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섬붕어 현장
증도 중앙수로의 월척 파티
김경준 객원기자 트라이캠프,EG코리아 필드스탭
신안군은 내수면 낚시휴식년제에 의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안군내 낚시터 12개면 중 지도읍, 임자면, 증도면(사옥도 포함)만 낚시를 허용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1년 동안은 자은도, 암태도에서만 낚시가 허용된다.
▲ 취재팀이 낚시한 중간다리 위쪽 연안. 증도 중앙수로에서 유일하게 전깃줄이 없는 곳이다.
1월 하순 남녘 취재를 위해 고흥까지 내려갔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붕어가 나올만한 곳을 찾아 무안군과 신안군 지도 쪽으로 안테나를 돌리고 있는데 마침 전남 광주에 사는 유광호씨가 낭보를 알렸다.
“며칠 전 증도 중앙수로를 다녀왔는데 마릿수는 그리 많이 낚지 못했지만 대부분 월척이었다. 최대 38cm까지 낚았다.”
전화를 끊고 곧바로 출조 계획을 잡았다. 전주에 사는 후배 이성만과 함께 설 명절(1월 31일) 아침, 차례를 지내자마자 증도로 출발했다. 어제까지 나흘 동안 영하의 날씨를 보여 출조할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오늘은 너무 따뜻해 가는 내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마치 봄 한가운데 와 있는 듯했다.
우리는 지도와 사옥도를 거쳐 증도에 진입했다. 2010년 3월 증도대교가 개통되면서 사옥도를 거쳐 증도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되어 편리해졌다. 증도 입구에는 입장료 1천원을 받는다고 표시되어 있었으나 명절이라 그런지 돈을 받는 사람이 없어 그냥 통과했다.
▲ 광주 빛고을낚시 회원 홍도영씨가 월척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전봇대 없는 중간다리 주변이 포인트
오후 3시경 우리는 유광호씨가 낚시를 했다는 중앙수로 중간쯤에 있는 다리에 도착했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빨리 왔을까? 수로에는 낚시인들이 보이지 않았다.
중앙수로는 증도대교를 건너면 도로 우측에 쭉 이어지는 일자형 수로다. 길이는 총 2km가량 된다. 수로 폭은 15m 정도 되며 도로변 쪽 연안은 갈대가, 건너편 농로 쪽으로는 뗏장과 삭은 부들이 자라 있었다. 도로변 쪽은 경사가 심하고 앉을 자리도 많지 않은 반면 농로 쪽은 앉을 자리도 많고 자리도 편해보였다. 수심을 체크해보니 수로 중간은 3m, 연안은 1m가량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연안을 따라 전깃줄이 설치되어 있어 짧은 대가 아니면 낚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앉은 자리는 유일하게 전깃줄이 없는 곳이어서 상관없이 낚시를 할 수 있었다. 그 연안 길이는 50m 정도 되었다. 유광호씨는 “봄철에는 산란을 하기 위해 붕어들이 연안 수초에 붙기 때문에 수로 전역에서 붕어낚시가 가능하다. 그런데 요즘 같이 추운 겨울에는 수로 중앙의 깊은 곳을 노려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4칸 대 이상의 긴 대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전깃줄이 있는 곳에서 낚시하려면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40~52대로 낚싯대를 편성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낮에는 생각보다 입질이 없었으며 해 질 무렵이 되어서야 입질이 오기 시작했는데 3~4치 붕어들만 걸려들 뿐 큰 붕어들은 낚이질 않았다. 잔챙이도 44대 이상 긴 대에서만 입질이 왔다. 미끼를 지렁이에서 옥수수로 바꿔 보았지만 마찬가지. 씨알이 너무 잘아 낚는 족족 방생하였다.
말풀 없는 맨바닥에서만 월척이
▲ 취재 둘째날 오전 광주낚시인 김대중씨가 34cm월척을 낚고 좋아하고 있다.
◀ 전주에 사는 후배 이성만씨가 월척을 낚아 겨우 체면을 세웠다.
▲ 긴 대 위주로 낚싯대 편성을 한 김대중씨의 낚시자리.
▲ 미끼의 함몰을 방지하기 위해 덧바늘을 달았다.
자리를 옮기자니 연안좌대 위에 텐트까지 치고 다대편성을 해놓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단의 조치로 봉돌 위에 덧바늘을 달아서 사용해보았다. 그제야 좀 더 큰 7~8치 붕어들이 낚이기 시작했다. 오후까지 우리 자리에서는 월척붕어가 나오지 않았고 해거름이 되어서 김대중씨는 철수했다.
오후에 낚시인들은 계속 들어왔고, 전깃줄이 없는 구간은 더 이상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 후에 들어온 낚시인들은 하류 쪽 전깃줄이 있는 연안에 앉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아침, 전날 오후에 들어와 김대중씨 자리를 물려받았던 함평의 김종원씨가 32, 33cm 월척 2마리와 8치급 붕어를 더 낚았다. ‘이럴 줄 알았으며 어제 오후 체면 불구하고 김대중씨 자리로 옮겼어야 했는데….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었다. 설상가상 김종원씨 바로 옆에 앉았던 광주의 홍도영씨도 비슷한 씨알의 월척붕어를 낚았다. 제일 먼저 들어와 자리를 선점한 우리만 잔챙이와 씨름하며 애를 태워야 했다.
점심 무렵 필자의 후배 이성만씨가 제일 긴 5.1칸대로 32cm 붕어를 낚아 겨우 체면을 세웠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다음날 출근을 위해 미련을 애써 떨치고 철수길에 올랐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북무안나들목을 나와 24번 국도를 타고 현경면을 지나 지도읍까지 간다. 지도읍 지도사거리에서 증도 우전해수욕장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사옥도를 지나 증도대교를 건너면 바로 도로 우측에 중앙수로가 길게 이어진다. 수로 입구에서 상류 쪽으로 800m 정도 가면 중간 다리가 나오고 다리 건너편으로 취재팀이 낚시했던 전깃줄 없는 연안이 보인다.
▒ 조황문의 무안 서해안낚시 061-454-7276
+++++++++++++++++++++++++++++++++++++++++++++++++++++++++++++++++++++++++++++++++++++++++++++++++++++++
증도 중앙수로 전망
산란기인 3월 한 달이 피크
김동수 무안 서해안낚시 대표
증도에는 중앙수로 외에 우전리수로, 증도수로 등이 유망한 낚시터다. 그러나 올 겨울에는 중앙수로 외에 조황을 보이는 곳이 없어 낚시인들이 중앙수로만 찾고 있다. 증도 수로들은 초겨울부터 4월 중순까지 좋은 조황을 보이는데 특히 2월 하순부터 한 달 동안 이어지는 붕어 산란기에는 수온 상승과 함께 붕어들의 입질이 살아나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는 시기로 이곳에서는 귀한 4짜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3월 이후에는 밤낚시도 잘되는데 새우와 참붕어도 잘 먹힌다. 이때는 채비를 수초에 붙이는 게 좋아 지금처럼 굳이 긴 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입질 시간대는 아침 동이 튼 직후부터 서너 시간이 피크. 낮에도 다문다문 입질이 온다. 산란이 끝나고 5월에 들어서면 큰 씨알은 보기 힘들어지며 낚시인들의 발걸음이 한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