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바위낚시 강좌

가을 감성돔 성공전략

채비는 가볍게, 캐스팅은 멀리

진승준 KPFA 순천 지부장·머모피조구 필드스탭

가을에는 겨울 시즌의 대물 공략법이 맞지 않다. 채비를 가볍게 꾸려 바닥에서 살짝 띄우는 것이 좋으며가까운 곳보다 먼 곳을 노리는 것이 입질 받기 유리하다.

지난해 10월 경남 삼천포 내만의 갯바위를 찾아 작은 감성돔으로 손맛을 본 필자. 가을은 이런 사이즈를 여러 마리 낚을 수 있는 시즌이다.

필자는 가을에 감성돔낚시를 하는 경우 두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어디를 노릴지 결정한다. 첫째는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하는 경우이며, 둘째는 밑밥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이다.
첫째로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할 때는 대개 활성이 좋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가을에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하는 이유는 감성돔이 활동하기 좋은 수온대가 형성되어 활성이 올라가 그럴 수 있고, 단순히 작은 감성돔의 습성으로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둘 다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맘때 작은 감성돔들이 밑밥에 반응해서 바닥에서 약간 떠올라 입질하면 한결 입질받기가 쉬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벵에돔처럼 밑밥을 뿌리면 중상층으로 급부상하는 것은 아니며 평소보다 입질지점이 약간 상승하는 정도이니 오해는 하지 말자.(그림1)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하면 낚아내기가 아주 쉽다. 포인트의 수심이 7~8m라고 가정하면, B~3B 구멍찌로 반유동 채비를 꾸리고 채비수심을 5~6m에 맞추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수심이 10m 이하인 경우라면 되도록 저부력 구멍찌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활성이 좋은 감성돔은 마치 벵에돔처럼 아주 빠르게 입질하는 습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단숨에 찌가 사라지는 시원한 입질이 오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주 빠르게 뱉는 것도 가능하므로 순간적인 반응을 캐치하기 위해서는 반응이 좋은 저부력 구멍찌를 쓰는 것이 좋다. 더불어 저부력 채비를 쓰면 채비가 가라앉기 전에 들어오는 입질도 간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활성이 좋은 감성돔은 채비가 안착하기 직전에 미끼를 물고 늘어지기도 하는데, B~3B 구멍찌로 반유동 채비를 꾸리더라도 채비가 안착되기 전에는 전유동 채비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맘때는 잡어가 많지 않고 잡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단이나 옥수수 같은 잡어가 덜 타는 미끼를 사용해 쉽게 따돌릴 수 있으므로 굳이 고부력 채비를 꾸려 채비의 감도를 둔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채비운용에 익숙하다면 전유동 채비를 사용해도 좋다.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2B 구멍찌. -B 전유동 수중찌를 달고 목줄에 가벼운 봉돌을 물려 반유동 채비로 사용한다.

빠른 입질 잡기엔 B~3B 반유동 채비가 좋다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먼 곳을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섣불리 단정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감성돔이 밑밥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활성이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가을에는 감성돔의 활성이 나쁜 경우가 별로 없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활성이 나쁘다기보다는 조류가 가지 않는 조용한 방파제 같은 곳은 감성돔이 경계심이 높아 연안으로 잘 접근하지 않는 경우이고 활성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쉽게 생각해보면 밑밥을 뿌리면 벵에돔은 발 앞으로 잘 모이지만, 감성돔은 활성에 관계없이 밑밥을 뿌려도 발 앞으로 모이는 일이 거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멀리 노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채비를 멀리 던져서 끌어오면 수중여나 방파제의 테트라포드에 잘 걸리지 않고 보다 안정적으로 채비를 안착할 수 있으며, 둘째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계심이 덜한 감성돔의 시원한 입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뿌린 밑밥엔 감성돔이 반응하지 않아도 먼 곳에 뿌린 밑밥엔 감성돔이 반응할 확률이 높다.
멀리 노릴 때도 필자는 저부력 채비를 쓴다. 요즘은 B~3B 구멍찌도 원투가 잘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이 쓸 수 있다. 만약 조류가 강하다면 0.5호 정도 찌를 써서 채비를 조금 무겁게 만들어 준다. 채비수심은 바닥수심에 맞춘다. 일부러 채비를 띄울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바깥쪽의 활성 좋은 감성돔은 바닥에 떨어진 밑밥을 먹으러 내려갈 수도 있고 미끼가 천천히 하강하면 충분히 눈으로 보고 쫓아가서 입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질은 멀리 던진 채비가 안쪽으로 밀려들어 오다가 어느 지점에 들어오면 구멍찌가 갑자기 사라지는 형태로 시원하게 들어온다. 그런데 여기서 초보낚시인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입질 받은 지점에 다시 채비를 던져 넣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입질을 받기 어렵고 밑걸림만 생기게 된다. 채비는 처음 캐스팅한 먼 곳에 다시 넣어야 뒤에서 채비가 정렬된 후 자연스럽게 입질지점으로 들어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