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릇한 루어의 무게단위
3/8온스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단위는 왜 존재하는가?
조홍식 (理學博士,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1000답 저자)
지그헤드의 무게를 보면 1/4온스와 1/2온스 사이에 3/8온스라는 것이 있다. 이 희한한 무게단위는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
무게나 길이 등을 나타내는 단위를 도량형(度量衡)이라고 한다. ‘킬로미터(km)’와 같은 거리(길이)의 단위나 ‘센티미터(cm)’와 같은 길이 단위는 물론, 체중을 나타내는 ‘킬로그램(kg)’, 물의 양(부피)를 나타내는 ‘리터(l)’, 넓이를 나타내는 ‘평방미터(㎡)’도 통일되고 약속된 단위이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 보면 그 외에도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위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국가에서는 과거로부터 척관법(尺貫法)을 사용하여 길이는 한 자, 두 자와 같은 ‘자(척, 尺)’를 사용했고 무게는 ‘돈쭝’이나 ‘근(斤)’을, 부피는 ‘되’와 ‘말’, 넓이는 ‘평(坪)’ 등을 사용했다. 서양에서는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하여 길이(거리)를 ‘인치(inch)’, ‘피트(feet)’, ‘야드(yard)’로 나타내고 무게는 ‘온스(oz.)’, ‘파운드(lbs.)’로 나타내며 부피는 ‘갤런(gallon)’, 넓이는 ‘에이커(acre)’로 나타냈다. 그런데 이들 관습적인 단위는 철저하게 기준을 정하고 시작된 것이 아니라서 똑같은 하나의 단위라 할지라도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더욱이 무엇을 계량하느냐에 따라 그 기준이 천차만별이었다.
프랑스 혁명이 전파한 미터법
단위(도량형) 체계에 대한 문제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이에 혼란을 방지하고 정당한 기준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는데 ‘미터법’이 바로 그것이다. 프랑스 혁명으로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미터법은 1960년에 이르러서 ‘국제적 단위계(Le Syst me International d'units, SI단위계)’로 통일되고 인정받았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와 과학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위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공식적인 경우, 강제적으로 척관법이나 야드파운드법을 금지시키고 미터법으로만 표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도구를 봐도 알 수 있듯 길이(거리), 무게의 단위는 하나로 통일되지 않고 뒤섞여서 사용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붕어대는 길이를 척관법으로 표시하고 루어대나 플라이대는 길이를 피트로 나타낸다. 루어의 무게는 몇 그램(g)이라고 표시하기도 하지만 몇 분의 몇 온스(oz.)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국제적 통일된 단위체계가 아닌 것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오랜 관습에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발생기원이 인체나 일상생활에서 비롯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과학적이고 확실한 것을 선호할 것 같은 영국과 미국이 오히려 야드파운드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볼 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의 장비는 모두가 야드파운드법이 적용되어 있었고 독일군의 장비는 모두가 미터법이 적용되고 있었다. 탄환의 구경이 같아도 미군용은 38구경(0.38인치)이고 독일군은 9mm라고 표시하고 있었는데 영국과 미국은 현재도 그대로 야드파운드법을 유지하고 있다.
1/8온스 무게를 3개 합한 것이 3/8온스
본고의 제목에 나타낸 3/8온스(oz.)는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약10.63125그램(g)이다. 그런데 굳이 이런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10그램이면 깔끔하지 않나? 10그램(g)짜리 루어를 제품화하는 것이 쉬울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제조하고 표현하는 데는 루어낚시와 같은 스포츠피싱 분야가 그램보다 온스를 즐겨 쓰는 미국에서 발전한 것에 기인했기 때문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미터법과 미국의 야드파운드법은 근본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미터법은 10진법을 기초로 한다. 단위 한 칸을 항상 10배수(10칸, 100칸, 1000칸)로 나눈다. 예를 들면 1.3m(=1m 30cm) 또는 1.3kg(1kg 300g)과 같이 길이나 무게를 단순하게 정수로 표시할 수 있다.
야드파운드법은 하나의 정해진 단위를 항상 절반씩 나눠간다. 한 번 나눠서 1/2, 한 번 더 나눠서 1/4, 다시 또 한 번 나누면 1/8이다. 그러므로 1인치(inch)나 1온스(oz.)를 나눌 때는 2, 4, 8, 16 등과 같은 2의 제곱 분모만이 나타난다.
그런데 낚시를 하다 보니 1/8온스와 1/4온스만 가지고는 만들 수 없는 무게의 싱커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3/8온스다. 3/8온스(oz.)라는 것은 1온스를 절반씩 3회에 걸쳐서 나눈 무게의 3배라는 뜻이다(즉 1온스를 절반 나누면 1/2온스, 1/2온스를 절반 나누면 1/4온스, 다시 1/4온스를 절반 나누면 1/8온스가 된다. 이 1/8온스의 무게에 3을 곱한 게 3/8온스 인 것이다).
영국과 미국에서 유래한 야드파운드법 단위
야드파운드법에 있어서 상위단위로 넘어가는 것은 1000g=1kg, 1000m=1km인 미터법처럼 깔끔하지 않다. 1파운드는 16온스이며 1피트는 12인치이다. 큰 단위로의 이동이 일률적이지 않다. 왜냐는 의문은 갖지 말자. 고대로부터 그래 온 것이니까.
어째서 온스(oz.)는 정수 표시를 하지 않고 분수 표시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우리가 미터법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단위체계가 달라서 생기는 것이므로 굳이 3/8온스(oz.)를 그램(g)으로 환산하여 사용할 것이 아니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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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스 단위를 사용하는 루어 종류는?
지그헤드부터 미노우 등 루어낚시에서 무게를 나타내는 전 품목에 다 쓰고 있다. 미국 제품과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루어는 100% 온스만을 사용하며, 일본과 국내 제품은 전 품목에서 온스와 그램(g)을 병기해 사용하고 있다.
2. 온스 단위를 쓰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밖에 없다. 중세 시대에 영국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유럽 전역에서 사용하다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3. 온스의 기원은?
중세 시대에 밀알을 재는 단위로 탄생. 개수를 세는 단위로 그레아, 그레아 위로 더 무거운 무게를 재는 단위로 온스를 사용한 게 시초가 되었다. 1온스가 한 줌(?)인지 한 봉지(?)를 재는 단위인지는 확실치 않다. 중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온스(Ounce)의 약칭은 OZ로 표시. 1oz = 28.3495g(그램) = 0.0625b(파운드) = 29.5ml(밀리리터).
4. 3/8 온스 단위는 언제 어느 나라에서 시작되었나?
중세 시대에 영국에서 맨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3/8, 3/4 단위는 온스가 처음 생길 때 1/2, 1/4, 1/8 단위 사이에 필요한 무게를 재기 위해 함께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