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재입법예고
“납추 유예기간 3년에서 6개월로 재조정”
갈팡질팡 행정에 낚시유통업체들 분통
허만갑 기자
‘납추 3년 유예안’이 한 달 만에 바뀌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5일 “납추 등 유해낚시도구 판매와 사용 유예기간을 2016년까지 3년으로 늘리겠다"고 입법예고했다가, 9월 4일 다시 “유해낚시도구 유예기간을 (3년에서) 판매 6개월, 사용 1년으로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낚시인들은 “이렇게 금세 바꿀 것이면 차라리 3년 유예한다는 말이나 하지 말지, 이게 무슨 장난질이냐? 정부가 낚시인들을 농락하는 것이냐”며 분개하고 있다. 낚시유통 쪽은 대혼란에 빠졌다. 지난 8월 5일 입법예고 후 낚시점들은 폐기단계에 있던 납추를 부랴부랴 다시 수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판매 허용기간이 6개월로 축소되면 다시 사들인 납제품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는다.
해수부 “의견 수렴해보니 3년 유예기간 너무 길다고 해서…”
납추를 비롯한 유해낚시도구의 제조와 수입은 지난 3월부터 금지돼 있다. 다만 판매와 사용기간을 9월 10일까지 유예했었다. 그러다가 판매와 사용까지 금지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 8월 5일 해수부는 돌연 “납추 판매와 사용 유예기간을 3년 더 연장한다”는 입법예고안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최근까지 대체추 개발이 부진하고, 판매점에 납추 재고량이 남아 있어 기존 납추 소진을 위해 유예기간 설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 입법예고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동아일보를 비롯한 각 언론사에 배포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래서 낚시인들은 3년 유예를 결정한 해수부의 입장이 확고하고 새 정부의 낚시정책이 전 정부와는 다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달 만에 말이 바뀌었다. 더구나 재입법예고 내용은 언론에 알리지도 않고 있다. 낚시유통업체 A사는 “납추 판매 3년 연장 신문기사를 읽고 1년 치 납추를 구입했는데 다시 6개월로 줄인다고 하면 6개월분은 결국 쓰레기로 남게 된다.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정부행정을 어떻게 믿고 따르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9월 6일 낚시춘추는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갑자기 축소된 이유에 관해 납득할 만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도대체 납추를 볼모로 한 이 지긋지긋한 논란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가?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와 통화 내용
-3년 유예 입법예고 후 불과 한 달 만에 판매 6개월 사용 1년으로 축소하겠다고 번복한 이유는 무엇인가?
“입법예고 기간은 개정령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 수렴기간이었다. 한 달간 정부 안팎의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 납추 규제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3년씩이나 유예한다는 것은 새 정부가 납추 규제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친환경추 제조업체 쪽에서도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너무 길어 태동단계에 있는 친환경낚시도구 사업이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항의했다.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유예기간의 축소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판매 6개월, 사용 1년이 3년이란 기간에 비해 짧기는 하지만 납추 재고량의 소진이 불가능한 기간은 아니라고 본다. 납추 규제에 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유예기간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3년 유예안 입법예고 때는 각 언론에 보도자료를 돌려서 널리 알렸는데, 이번 6개월 내지 1년 유예안은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모두 3년 유예로 알고 있는데 다시 언론보도를 통해 수정된 사항을 알려야 하지 않느냐?
“보통 재입법예고까지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는 것이 관례다.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를 통해 낚시계에 재입법예고를 알렸고, 낚시춘추를 비롯한 낚시언론에서 보도해준다면 낚시인들은 이 내용을 인지하지 않겠는가?”
-판매는 6개월, 사용은 1년으로 판매기간과 사용기간을 구별한 이유가 무엇인가?
“법률자문을 받았는데 판매기간과 사용기간이 같을 경우 구입 직후 사용 금지되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해서 판매기간을 사용기간보다 짧게 잡았다.”
-만약 재입법예고 내용대로 확정되면 납추 판매와 사용은 정확히 언제부터 금지되나?
“판매는 내년(2014년) 3월 11일부터 금지되고, 사용은 내년 9월 11일부터 금지될 것이다.”
-지난달 낚시춘추와 인터뷰했을 때 해수부에서 “3년 유예기간 동안 유해낚시도구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유예기간이 축소되면 그런 개정작업도 없어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시험연구원에 의뢰한 낚시도구 성분검사 연구 용역이 내년 2월에 마무리된다. 그러면 그 결과를 토대로 유해낚시도구의 기준을 다시 세울 것이다. 그동안 낚시계에서 유해낚시도구 시험항목에 낚시추 외에도 낚싯대, 낚싯바늘, 낚싯줄까지 포함하여 불필요한 검사비가 과다 발생하고 가이드 필수도금재인 크롬을 쓰지 못해 낚싯대 생산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등의 문제를 제기해왔음을 알고 있다. 아마도 내년 2월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낚시추를 제외한 낚싯대, 낚싯줄, 낚싯바늘은 유해낚시도구 검사항목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재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시 유예기간을 3년으로 돌려야 한다는 건의가 들어오면 또 유예기간이 바뀔 수 있나?
“9월 24일까지 다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하지만 3년이라는 기간은 낚시인들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해양수산부에서 낚시인들의 편의를 위하여 넉넉하게 잡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으므로 축소된 것인 만큼 다시 3년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다. 아마도 (유예기간이) 판매 6개월과 사용 1년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재입법예고
1. 개정이유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4455호, 2013. 3.23 타법개정)의 별표 1 및 별표 5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낚시도구와 미끼에 대해 일부 수면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6개월간 판매 및 1년간 사용이 가능하도록 특례기간을 연장하고자 함
2. 주요내용
가. 특례기간 연장(안 부칙 제3조)
-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시행일 이전에 제조되었거나 수입계약이 체결된 낚시도구와 미끼는 시행령 별표 1과 별표 5의 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더라도 법 제3조제2호부터 제5호까지의 수면에서 사용할 목적인 경우 2014년 3월 10일까지 판매(불특정 다수인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포함한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저장·운반 또는 진열할 수 있으며, 동 수면에서 2014년 9월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음
3. 의견 제출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하여 의견이 있는 단체 또는 개인은 2013년 9월 24일까지 다음 사항을 기재한 의견서를 해양수산부장관(주소 : 세종특별자치시 다솜2로 94, 정부세종청사)에게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가. 입법예고사항에 대한 의견(찬·반여부와 그 이유)
나. 성명(법인·단체의 경우 그 명칭과 대표자명), 주소 및 전화번호
다. 그 밖의 참고사항 등
2013년 9월 4일 해양수산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