하서면 언독리 69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