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낚시춘추 낚시최대어상 심사

바다 7개 어종 무더기 신기록

민어·황점볼락·열기·붉벤자리 신규등록 

이영규 기자

2013년 낚시최대어상 심사에 참석한 심사위원들이 본지가 제출한 어종별 계측 사진을 보며 기록을 심사하고 있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낚시춘추 주최 ‘낚시최대어상’ 심사가 지난 12월 27일 열렸다. 이번 심사에는 민물 9개 어종, 바다 22개 어종이 경합을 벌였다. 심사 결과 바다 부문에서 7개 어종이 신기록을 경신했고 신규 어종으로는 민어, 황점볼락, 열기, 붉벤자리가 새롭게 등록됐다.
이번 심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심사 대상어의 수와 기록 모두 바다 어종이 월등했다는 점이다.
삼치, 넙치(광어), 점농어, 갈돔, 노랑볼락, 쏨뱅이, 쥐노래미 등 7개 바다 어종이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반해 민물 부문에서는 단 한 어종도 기록을 경신하지 못해 이채로웠다.
신기록 경신 어종들은 바닷고기 중에서도 모두 바다루어낚시 어종이다. 최근 몇 년 새 폭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바다루어낚시 인구의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루어낚시의 보급으로 과거보다 어종은 더욱 다양해졌고 기록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민물 부문

토종붕어는 경주 품산지산 53.3cm 최대어

민물낚시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토종붕어 부문에서는 김정환씨가 2013년 9월 23일에 경주 품산지에서 낚은 53.3cm가 최대어로 선정됐다. 2위 기록인 53cm(고재욱, 경북 칠곡 하빈지)와는 불과 0.3mm 차이여서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다.
김정환씨가 53.3cm를 낚은 품산지는 경부고속도로 건천IC 바로 옆에 있는 3만9천평짜리 평지지다. 2012년 오름수위 때 51cm가 두 마리 낚인 후 1년 만에 53.3cm가 낚였다. 김정환씨는 전통 바닥낚시 외바늘 채비에 옥수수 두 알을 꿰었다. 김정환씨는 토종붕어 부문 최대어상과 함께 낚시춘추와 비바붕어가 공동제정한 ‘한국토종붕어 빅 더비’상도 함께 수상하게 됐다.  
떡붕어 부문에서는 원유주씨가 용인 송전지에서 5월 22일에 낚은 53cm가 최대어가 됐다. 원유주씨가 53cm를 낚은 곳은 송전지 상류 건너편의 일명 ‘산 밑’ 포인트로 매년 5월 중순이면 그가 단골로 찾던 포인트였다. 새벽 4시경 4.4칸 대에 53cm 떡붕어를 건 원유주씨는 대물 잉어로 착각했다고 한다. 원유주씨에게는 떡붕어 최대어상 외에도 낚시춘추와 다솔낚시마트가 공동제정한 ‘2013 한국 떡붕어 최대어상’이 중복 수여된다. 
매년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쏘가리 부문은 김경호씨가 단양 남한강에서 낚은 64cm가 최대어에 등극했다. 김경호씨는 단양군수배 쏘가리 루어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하루 전날 남한강을 찾았다가 밤낚시 도중 64cm를 낚는 행운을 안았다. 쏘가리를 히트한 김경호씨는 ‘워낙 묵직해 처음에는 잉어를 건 줄 알고 원줄을 끊으려고까지 했다’며 당시의 느낌을 설명했다. 김경호씨의 64cm 쏘가리는 남한강에서 낚인 쏘가리 중 최대어로 알려지고 있다.  
배스 부문은 권학수씨가 고흥 세동지에서 낚은 62cm와 최두성씨가 장성호에서 낚은 61cm가 경합을 벌였다. 심사 결과 권학수씨의 62cm는 줄자가 비뚤비뚤 접힌 상태로 계측해 ‘계측불가’ 판정이 났고, 최두성씨의 61cm는 0.5cm 삭감된 60.5cm로 공인돼 배스 부문 최대어에 등극했다. 입이 계측자에서 약간 떨어진 상태로 계측한 것이 기록 삭감의 이유였다.
한편 심사 후 권학수씨는 줄자를 반듯하게 댄 계측 사진으로 재계측을 요구했으나 이 사진은 고기의 머리 일부가 잘려나간 상태로 촬영돼 역시 ‘판독불가’ 판정을 받았다. 큰 고기를 낚았더라도 입증할 자료가 불명확하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계측사진 촬영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 사례였다.
무지개송어 부문은 장두수씨가 의암호 현암리 애니메이션박물관 앞에서 낚은 73.5cm가 최대어에 등극했다. 동료와 함께 배스를 낚으러 간 장두수씨는 “연안에서 유유히 돌아다니는 송어를 눈으로 보고 미노우를 던졌는데 운 좋게 미노우를 물었다”고 말했다. 4파운드짜리 원줄로 7분가량 파이팅을 벌인 끝에 낚았다. 73.5cm는 무지개송어 부문 역대 2위 기록에 해당한다(역대 1위는 75cm/오덕성/파로호 구만리/1999년 2월 9일).
초어 부문은 박영신씨가 임진강 비룡여울에서 올린 111cm가 최대어가 됐다. 원래는 114cm로 기사에 소개됐으나 정밀 계측 결과 111cm로 공인됐다. 이 초어는 가냘픈 견지낚싯대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다음카페 ‘여울과 견지’ 회원인 박영신씨는 잉어를 노리기 위해 바늘에 짜개를 걸어 미끼로 사용했는데 의외의 초어가 걸려들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견지낚시라고 하면 대개 피라미, 끄리 같은 경량급 어종을 낚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강에서 잉어나 누치를 노리는 대형어 견지낚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 박영신씨가 사용한 장비는 탱크 안테나로 만든 견짓대이며 원줄은 카본사 2호를 사용했다.
잉어는 조원권씨가 청평호 사룡리에서 낚은 95cm, 가물치는 서영덕씨가 강화 내가지에서 낚은 90cm, 동자개는 강신원씨가 서산 명지지에서 낚은 37.9cm(38cm로 접수)가 각각 어종별 최대어에 선정됐다.   

원유주씨가 송전지에서 낚은 53cm 떡붕어.

청평호 사룡리에서 조원권씨가 낚은 90cm 잉어.

김경호씨가 단양 남한강에서 낚은 64cm 쏘가리.

김정환씨가 경주 품산지에서 낚은 53.3cm 토종붕어.

바다 부문

넙치, 25년 만에 신기록 경신

갯바위낚시의 인기 어종인 감성돔 부문에서는 김화수씨가 대천해수욕장에서 원투낚시로 낚은 63cm가 경쟁자 없이 무난히 최대어에 올랐다. 4년 전 원투낚시에 입문한 김화수씨는 5월 초에 ‘갯바위원투바다낚시클럽’ 조행기에 올라온 대천해수욕장 5짜 감성돔 조행기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 세 번에 걸쳐 도전한 끝에 자신의 기록어를 낚아냈다.
넙치(광어) 부문은 무려 25년 만에 최대어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기록은 지난 1988년 10월 여수 소평도에서 이동복씨가 낚은 98cm였으나 2013년 7월 28일 최종찬씨가 110cm를 울진 석호항 해상에서 웜 채비로 낚아내며 기록을 다시 썼다.    
돌돔은 정휘철씨가 제주 범섬에서 낚은 66.8cm가 압도적인 기록으로 최대어로 공인받았다. 범섬 최고의 돌돔 포인트로 꼽히는 동모 포인트를 찾은 정휘철씨는 맨 우측 안통에 자리를 잡았는데 40호 봉돌을 단 쌍바늘 케블라 목줄 채비에 보라성게를 두 개씩 꿰어 사용했다.                
삼치는 김재수씨가 포항 대보 앞바다에서 루어낚시로 낚은 114cm가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1년 8월 이영수씨가 포항 대보 해상에서 낚은 90.8cm였는데 무려 23.2cm나 경신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김탁현씨가 경주 읍천 앞바다에서 112cm를 낚아 먼저 기록을 경신했으나 김재수씨의 114cm에 밀려 최대어 자리를 내주었다.
점농어도 기록을 경신했다. 황규철씨가 영흥도 팔미도 해상에서 외수질낚시로 올린 115cm가 정밀 심사 결과 111.5cm로 공인됐다. 최근 몇 년 새 영흥도 앞바다가 대물 점농어의 출몰지로 부각되고 있다.
참돔은 여성조사 이영아씨가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타이라바로 낚은 95.5cm가 95cm로 인정받아 최대어가 됐다. 노랑볼락은 이재윤씨가 동해 임원 앞바다에서 올린 42cm, 쥐노래미는 김준현씨가 울진 왕돌초 해상에서 올린 59cm(59.5cm로 접수), 갈돔은 전재현씨가 제주 남원 흥리 갯바위에서 올린 73.1cm(75cm로 접수)가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쏨뱅이는 강종식씨가 제주 범섬 해상에서 낚은 51.1cm가 최대어에 등극했다. 붉은쏨뱅이와 달리 쏨뱅이는 30cm만 넘어도 근해에선 큰 씨알로 간주하므로 강종식씨가 낚은 51.1cm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규 등록 어종 민어 119cm로 공인

넙치농어는 고정호씨가 제주 서귀포에서 올린 95cm가 93cm로 공인받았다. 개볼락은 홍인표씨가 울산 남항방파제에서 낚은 36cm가 최대어가 됐다. 날쌔기는 유강수씨가 국도 간여에서 올린 90cm가 89.6cm로, 붉벤자리는 장진성씨가 제주 서귀포 영락리 해상에서 올린 44cm가 43.5cm로, 볼락은 이용석씨가 포항 구룡포 삼정섬 갯바위에서 낚은 35cm가 34cm로 공인되며 각각 최대어가 됐다. 농어는 오승우씨가 제주 성산읍 갯바위에서 낚은 110cm가 기록을 그대로 인정받아 최대어에 등극했다.
붉은쏨뱅이는 장진성씨가 제주 범섬 해상에서 낚은 52cm가 기록을 그대로 인정받았고 열기는 강성무씨가 범섬 해상에서 낚은 38cm가 36cm로 최종 공인됐다.   
부시리는 천병철씨가 여서도 해상에서 낚은 150.5cm가 기록을 그대로 인정받았다.
신규 등록 어종인 민어는 김명철씨가 격포 앞바다에서 낚은 120cm가 119cm로 최종 공인됐다. 최근 몇 년 새 격포와 영광 등지에서 민어 배낚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 민어 부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시 신규 등록 어종인 황점볼락은 이도희씨의 45.5cm와 김성복씨의 46.5cm가 접수됐는데, 심사위원들의 정밀 계측 결과 김성복씨의 46.5cm가 1cm 삭감된 45.5cm로 인정되면서 두 고기가 공동기록 최대어가 됐다.
벵에돔 부문은 대형급의 접수가 부진했다. 박성현씨가 제주 지귀도에서 낚은 51cm가 단독 접수돼 최대어에 등극했다. 

황규철씨가 인천 팔금도 해상에서 낚은 111.5cm짜리 점농어.

이영아씨가 마라도 해상에서 낚은 95cm 참돔.

정휘철씨가 제주 범섬에 낚은 66.8cm 돌돔.

강종식씨가 제주 범섬 해상에서 낚은 51.1cm 쏨벵이.

최종찬씨가 포항 석호항 해상에서 낚은 110cm 넙치(광어)

천병철씨가 여서도 해상에서 낚은 150.5cm 부시리.

김명철씨가 격포 앞바다에서 낚은 119cm 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