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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대불수로 샛수로
목포 신현수씨가 찾아낸 월척 곳간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 지난 봄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대불수로 샛수로를 하류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수로 뒤쪽으로 보이는 게 대불대학교(현 세한대학교)다.
영산호와 영암호를 이어주는 유일한 수로가 대불수로다. 길이가 6km 정도 되는 긴 수로다. 이 수로는 중간에 대불대학교(현 세한대학교)가 있어 대불수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본류로 이어진 샛수로 한 곳이 월척 곳간임이 밝혀졌다.
11월 25일 진도 가사도에서 비바람에 쫓겨 일정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진도로 나온 취재팀은 이대로 허무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북서풍을 피해 낚시할 곳을 찾다가 목포 국제식당 신현수 사장에게서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대불대학교 옆에 있는 대불수로를 가보라. 특히 대불대학교에서 남쪽 영암호 방면으로 1.5km가량 내려가면 작은 샛수로가 있는데, 갈대와 뗏장수초가 잘 발달해 있고 강한 북서풍이 불어도 낚시가 가능하다. 내가 작년 겨울부터 올봄까지 월척을 마릿수로 낚은 곳이다.”
작년 초봄 신현수씨는 대불수로 도로변에 잔디를 심는 공사현장에서 한 달 동안 일했는데, 그때 본류로 이어진 이 샛수로를 발견했다고 했다. 한 노인이 낚아놓은 월척 붕어를 보고 의외로 굵은 씨알에 놀란 그는 다음날 곧바로 샛수로를 찾아 대박조황을 거두었다.
“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여덟 차례 출조해 갈 때마다 적게는 10여수, 많게는 30여수까지 낚았다. 마릿수는 3월에 제일 좋았으며 작은 씨알이 29cm였고 대부분 월척이었다. 더구나 4짜붕어도 10마리 넘게 낚았다. 최고 씨알은 47.5cm였다. 그동안 나는 새로 발견한 샛수로 건너편에 있는 가지수로(대불수로 본류와 비행장수로와 연결되어 있다)에서만 낚시를 했고 이곳에 샛수로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신현수씨의 말이다.
▲ 해거름에 준척붕어를 낚은 임동현씨가 즐거워하고 있다.
▲ “찌야 솟아라” 기온이 많이 떨어진 자정 무렵 이복근씨가 전지찌를 응시하고 있다.
▲ 갈대와 뗏장수초가 발달한 샛수로.
지난 2월에 47.5cm까지 낚은 곳
신현수씨의 얘기를 듣자마자 취재팀은 영암으로 달렸다. 그가 알려준 대로 대불대학교 정문 앞에서 소로를 따라 우회전한 뒤 대불수로변을 따라 남쪽으로 1.5km가량 내려가니 정말 본류와 연결된 샛수로가 보였다. 이 샛수로는 상류와 하류가 모두 본류와 연결되어 있었고, 마치 반달 모양처럼 생겼다. 샛수로 입구에 있는 마을 주소는 영암군 삼호읍 용앙리(용두마을).
우리는 도로변에 주차한 뒤 연안 뗏장수초를 끼고 나란히 앉았다. 북서풍은 여전히 불었지만 바람을 등지고 앉아 있으니 낚시를 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었다. 진도에서 너무 늦게 나온 탓에 낚싯대를 편성하는 도중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서울의 임동현씨는 뗏장수초에 바짝 붙인 2.1대부터 맨바닥을 노리는 40대까지 모두 10대를 폈고, 이복근씨는 수초대를 포기하고 맨바닥만 노려 34대부터 51대까지 긴 대 위주로 편성했다. 맨바닥 수심은 1.5m가량 나왔다.
케미를 꺾고 난 뒤 지렁이를 두세 마리씩 달아 던졌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임동현씨가 먼저 36대에서 입질을 받았다. 제법 힘을 쓰는 게 첫 붕어부터 월척이 아닐까 기대감을 갖게 했는데, 올려보니 월척에 약간 못 미친 준척붕어였다. 10분 뒤 이복근씨에게도 입질이 왔다. 비슷한 씨알. 밤 10시까지 다문다문 붕어가 낚였지만 월척은 낚이지 않았다.
11시가 지나자 더 이상 붕어 입질은 없었다. 수로는 아침낚시가 잘되는데 모두 내일 오전에 일이 있어서 날이 밝기 전에 올라가봐야 할 상황이었다. 신현수씨가 대박을 쳤다는 2월에 꼭 다시 내려올 것을 기약하며 대불수로를 나왔다.
▲ “4짜붕어 낚으러 2월에 꼭 다시 올 겁니다.” 임동현씨와 이복근(우측)씨가 준척붕어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취재팀의 밤낚시 조과. ▲ 저수온기에 효과적인 지렁이 미끼.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톨게이트 직전, 일로IC와 사이에 있는 죽림교차로에서 빠지면 영암-순천간 고속도로. 서영암IC에서 빠져 3km가량 진행하면 서호교차로가 나오고 이곳에서 삼호읍 방면으로 2km 가면 (대불)수로를 지나자마자 우측에 대불대학교가 보인다. 대불대학교를 지나 호동교차로에서 유턴한 뒤 육교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빠져 대불수로를 좌측에 두고 1.5km 내려가면 샛수로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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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수로 본류보다 가지수로 노려야
대불수로 본류는 2년 전부터 연안정비공사를 하고 있어 연안을 따라 형성되어 있던 많은 수초대가 사라졌다. 따라서 이곳에 서식하던 많은 붕어들이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자 대부분 하류 쪽이나 가지수로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낚시는 대부분 비행장수로와 연결된 가지수로에서 많이 한다. 보트낚시, 연안낚시 모두 가능하다. 최고 피크는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까지로 이후 잉어가 산란을 시작하는 4월 말까지 이어진다. 겨울철에도 웬만한 추위가 아니면 꽝꽝 얼지 않는다. 살얼음이 얼어도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면 월척붕어가 낚인다. 겨울에 낚이는 씨알은 28~38cm 사이. 입질은 아침 6시부터 11시까지 잦고 이후 오후 4시까지 다문다문 낚인다. 미끼는 지렁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