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호황
우리 대호가 달라졌어요!
만수위 속 전역에서 마릿수 잔치
봄부터 대물터에서 마릿수터로 변모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7272
“대호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네요, 앞으로 자주 찾아 와야겠어요.”
지난 10월 26~27일 대호 조금수로에서 납회를 연 낚춘사랑 회원들은 28~29cm 붕어를 주종으로 100마리가 넘는 마릿수 잔치를 벌였다.
▲ 다음카페 낚춘사랑 납회가 열린 대호 조금수로 본류권의 풍경. 이곳에서 동틀 무렵 두 시간동안 폭발적인 입질을 보였다.
올 가을 대호는 만수위 속에서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 조과를 보이고 있다. 대호 전역에서 다 잘 낚이는 바람에 낚시인들은 650만평의 드넓은 수면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11월 초 대호를 둘러본 FS-TV 김상현 제작위원은 “대호의 가지수로마다 고른 조황을 보이고 있어 어디 한 곳 특출한 곳을 꼽기 힘들 정도다. 빈 바구니를 보기 힘들었으며 개인당 5~15마리의 조과를 올리고 있어 오히려 붕어를 잡지 못한 사람이 민망할 정도”라고 소식을 전해왔다.
대호는 배스가 유입된 후 4짜 대물터로 변모했다. 그 대신 마릿수는 격감해 하루에 한두 마리 이상 낚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그런데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 조황을 보이고 있는 것은 놀라울 뿐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봄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낚시인들은 당진시청에서 몇 년 전부터 배스를 수매하는 등 외래어종 퇴치운동을 벌인 결과가 크다고 말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예전에 비해 확실히 배스가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 봄부터 유례없는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마릿수 조과의 한 원인일 것인데, 얕은 상류까지 물이 차면서 그동안 낚시인들이 찾지 않았던 수로들까지도 호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창수로 상류의 경우 수심이 얕아 만수위가 아니면 낚시가 힘든 곳인데 올해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 손맛을 즐기고 있다.
당진의 한 낚시가게 사장은 “올 가을 많은 낚시인들의 발길이 대호로 이어지고 있다. 4짜 붕어 배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쏟아지는 게 백번 낫다. 배스가 퍼지기 전 대호의 옛 영광을 되찾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민물낚시 동호회에선 가을 납회를 속속 대호에서 열고 있다. 광활한 포인트에 부들과 갈대수초변으로 앉을 자리가 많고 주차 여건도 뛰어나 이보다 좋은 장소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 조금수로에서 낚인 마릿수 붕어. 28~31cm급이 대부분이었다.
▲ 수로가 미로처럼 된 곳에서는 월척 붕어가 낚였다.
▲ 밤 8시경 임동현씨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 납회에서 35cm를 낚아 우승을 차지한 박종식씨(닉네임 오짜월척). 새벽 2시경 지렁이 미끼로 낚았다.
배스 줄자 ‘복병’ 망둥어가 난립
그러나 복병도 있다. 배스 자원이 줄자 망둥어가 설치는 것이다. 지렁이를 달아 던지면 여지없이 망둥어가 달려든다. 취재일에도 곳곳에서 망둥어가 성화를 부렸는데, 혼자 20마리를 낚는 낚시인도 있어 잡어 마릿수상을 만들어 따로 시상을 했다.
서산 일번지낚시 김기동 사장은 “망둥어뿐만 아니라 20cm급 농어도 많아졌는데 농어는 낚시에 잘 걸려들지 않고 그물에 많이 잡히고 있다. 망둥어는 주로 맨바닥을 노리는 지렁이 미끼에 잘 덤벼들기 때문에 떡밥류(특히 글루텐)를 쓰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지렁이를 쓰고자 할 때는 수초에 바짝 붙이면 성화가 덜하다”고 말했다.
망둥어와 농어 새끼가 부쩍 많아진 데 대해 낚시인들마다 의견이 분분했다. “3년 전쯤 수문을 통해 바닷물이 대거 유입되었는데 그때 망둥어와 농어가 들어왔을 것이다.” “바닷물이 유입되면 붕어가 어떻게 살겠는가? 그전부터 망둥어가 있었는데 배스 때문에 숨어 지내다 천적이 없어지니 활개를 치고 있는 것뿐이다” 등등.
▲ 서울의 이수영씨(닉네임 드림) 부부도 이른 아침에 진한 손맛을 봤다.
▲ 출포리에서 보트낚시로 손맛을 만끽한 비바붕어 장치원 회원.
본류와 맞닿는 수로 초입이 명당
FSTV 김상현 위원은 “대부분 본류와 맞닿는 각 수로 초입 부분에서 붕어가 잘 낚이고 있다. 특히 연안을 따라 부들과 갈대수초가 사람 키보다 높이 자라 있는 곳은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피할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수온이 더 떨어지고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하순경이면 본류에 있던 붕어들은 가지수로 중상류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얼음이 어는 12월 중순까지 꾸준한 조황이 이어진다고 한다.
최근 대호 붕어가 낚이는 시간대는 초저녁과 새벽에 집중되고 있다. 케미를 꺾고 난 뒤부터 자정까지 다문다문 낚이다 자정이 넘어서면 입질이 뜸해지고 동틀 무렵부터 두세 시간 동안 벼락입질이 시작된다. 취재일에도 전체 조황의 80%가 아침에 집중되었다. 그리고 대부분 지렁이 미끼를 사용했는데 배스는 보기 힘들었다. 한 단골낚시인은 “서리가 내릴 때쯤이면 밤낚시에서 낮낚시로 시간대가 바뀌는데, 처음에는 오전에만 낚이다 후반기로 갈수록 오후까지 낚시시간대가 확대된다”고 말했다.
▒ 조황문의 서산 일번지낚시 041-362-5518, 당진 서해안첫낚시 041-355-1128
▲ 김윤호씨(닉네임 깜상)는 글루텐 미끼로 33cm월척과 준척을 낚았다.
◀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는 천안의 김윤화(닉네임 도토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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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지류권 조황 및 전망
전역에서 고른 조과, 사람 몰리는 곳이 곧 호황터
김상현 FS-TV 제작위원
대호는 현재 거의 만수상태로 각 수로마다 조황이 엇비슷해 어디가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낚시인들이 몰리는 곳이 곧 호황터라고 보면 된다.
●서산권
찾기 쉽고 꾸준한 조황을 보여 매년 많은 낚시인들이 몰리는 무장수로권이 가장 안정된 조황을 보이고 있다. 무장수로 초입 좌우측의 조황이 좋은 편으로 바닥이 깨끗해 찌올림도 시원스럽다. 폭이 좁은 곳에서는 긴 대를 이용해 건너편 수초대 사이의 빈 공간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연수로는 바람에 노출되어 있어 잘 찾지 않는 곳인데, 조용한 날 찾아보면 의외로 대박 조황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대산 0번, 1번, 2번, 2.5호 수로가 좋은 조과를 배출해내고 있다. 단 주차할 곳이 적다는 게 흠이다. 0번수로의 경우 양수장을 중심으로 ㄱ자 형태로 생겼는데 지류권보다 본류권 조황이 좋은 편이며 2번, 3번, 4번 수로는 수초직공낚시 채비를 준비해가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당진권
전역에서 고른 조과를 보이고 있는데, 교로리, 해창, 사성, 조금리, 출포리수로 쪽으로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출포리와 교로리수로는 보트낚시인들도 많이 찾고 있다. 특히 교로리수로는 규모가 크고 포인트가 많아 많은 낚시인들이 찾고 있다. 연안낚시보다 보트낚시에서 조과가 좋은 편으로 월척 붕어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조금, 사성수로도 초가을에 4짜 붕어 소식이 들려와 낚시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준척붕어가 마릿수로 낚여 낚시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사성수로나 조금수로는 수로 초입에 있는 부들과 갈대 주변의 깊은 쪽을 노려야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