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낚시
북한, 낚시관광객 유치로 외화벌이
대동강 민물낚시와 원산 바다낚시 연계상품 인기
조성욱 한국전통견지협회 회장
낚시춘추 2013년 12월호에 기고했던 ‘북한 낚시의 실태와 전통 어로방식’ 기사에 이어 이번호에는 작년부터 외국인 낚시관광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의 관광정책에 대해 알아본다.
대동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외국인과 북한의 접객 안내원.
북한은 최근 대동강에서의 민물낚시, 원산에서의 바다낚시를 관광 상품으로 내걸고 미국, 유럽, 중국 등지의 북한 전문 여행사를 통해 낚시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 한해 2,200여명이 북한으로 낚시관광을 다녀갔다는 통계가 이미 국내 언론사를 통해서도 알려졌다.
북한은 작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국제사회의 압력과 경제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부족한 외화를 확충하고 핵실험국, 강성위험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낚시관광자원을 홍보하고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대동강과 원산의 낚시관광 상품을 자신 있게 내놓은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은 어디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만큼 잘 관리된 대동강 주위 환경과 볼거리, 풍부한 어족자원을 꼽을 수 있겠다.
북한은 조선자연보호연맹의 주도하에 군인과 직장인, 학생들을 동원해 낚시터 주변 청소를 비롯한 정화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평양의 고급 호텔과 유명 식당, 주요 관광명소가 집중되어 있는 대동강 관광특구 지역 내에는 그물을 사용하는 직업어부가 없고, 자연보호연맹 산하 낚시질 애호가 협회원들이 불법낚시를 감시하고 적발하는 등 관리 체계가 철저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비해 붕어, 잉어, 쏘가리 등의 자원이 풍부한 점을 들 수 있겠다. 북한의 낚시관광 상품이 아직은 실험 단계로 비쳐지고는 있으나 저들의 자연보호와 환경에 대한 인식만큼은 비록 인위적일지라도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낚은 붕어를 바라보고 있는 인도인 낚시관광객.
7박8일 낚시관광 비용은 한화 180만원
현재 평양특별시의 양각도ㆍ능라도ㆍ두루섬 등에 관광을 위한 시설물이 상당수 들어서 있다. 양각도 국제호텔과 1989년 평양 축전을 위해 건립된 평양국제영화관 및 양각도축구경기장이 대표적이다. 또한 대동강 기슭에는 1982년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맞아 건립된 높이 170m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탑이자 우상화의 대표적 상징물인 주체사상탑이 있다.
북한 낚시관광객의 주류는 재미교포를 비롯해서 중국인과 유럽인, 중남미인 등으로 다양하다. 7박8일 일정의 낚시관광 비용은 1450유로. 우리나라 화폐가치로는 180만원쯤이다. 평양 대동강에서 낚시를 즐기고 강원도 원산의 깨끗한 해변에서 낚시와 보트를 타는 일정이 포함돼 있으며 이밖에도 골프, 사격, 유적지 관광이 패키지로 포함돼 있다.
낚시관광객 유치를 위해 북한은 지난해 평양-베이징, 평양-선양 정기항로 외에 평양-상하이, 평양-하얼빈, 평양-옌지 등의 항로를 개설하고 평양-모스크바, 평양-베를린 평양-쿠알라룸푸르 정기항로도 다시 개통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광 안내원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조개구이를 준비하고 있다.
낚시관광객 유치를 위해 진수한 대동강호.
2013년 4월에 촬영한 대동강. 관광객들이 모터보트를 타고 뱃놀이를 즐기고 있다.
낚시관광객에게 특선 요리로 내놓는 가물치 회.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평양 시민들의 야유회 모습.
김정은이 외국 홍보매체에 출연해 관광객 유치
대동강에서의 외국인 낚시는 평양 일반 시민들의 낚시와는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북한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특정계층을 제외하곤 일반인들의 낚시를 금지했었다). 북한은 2002년 이후 매년 가을 대동강에서 전국 규모의 낚시대회를 열고 있으나 참가 자격은 조선자연보호연맹 산하의 낚시질 애호가 협회원으로 한정되어 있다. 회원증 없이 낚시를 하다가 적발되면 감당키 버거운 벌금이 부가된다. 대동강에서 주로 낚이는 어종은 붕어, 잉어, 쏘가리, 가물치, 메기, 납자루다.
외국인 낚시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낚싯대는 중국에서 들여온 다소 저급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북한에서 생산하는 낚싯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낚시관광을 마친 후 관광객은 사용한 낚싯대를 가져갈 수 있다. 2004년 8월 평양에서 첫 번째 낚시전문상점이 문을 연 이후 매장 수는 매년 늘어가는 추세이며 주로 중국산 제품을 팔고 있다.
북한은 낚시관광 외에도 자전거여행과 사격, 골프, 맥주 마시기 투어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특별한 경험’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김정은이 직접 외국 홍보매체에 출연하는 등 외국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 낚시 관광객은 개별 활동에 있어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일단 통역이 가능한 여성 가이드의 안내를 받을 수 있고 호텔 숙박과 식사는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북한 낚시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해외 여행사는 미국 뉴저지의 우리투어, 스페인의 데스티니아 여행사, 중국 베이징의 영 파이오니어 여행사와 고려여행사, 스웨덴의 코리아 콘술트 여행사다.
한국전통견지협회에서는 올해 5월 충북 단양 낚시박물관에서 ‘북한낚시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주제로 북한 낚시사진전을 개최, 가깝고도 먼 땅 북한의 생생한 낚시모습을 사진을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 한국전통견지협회 02-2281-0424
원산 앞바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목선을 타고 관광을 즐기고 있다.
2013년 5월에 남포 앞바다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는 외국인 여성.
관광객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대동강호 유람선 안내원.
대동강의 역사
대동강은 한강과 더불어 견지낚시의 양대 발상지로 꼽고 있다. 1751년(영조 27년) 실학자 이중환이 저술한 지리서 <택리지>에는 대동강이 감돌고 있는 평양의 지세를 일컬어 “강은 백두산 서남쪽에서 흘러나와 300리를 내려오다가 영원군에 와서는 커져 강이 되고, 강동현에 이르러 양덕ㆍ맹산 물과 합쳐지며, 부벽루 앞에 와서 대동강이 된다”고 기록했다. 1757년(영조 33년)〜1765년 읍지를 모은 여지도서<輿地圖書>를 보면 평양에서 한양까지는 582리로 엿새 반 거리이며 평양은 왕검성 또는 기성(箕城)이라고 불렸다. 또한 서도ㆍ호경 또는 버드나무가 많은 수도라 하여 유경(柳京) 등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지금의 이름인 평양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공민왕 때부터였고, 그 후 평양으로 개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