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슬로우 지깅 A to Z
슬로우 지그 탐구
나뭇잎 형태, 용골 구조의 폴링바이트 루어
신동만 N·S 프로스탭
나뭇잎을 닮은 슬로우 지그는 바텀피싱(Bottom-fishing), 즉 바닥에 서식하는 우럭, 능성어를 비롯해 바위, 모래바닥에 의지하기를 좋아하는 참돔, 광어 등을 노리는 낚시에 알맞은 루어다.
롱 지그보다 움직임 폭 좁아 핀 포인트에 적합
슬로우 지그는 무게 중심이 가운데에 있다. 가운데에 무게 중심이 있는 루어는 로드를 들어 올린 뒤 내려놓는 저킹 동작을 취할 경우 옆으로 기울어지면서 흔들리며 가라앉는 특성이 있다. 액션을 크게 주지 않아도 루어 자체가 저절로 움직여서 입질을 유도한다. 그 움직임 폭은 롱 지그보다 좁지만 유영 시간이 길고 액션이 화려하기 때문에 바닥층에 모여 있는 고기를 노리기에 알맞은 것이다. 루어의 길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롱 지그에 비해 슬로우 지그의 움직임 범위는 반 정도로 좁다. 나는 자체 액션이 뛰어난 슬로우 지그를 테크니컬 밸런스(Technical Balance) 타입이라고 따로 부르고 있다.
슬로우 지그를 보면 양쪽 면 또는 나머지 한쪽 면이 배 밑의 용골처럼 가운데가 솟아 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슬로우 지그는 용골 구조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용골 형태를 띤 바닥면은 보트가 수면을 가르듯 루어가 수류를 잘 타도록 만들어준다.
입질은 대부분 저킹 동작 후 로드를 내려놓을 때 들어온다. 로드를 위로 올렸을 경우 따라 올라간 루어는 로드를 내려놓으면 가라앉는다. 이때의 움직임은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처럼 떨어지게 되는데 이 움직임이 대상어의 입질을 유도한다.
5:5 무게 중심의 슬로우 타입. 위아래 대칭형이 특징으로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태다.
6:4 무게 중심의 스피드 타입. 바닥층 고기와 부시리, 방어를 함께 노릴 때 적합한 형태다.
바닥층 공략은 슬로우, 부시리·방어는 스피드 타입
슬로우 지그는 개발자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슬로우 타입과 스피드 타입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사진1>은 슬로우 타입으로서 무게 비중이 5:5 에 가까운 위아래 대칭형이다. 요즘 우리가 슬로우 지그라고 부르는 형태로서 대부분 이 루어를 사용하고 있다. 폴링 시 옆으로 휘면서 미끄러지는 커브 슬라이딩(curve sliding) 액션을 보인다. 바닥층에 주로 머무는 우럭, 능성어, 광어, 쏨뱅이 등의 어종에 효과를 발휘한다.
저킹 동작은 1.5m 정도 낚싯대를 위로 천천히 들어 올렸다가 내려준다. 로드를 내려줄 때는 PE 원줄이 수면에 떨어져 여유줄이 수면에 떠있을 정도로 빠르게 한다. 빠른 속도로 내리는 이유는 여유줄이 생기는 만큼 메탈지그의 유영시간이 길어지고 액션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챔질 타이밍은 수면에 떠있는 PE 원줄이 메탈지그의 무게에 의해 자연스럽게 물속으로 빨려 내려가다가 멈추거나 아니면 빠른 속도로 당겨지듯 물속으로 내려갈 때다.
<사진 2>는 스피드 타입으로서 무게 중심이 6:4 정도의 비대칭이 특징이며 전 수심층을 공략할 때 쓴다. 슬로우 지그보다는 길쭉한 형태여서 물의 저항을 덜 받아 빠르게 내려가는 편인데 조류가 세거나 30m 이상 수심의 핀 포인트를 신속하게 공략할 때 사용한다. 바닥층 물고기와 회유성 어종인 부시리, 방어를 함께 노릴 수 있다. 저킹 동작은 로드를 높이 들어 올린 뒤 내리는 하이 피치 저킹과 느리게 들어 올린 뒤 내리는 슬로우 업 저킹 방법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입질은 저킹 동작을 멈춘 후 루어가 떨어질 때 들어올 확률이 높다. 쇼어지깅용으로도 활용해도 좋은 루어다.
실버, 블루, 핑크 컬러도 활용해보길
슬로우 지그의 무게는 100~200g인데 롱 지그보다는 가볍다. 루어 역시 가볍기 때문에 기존의 지깅 채비보다 한 단계 낮춰서 쓴다. 예를 들어 제주도 마라도 근해에서 7물 정도의 사리물때에 70m 수심에서 250g의 메탈지그를 5호 원줄에 묶었다고 가정한다면, 슬로우 지깅에선 원줄은 PE 3호, 쇼크리더는 40~60lb(길이는 10m) 메탈지그는 170g~200g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다.
그간 경험에 근거해 보자면 부시, 방어 지깅을 하는 데 적합한 슬로우 지깅 장비는 PE 3호 원줄(200m), 쇼크리더 40~60lb(10m 이상), 170g의 스피드 타입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슬로우 지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컬러에 대해 말하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현재 우리는 일본에서 수입된 제품을 쓰고 있는데 루어에 사선으로 줄을 그어 놓은 디자인들이 많다. 열대어가 많은 일본에서 줄무늬의 베이트피시를 본떠 만든 것인데 우리나라에선 굳이 그것을 따라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 바다에선 열대어보다는 고등어 새끼, 멸치 등이 부시리, 방어, 우럭, 광어 등의 주 먹잇감이다. 실버, 블루 등의 색상도 활용해보고 낚시인이 손이 가지 않아서 그렇지 핑크 컬러도 잘 먹히는 편이다.
어시스트 훅의 활용
슬로우 지그는 양쪽에 어시스트 훅을 모두 달아준다. 우럭, 능성어 등은 먹이를 취한 후에 빠른 속도로 바위틈으로 은신하는 습성이 있는데 한쪽만 바늘을 다는 것보다는 양쪽에 다는 게 고기를 제압하는 데 유리하다. 목줄의 길이는 위아래에 단 어시스트 훅이 엉키지 않을 정도면 된다. 강도나 움직임을 볼 때 적당한 어시스트 훅 라인의 길이는 3~3.5cm. 바늘은 같은 사이즈를 쓰는 것보다는 어느 한쪽은 작은 것을 쓰는 게 입걸림 확률이 높다. 위쪽에 지깅 전용 바늘 3/0~4/0 L 사이즈 바늘 두 개를 달고 아래쪽엔 지깅 전용 바늘 1/0~2/0 S 사이즈의 어시스트 훅 두 개를 단다.
스피드 타입은 빠르게 포인트로 루어를 내리고 전 수심층을 대상으로 스피디한 공략이 목적이다. 위아래 바늘을 달면 루어 조작 중 서로 간섭을 받아 낚시에 방해된다. 쇼크리더와 연결되는 머리 쪽에만 세팅하고 지깅 전용바늘 3/0~4/0 사이즈 두 개를 단다.
슬로우 타입(좌)과 스피드 타입의 어시스트 세팅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