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불법 그물 판별하는 법

투망, 3중자망은 그 자체로 불법그물

허가 없이 설치한 그물 훨씬 더 많아

저수지나 강으로 출조하면 도처에 정체불명의 그물이 쳐져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그물들이 합법적인 것인지, 불법 그물인지 알기 어렵다. 내수면에서는 어떤 그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합법적 그물과 불법적 그물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내수면은 바다와 달리 인공으로 댐, 저수지 등을 조성하기 때문에 수면관리자(사유수면의 경우 그 주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관리자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이며, 자연지(공유지)의 경우 국가 소유이므로 관리자는 해양수산부나 시도군청이 된다. 그러므로 내수면에서 어업을 하려면 수면관리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내수면어업을 원하는 어부가 해당 시도군청에 사용허가를 신청하면 시도군청이 수면관리자와 협의하여 허가하는데, 면허어업과 허가어업으로 나뉜다.
면허어업은 일정 수면에서 독점 어업권을 가지는데, 공동어업·정치어업·양식어업 등으로 이뤄진다. 허가어업은 수면을 독점하지 않고 일정 구역의 어업권을 허가 받아서 그물을 놓을 수 있다. 우리나라 내수면어업의 대부분은 허가어업이다.

내수면 그물은 대부분 자망과 각망(정치망)

내수면 어업은 크게 자망(걸그물)을 사용하는 자망어업과, 흔히 ‘정치망’이라 불리는 각망(통그물)을 설치하는 각망어업으로 나뉜다. 기타 종묘채포어업, 주낙, 패류채취어업, 낭장망어업이 있으나 최근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낚시인들이 흔히 말하는 ‘정치망’은 그물의 종류가 아니라 그물이 설치된 형태를 말한다. 즉 자망도 정치망이 될 수 있다).
●자망 : 고기의 몸둘레보다 작은 구멍을 낸 그물을 물고기가 다니는 길에 쳐서 고기가 그물에 꽂히게 하여 잡는 방식이다. 낚시인들이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의 그물이다.
●각망 : 연안이나 깊은 바닥에 설치해 물고기가 그물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이다. 각망에는 소형 통발부터 큰 저인망 통발까지 다양한 것이 있다.

자망 그물코 규정 지역마다 달라 혼선

그렇다면 불법그물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내수면어업법에서는 2010년부터 투망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즉 투망을 치는 자는 처벌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반두나 쪽대,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것도 불법이지만, 예외적으로 이 같은 형태들은 어업이 아닌 유어행위로 보고 관례상 단속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관례상 단속을 안 할 뿐이지 신고를 하면 단속될 수 있다.
2중 3중 자망도 불법그물이다. 일명 ‘촉고’로 불리는 3중 자망은 덧망+속망+덧망 구조로 속망 그물이 촘촘해 작은 고기도 모두 걸리는 문제가 있어서 1998년부터 사용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어부들이 많다. 내수면의 자망은 거의 ‘촉고’다. 1겹 자망은 물고기가 잘 걸리지 않고 약해서 쉽게 찢어져 어획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3중 자망에 대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도 3중 자망이 불법인 줄 모르고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는 낚시인들의 신고로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그물코(그물구멍)가 규정보다 작은 그물도 불법이다. 그런데 내수면에서 그물코에 관한 규정은 내수면어업법 시행령에서 ‘낭망과 각망의 그물코를 24mm 이하를 사용할 수 없다. 빙어를 조업하는 경우 그물코가 8mm 이하인 그물을 사용할 수 없다’라는 규제만 있을 뿐 다른 규제는 없다. 또 자망이나 기타 어구는 각 시도 조례로 법규를 만들어 따로 정하기 때문에 지역마다 규정이 다르다. 의암호의 경우 자망은 그물코를 100mm 내외로 하며, 길이는 50m로 규제한다.
1인당 설치할 수 있는 그물 양을 초과하여 설치하는 것도 불법이다. 그런데 어부들은 거의 허가 할당량의 3~4배, 많게는 10배 이상의 그물을 설치한다. 가령 아산호(평택호)의 경우 아산호 내수면어업계에 소속된 어민은 20명이며 1인당 5통의 그물만 허가사항이라서 총 100통을 넘길 수 없는데도 무려 700여 통의 그물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아산시에선 아산호 어촌계의 자율관리에 맡기고 있을 뿐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 아산호뿐 아니라 내수면 어업은 각 지역 어촌계의 자율관리로 운영되고 있어서 어민들이 담합하여 불법을 저지르면 막을 길이 없다.

소류지에 설치한 그물은 무허가일 가능성 높다
어업허가가 나지 않은 수면에 설치한 그물도 불법이다. 대표적으로 상수도보호구역이 어업금지 구역이다. 상수도보호구역이라고 표지판을 세워 고지하고 있는 곳 주변의 그물은 모두 불법이므로 신고대상이 된다. 그 외 환경관리법으로 지정한 철새도래지나 하천법으로 지정한 농수로, 수산자원관리법으로 지정한 생태보호구역 등도 특정구간을 정해서 어업허가를 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어업을 하는 데 있어 수면적에 대한 제한은 없다. 즉 작은 소류지라도 허가만 받으면 양식업을 하거나 그물을 칠 수 있다. 그러나 어자원이 적은 소류지에 어업허가를 신청하는 어부는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3만평 이하의 소류지에 설치한 그물은 대부분 불법 그물이라 봐도 되며, 발견 즉시 관할 시군청에 신고하여 불법인지 적법인지 확인한 뒤 불법이라면 단속 철거를 요구해야 한다.

어민 감소하는데도 불법어구는 증가?

현재 내수면 어민은 점점 줄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수면의 어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허가 받지 않은 사람들이 불법으로 어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불법어로자들은 대부분 해당 저수지 근처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며, 마치 공유수면의 물고기가 마을주민들의 것인 양 무허가 그물을 쳐놓고 낚시인들을 쫓아내기까지 한다. 낚시인들은 내수면 도처에 설치된 그물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어자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불법그물인지 적법그물인지 구분하여 불법일 경우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면허로 어업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2중, 3중자망을 사용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 그물코 크기 제한을 위반해도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자망을 걷어 올리고 있는 어부. 어업이 허가되지 않은 곳이거나 3중망을 사용하는 경우 불법이라 신고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