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낚시 호황터
금산 화림지 러브콜
이기선 기자 blog.naver.com/saebyekl7272
충남 금산에서 대물낚시터 하면 숭암지, 못골지, 화림지가 꼽힌다. 모두 오래전에 배스가 유입되어 터가 세기로 악명이 높은 곳들이다. 그중 화림지가 지난봄부터 꾸준히 대형 붕어를 배출하며 낚시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 화림지 좌안 중류 논 밑에서 밤을 지새운 이복근씨가 동이 틀 무렵 물안개 속의 찌를 바라보고 있다.
숭암지(추부면 장대리, 30,300평), 못골지(추부면 마전리, 21,200평), 화림지(금성면 화림리, 33,300평) 이 세 곳은 해마다 4짜 붕어를 토해내는 곳들이지만 그 중 현지 대물낚시인들은 화림지를 제일 선호한다. 화림지는 작년 여름 금산의 대물낚시인 이복근씨(대어낚시 회원, 한국타이어 근무)가 53cm를 낚아 본지에 소개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복근씨는 “대물낚시인들이 화림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5짜 붕어를 낚을 확률이 제일 높고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하게 4짜 붕어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4짜 붕어 개체수는 화림지보다 오히려 숭암지에 더 많은데 대체로 물색이 맑은 편이고, 수초도 상류 쪽 중앙에 몰려 있어 보트낚시나 릴낚시터로는 좋으나 대낚시인들은 잘 찾지 않는다. 못골지는 전형적인 계곡지라 산란철을 제외하면 입질 받기가 힘든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봄철부터 간간이 화림지에서 대물 소식이 들려왔다. 장마가 시작된 6월 중순에는 논 밑에서 49cm(이복근), 9월 초에는 최상류 화장실 앞에서 49.5cm(길선섭)가 낚여 화림지가 살아 있다는 걸 알렸다. 그 소식을 접한 서울의 임동현(이스케이프 필드스탭)씨는 낚시후배 이승훈씨와 함께 9월 중순부터 화림지를 찾기 시작했다. 8월 25일 이후 9월 중순까지 세 차례 출조했지만 4짜 붕어를 낚는 데는 실패하고 32~35cm급으로 6마리를 낚았다.
이복근씨는 “올해 들어 무슨 이유에선지 작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28~35cm 사이의 작은(?) 붕어 개체수가 많아졌어요. 오히려 그래서 올해는 화림지를 찾는 낚시인들이 부쩍 많아졌어요”하고 말했다. 이복근씨는 최근 9월 22일에도 논 밑에서 45cm붕어를 낚았다고 전해왔다.
▲ 갓낚시로 월척붕어를 낚은 임동현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6월과 9월 옥수수 미끼에 49, 49.5cm
9월 26일 임동현씨가 후배 이승훈씨와 함께 또다시 화림지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동행하기로 했다. 임동현씨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복근씨도 합류한다고 했다. 취재일 나는 거제도에서 출발해 밤늦게 화림지를 찾았다.
“당초 후배가 49.5cm를 낚았던 최상류 화장실 앞쪽(화림지 최고의 대물 포인트다)으로 앉으려고 했으나 이미 먼저 온 낚시인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또한 이곳은 소란스러우면 조황을 기대하기 어려워 논 밑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이복근씨가 말했다. 논 밑 포인트는 좌안 중류에 위치해 있으며 논 밑에서도 초입자리는 지난 6월과 최근에 이복근씨가 49, 45cm를 낚았던 곳인데, 이복근씨는 그 자리를 임동현씨에게 양보하고 그 옆으로 이복근씨와 이승훈씨가 나란히 앉아 밤낚시를 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한 밤 10시까지는 아무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복근씨는 “화림지는 경험에 의하면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와 새벽 3시부터 6시 사이에 대물붕어 빈도수가 높았습니다. 지금부터 2시간 동안 집중해야 합니다”하고 독려했다.
화림지는 도로변인 우안보다 좌안에서 붕어가 잘 낚인다. 오래전 준설을 하여 수심이 3m 전후로 깊다. 따라서 2칸 대 이내의 짧은 대로 연안에 붙여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복근씨는 화림지 전용으로 1.2칸~2.4칸 대 사이로 모두 14대를 별도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면으로 옥내림 채비를 한 2.5~3.0칸 3대를, 양쪽으로 바닥낚시 채비(해결사채비)를 한 1.6~2.4칸 2대씩을 연안으로 붙여 찌를 세웠다.
“양쪽 연안으로는 왜 옥내림 채비를 쓰지 않고 바닥낚시 채비를 쓰는 거죠?” 하고 물었다.
“화림지 붕어는 4짜가 넘어가면 체고도 높지만 파워가 정말 대단합니다. 약한 옥내림 채비로는 제압하기 쉽지가 않지요. 입질 받기도 힘든데 놓치면 얼마나 속상하겠습니까. 오히려 영점찌맞춤된 해결사채비가 유리합니다. 줄도 굵게 쓰고 낚싯대도 초경질대를 사용합니다.” 이복근씨가 말했다.
▲ 서울의 임동현씨(이스케이프 필드스탭)가 취재일 아침 피어 오른 물안개 속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짧은 대 갓낚시가 4짜 해법
논 밑 초입에 앉은 임동현씨도 이복근씨와 동일한 방법으로 2.4~4.0칸 대 사이로 모두 10대를 편성했다. 맨 우측에 앉은 이승훈씨는 방랑자 외바늘 채비를 한 2.5~4.6칸 11대를 부채꼴로 폈다. 미끼는 모두 옥수수.
이복근씨는 “입질이 예민한 대물터에서 바닥낚시 채비에 쓰는 옥수수는 작은 것 여러 개를 다는 것보다 큰 알 한 개를 다는 게 좋다. 바늘도 작아야 쉽게 삼키기 때문이다. 대부분 입천장에 바늘이 박히므로 아무리 큰 붕어도 쉽게 끌려나온다”하고 말했다.
밤새 입질이 없었고, 새벽이 되자 물안개가 피어올라 사방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입질을 받지 못해 초조해 하고 있는데 임동현씨의 갓낚시 채비에 첫 신호가 왔다. 움찔하는 찌 움직임을 포착한 임동현씨는 바짝 긴장한 채 챌 준비를 했다. 첫 예신 후 한참 만에 솟아오른 찌를 보고 힘차게 챔질했다. 4짜 붕어라는 기대감에 충만해 있던 그는 수면에 올라온 붕어를 보고는 이내 실망. 34cm짜리 붕어였다.
동이 트고 난 뒤에는 이승훈씨의 낚싯대가 반원을 그렸다. 이번에는 3m 수심 3.6칸대에서 입질을 받았는데, 씨알은 임동현씨가 낚은 것과 비슷했다.
비록 4짜 붕어는 아니었지만 연이은 월척 입질에 생기가 돌았다. 이복근씨는 “이 먼 곳까지 왔는데 한 마리도 낚이지 않으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전 10시까지 기다려 보았지만 더 이상 입질이 없어 철수했다.
가는 길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금산IC에서 내려 금산시내로 들어선다. 우체국사거리를 지나자마자 1시 방면(금성면 방면)으로 들어선 뒤 시내를 벗어나 3.2km 가면 금성면에 이른다. 금성면사무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1km 정도 가면 도로 좌측에 화림지 제방이 보인다.
▒ 조황문의 금산 대어낚시 041-754-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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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림지 대형붕어 비법
갓낚시로 1.5m 수중턱 위에 찌를 세워라
이복근 금산 대어낚시 회원
화림지는 준계곡지로 연안을 따라 일부 뗏장이 있고, 중앙 쪽으로 드물게 마름이 자라지만 붕어는 맨바닥에서 잘 낚인다. 붕어의 입질이 예민하여 옥내림과 해결사 채비를 혼용하고 있다. 좌안 화장실~논 밑 사이의 구간이 대물 포인트로 2칸 대가 넘어가면 수심이 3m 전후로 뚝 떨어지므로 1.2~2.4칸 대의 짧은 낚싯대를 사용하거나 더 긴 대는 옆으로 쳐서 1.5~2m 수심대에 있는 수중턱에 찌를 세워야 대형붕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보트낚시인들이 연안낚시인들보다 4짜를 낚기 힘들다.
밤에는 큰 배스들이 얕은 연안에 몰려 있어 준척급 붕어는 쉽게 올라붙지 못하고 덩치가 큰 대형붕어만 올라붙는다. 미끼는 배스 때문에 지렁이나 새우는 피하고 옥수수를 사용한다.
▲ 이복근씨가 화림지에서 갓낚시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화림지 가을철 낚시 요령
화림지는 전반적으로 수심이 깊어 만수보다 갈수기 때 조황이 좋은 편이다. 60~70% 수위에 대물 출현이 잦은데, 이 수위를 유지하는 여름철에 대형붕어 배출이 잦다. 53cm 붕어도 8월 18일 낚였다. 따라서 만수위를 보이는 늦가을에는 오히려 여름보다 조과가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늦가을에는 옥내림보다 예민하게 찌맞춤한 바닥낚시 채비를 주로 사용한다. 긴꼬리벵에돔바늘 8~9호에 지렁이를 최대한 많이 꿰어 사용하는데, 건탄과 함께 짝밥채비를 하면 지렁이를 먹고 나오지만 떡밥으로 충분히 집어를 해놓는 게 효과적이다. 지렁이를 한두 마리만 쓰면 잔챙이 배스가 덤벼든다.
갓낚시로 낚를 낚은 붕어를 보여주는 이복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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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길선섭씨의 이색 채비
염주찌 채비
금산낚시인 길선섭씨는 지난 9월 초 최상류 화장실 앞에서 그만의 독특한 채비로 49.5cm 붕어를 낚았다. 그림의 염주찌는 스티로폼 재질로 주로 학공치낚시에 사용하는데 ‘마커’라고도 부른다.
길선섭씨의 염주찌 채비는 봉돌은 바닥에 닿게 하고 염주찌가 가지고 있는 부력만으로 미끼를 바닥에서 뜨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바닥이 지저분한 곳에서 효과적이며 수초가 밀생해 옥내림 같은 예민한 채비를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서 대물낚시 채비에 적용하면 매우 유용하다.
염주를 목줄 중간에 끼우고 양 옆으로 찌스토퍼를 채워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데, 염주가 바늘에 가까울수록 미끼가 많이 뜨고 반대로 봉돌 쪽으로 치우치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따라서 바닥이 지저분할수록 바늘 쪽에 가깝도록 이동시키면 된다. 목줄 길이는 염주 때문에 길어야 하는데 18cm 전후가 가장 적당하다. 이 채비는 예민성도 뛰어나다. 찌올림은 첫 예신이 한두 마디 솟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다음 쭉 솟는 입질로 나타난다.
이 채비를 찌맞춤을 할 때는 수조에서 채비가 서서히 가라앉도록 약간 무겁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염주의 부력에 의해 봉돌이 수중에 뜰 수 있다. 미끼의 무게에 맞춰 수중에 띄우는 염주의 부력을 맞추는 게 관건인데, 염주찌는 소, 중, 대 세 종류로 나눠 팔고 있으며 부력 표시는 조구업체마다 다르다. 가벼운 지렁이, 옥수수, 글루텐(바늘만 감추는 정도)은 소(小), 새우는 중(中), 참붕어는 대(大)로 나눠 사용하면 된다. 미끼가 뜨는 정도를 체크 하고 싶다면 수심이 얕은 곳에서 염주찌를 채운 바늘에 미끼를 달아 바닥에 내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약간 차이 나는 미끼의 무게는 염주찌를 좌우로 이동시켜 맞추면 된다.
염주찌(大,中,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