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막대찌낚시
1 막대찌낚시의 매력
구멍찌의 한계에 도전한다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갯바위 찌낚시에는 크게 구멍찌와 막대찌 두 종류가 쓰인다. 구멍찌의 경우 제로찌낚시, 전유동, 반유동, 잠길찌낚시 등 다양한 장르의 낚시를 즐길 수 있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막대찌에 비해 조류를 잘 타고 채비 조작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그에 반해 막대찌는 투박해 보이고 채비 조작도 단순해 젊은 층은 나이 많은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낚시라며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 한 낚시인이 막대찌 채비를 보여주고 있다.
▲ 원투력을 높이기 위해 개조한 자립막대찌들.
그러나 막대찌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막대찌를 사용하는 이유는 예민성, 시인성, 빠른 채비 입수 등 구멍찌가 갖고 있지 않은 장점 때문이다.
막대찌를 가장 즐겨 사용하는 곳은 거제와 통영, 삼천포, 남해, 여수 등 남해동부권에 밀집되어 있다. 그 외에 추자도 같은 원도권에서 먼 거리의 본류를 노릴 때도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막대찌 고수인 남해휴게소낚시 하태암 사장은 “막대찌는 원투력도 좋지만 시인성이 탁월하고 예민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원투낚시 유행은 급감하는 어자원 때문
최근 막대찌 마니아들은 막대찌 최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예민성보다는 원투력에 중점을 두고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원투력이 우수한 고부력의 대형 자립막대찌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구멍찌보다 부피도 크고 무거워 잘 날아가는 장점 때문이다.
그래서 남해도 같이 먼 곳을 노려야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곳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원투낚시용으로 막대찌를 즐겨 쓰고 있으며, 다른 지방에서는 바닥층을 집중적으로 노린다거나 예민한 입질을 간파하기 위해서 막대찌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원투낚시가 유행하고 있는 원인은 갈수록 감소하는 어자원 때문이다. 거제낚시인 손진철(전 거제 지세포바다낚시 대표)씨는 “거제 동부권은 전역이 막대찌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해금강과 구조라 일원에서는 막대찌가 아니면 감성돔을 낚기 힘들다. 조류가 센 이유도 있지만 아침저녁이 아니면 감성돔들이 가까이 붙지 않고, 한낮에는 본류나 물골에 태워야 감성돔이 잘 낚이는데, 이런 곳은 물살이 빨라 채비를 내리기도 어렵고 찌도 잘 보이지 않아 구멍찌로 공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투력이 좋은 자립형 막대찌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찌 애호가인 여수 한일낚시 김한민 사장은 “요즘 같은 저수온기에는 금오열도 같은 곳에서도 원투낚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근거리에서 감성돔을 낚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내야 만족스런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 곳은 삼사십미터를 훨씬 넘는 곳에 산재해 있어 잘 날아가는 막대찌를 사용하면 유리하다. 설령 이곳까지 구멍찌로 던질 수 있다고 할지라도 찌가 잘 보이지 않고 입수속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해도를 즐겨 찾는다는 진주낚시인 조광시씨는 “우리는 원투력을 높이기 위해 개조한 막대찌를 쓴다. 반자립찌나 비자립찌에 봉돌을 집어넣어 원투력을 높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투력 외에도 막대찌의 매력은 많다. 거제 지세포 낚시천국 김정욱 사장은 “막대찌는 구멍찌에 비해 입수저항이 적어 빠르게 깊은 수심까지 채비를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거제도 같이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른 곳에서 막대찌 사용은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막대찌의 6가지 장점
1 찌톱이 많이 노출돼 시인성이 높다. 솔리드톱이 2mm부터 6mm까지 시중에 나와 있어 눈이 나쁜 사람은 자신의 시력에 맞춰 쓸 수도 있다.
2 자립막대찌의 경우 구멍찌보다 무겁게 만들 수 있어서 원투하기에 유리하다.
3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덜 받는다. 구멍찌는 수면에 나와 있어 약간의 바람에도 밀리며 높은 파도에는 좌우로 까불어 입질 보기가 어렵다. 그에 반해 막대찌는 수면 아래 잠긴 상태로 있어 채비가 안정되어 파도나 바람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4 저수온기에 위력적이다. 채비의 안정으로 조류에 쉽게 밀리지 않아 감성돔 활성도가 급격히 떨어져 활동 반경이 적은 감성돔 입 가까이에 미끼가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해주어 좀 더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5 빠른 채비 교체도 장점이다. 구멍찌는 원줄을 자르고 채비를 다시 해야 하지만 막대찌는 원줄을 자르지 않고도 홀더에 꽂혀 있는 스냅도래를 풀어 찌만 바꿔주면 된다. 수중봉돌도 파이프에 연결된 추를 살짝 밀어내고 다른 추를 끼워 넣기만 하면 된다.
6 챔질 타이밍을 쉽게 잡을 수 있다. 미세한 입질에도 찌가 쑥 빨려들기 때문에 챔질 타이밍을 잡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