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남녘 원정, 2월이 적기다
원정길에 알아두면 좋은
전문가 4인의 어드바이스
“강풍 피하고 지렁이는 넉넉하게”
임연식 서울 대림낚시 대표?DIF레포츠 필드스탭
출조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기상 여건이다. 2~3월에 낚시를 방해하는 큰 적은 바람.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먼 길을 나섰는데 대를 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강풍이 분다면 낭패일 것이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거나 기상청 앱을 활용하면 주말은 물론, 한 달간 날씨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바람의 방향, 풍속 등을 체크할 수 있다. 만약 출조 기간에 초속 5m의 강풍이 분다면 낚시 자체가 어려우므로 출조를 피하는 게 좋다. 초속 3m 이하가 되어야 낚시하기에 무리 없는 풍속이다.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연계 출조지를 세 곳 정도는 미리 정해놓기 바란다. 보통 한 지역에서 입질이 없을 경우 그 주변 낚시터들도 조황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남에 한 곳, 영암에 한 곳 이런 식으로 다음 출조 후보지를 정해놓으면 조황이 나쁠 경우 신속하게 낚시터를 옮겨 다닐 수 있어 좋다.
미끼는 넉넉하게 챙겨 간다. 2월은 배스와 블루길 성화가 별로 없긴 하지만 3월로 접어들면 상황이 바뀌어 외래어종 성화도 늘어나고 지렁이가 모자라 곤란할 경우도 생긴다. 1인당 하루 두 통 정도 준비하면 적당하다.
“글루텐도 꼭 챙겨 가시길”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2월엔 수로를 주로 찾게 되는데 대형 간척호의 가지수로나 그보다 더 좁은 샛수로를 찾게 된다. 낚시터를 고를 때는 물색을 살피고 가장 탁한 곳에 앉는다. 15cm 길이의 찌톱 밑의 흰 몸통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라면 최고의 물색이다. 이 정도 물색이라면 찌가 겨우 서는 수심이라도 입질이 들어온다. 금호호 화원수로의 경우 40~50cm의 수심에서도 입질이 들어온다.
최고의 미끼는 지렁이이긴 하지만 글루텐을 함께 갖고 가길 권한다. 영암호와 금호호는 글루텐의 효과가 뛰어난 곳이다. 연호수로, 문수포수로, 남산포수로 등에서 글루텐을 사용해 재미를 봤다. 이 시기엔 반드시 수초대에서만 입질이 들어오는 게 아니어서 맨바닥과 수초를 고루 노리게 되는데 맨바닥의 경우 지렁이와 글루텐 짝밥을 쓰곤 한다. 조황이 좋아서 낚시인 전체가 고루 입질을 받는 상황에선 지렁이만 써도 되지만 입질이 약하거나 조황이 부진할 때 글루텐을 써서 입질을 받아낸 경험이 많이 있다.
글루텐을 쓸 때는 조금 묽게 쓰는 게 좋다. 글루텐은 1:1 비율로 물을 섞어 쓰는 게 기본 배합요령이지만 낚시인들은 보통 물을 적게 넣어 이보다는 되게 쓴다. 나는 오히려 물을 조금 더 넣어 1:2 비율로 묽게 사용한다. 묽게 쓰면 입질이 약할 때 반응이 더 빠르게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감도 높은 채비를 활용하라”
김태우 방랑자닷컴 대표
남녘 원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출조다. 일단 내려갔다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본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낚시해야 한다. 요즘은 남녘도 입질시간대가 바뀌어 낮낚시가 잘 된다곤 하지만 밤에도 분명 입질이 들어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밤낚시를 하고 낮 입질을 노리는 식으로 일정을 잡는다. 밤에 조금 눈을 붙이고 낮에 집중한다거나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장의 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다. 첫날 입질 상황을 파악한 뒤 다음날 낮에 집중할지 아니면 밤에 노릴지 낚시 집중 시간대를 정한다.
남녘 원정에서 꼭 체크해야 할 사항이 날씨다. 기온이 조황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높아 따뜻한 날씨가 지속될 때 조황이 좋다. 2월 말부터 3월 초의 날씨는 쌀쌀할 때가 많고 어떨 때는 5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도 있는데 이런 기온에서는 입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가장 조황이 좋은 날은 따뜻한 날이 지속되다가 추워지기 직전이다.
채비는 방랑자채비와 같은 가볍고 감도가 높은 채비와 대물채비를 섞어서 쓰는 게 좋다.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영암·금호호는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된 곳이다. 외래어종이 유입된 낚시터가 그렇듯 입질이 약하다. 기온이 떨어질 때엔 붕어의 입질이 더욱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입질을 잡아낼 수 있는, 방랑자 채비를 비롯한 감도 높은 채비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산란 특수처럼 수초대 주변에서 붕어 입질이 쇄도하면 가벼운 채비를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대물채비를 활용하여 수초 가까이 붙여서 입질을 노린다.
“수초에 너무 붙이려 하지 마라”
김중석 천류 필드스탭 팀장
2월엔 저수지보다는 수로에서 좋은 조황을 만날 확률이 높으며 수초대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정하게 된다. 수로는 맹탕지역처럼 보이지만 바닥엔 이미 말풀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채비가 수초에 걸려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므로 낚싯대를 세팅하기 전에 바닥 상황부터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말풀은 무더기의 중앙을 노리지 말고 말풀 군락과 군락 사이의 빈 공간을 가벼운 채비로 노려본다. 붕어는 말풀 위보다도 말풀 사이사이로 생긴 통로로 지나다니는 습성이 있고, 그곳에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연안에 수초대를 끼고 대편성을 할 경우 수초 종류에 따라 편성방법을 달리 한다. 부들과 갈대는 최대한 수초대에 붙여서 찌를 세우고, 갈대는 빼곡히 자라는 갈대보다 산발적으로 듬성듬성 자라는 갈대가 이 시기에 훌륭한 포인트가 된다. 덩치 큰 붕어는 비좁은 갈대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것보다 어느 정도 트인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수초는 산란기 붕어가 알을 붙이는 장소이므로 가급적 제거하지 않고 빈 공간을 노려 찌를 세워야 한다.
뗏장수초 포인트에서는 뗏장수초에 바짝 붙이지 말아야 한다. 하절기에 무성하게 자라있던 수초 끝부분이 겨울엔 삭아내려 가라앉기 때문에 바닥이 저저분하다. 그러므로 뗏장수초 끝에서 대략 50cm 정도 떨어져 찌를 세우면 입질을 받아낼 확률이 높다. 또 이 시기 붕어는 수초 속으로 파고들지 않고 언저리에서 움직인다.
실제로 지난해 2월 호황을 보인 영암호 문수포수로에서는 뗏장수초에 바짝 붙인 찌에서는 입질이 없었고, 50~70c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많은 입질이 들어왔으며, 지난 1월 말부터 호황을 보이고 있는 금호호 연호수로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