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 오광석 과장

납추 판매와 사용 유예기간 3년 연장한다

납추 제조와 수입은 9월 11일부터 금지
유예기간 동안 유해낚시도구 기준, 검사방법 재조정

허만갑 기자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 오광석 과장이 납추 판매와 사용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입법예고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1일 “납추의 판매 및 사용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최근까지 대체 추 개발이 부진하고, 판매점에 납추 재고량이 남아 있어 현재 법령의 규정대로 오는 9월 11일부터 판매·사용을 금지할 경우 낚시인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어 불가피하게 기존 납추의 판매 및 사용 유예기간 연장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낚시계는 대체로 3년 유예안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지만, 친환경낚시추 생산업체 쪽에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정부 때문에 친환경추 개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낚시춘추는 8월 5일 세종시 정부청사를 방문하여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 오광석 과장과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새 정부의 낚시담당관이라 할 수 있는 오광석 과장은 행정고시 37회로 1993년 수산청에 입사하여 해양수산부 한미 FTA 협상팀장, 농림수산식품부 유어내수면과장 등을 거쳐 2013년 7월 해양수산부 자원관리과장으로 부임했다.

-‘3년 유예’ 소식은 조금 뜻밖이다. 낚시법 개정과 시행 유예를 요구해온 낚시계도 놀라고 있다.
지난 7월 자원관리과장에 부임한 후 나름대로 실태조사를 했다. 그 결과 유해낚시도구 관련 납추 규제를 9월 11일부터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 6개월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그래서 3년이라는 충분한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해수부 안팎에서 더 이상의 유예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3년 유예의 안을 장관에게 올렸고 결재를 받았다.

-유예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것은 납추의 판매와 사용이며, 제조와 수입은 그대로 9월 11일부터 금지된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가?
그렇다. 이미 만들어진 납제품의 유통과 사용은 향후 3년간 가능하다. 그러나 9월 11일부터 더 이상의 납제품 제조와 수입은 금지된다. 그리고 유예기간 동안 우리 부는 유해낚시도구 기준이 과연 합당한지 재검토할 생각이다. 그를 위해 우선 전국의 납추와 루어 기타 낚시도구를 수거하여 성분검사 용역을 KCL(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산하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맡겼는데 오는 연말까지 검사를 끝낼 생각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유해낚시도구 기준, 유해물질 기준, 검사방법 등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조정할 것이다.

-낚싯대의 크롬도금 문제는 어떻게 되나? 현행법에 따르면 크롬이 유해물질로 지정되어 있는데 낚싯대 가이드엔 부식 방지를 위한 크롬도금이 필수적이다. 9월 11일부터 크롬도금이 금지되면 국내 낚싯대 생산라인이 스톱될 수 있다.
크롬은 당분간 규제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오는 연말까지 약 6개월의 낚시도구 성분검사 용역연구 기간에는 크롬도금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크롬도금 낚싯대 생산을 단속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6개월 후 검사결과에서 크롬도금이 유해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규제할 수도 있다. 한편 납추는 반드시 단속할 것이다. 9월 11일 이후 각 지자체와 경찰에서 제조 공장, 수입업체 창고 등을 출입검사하고 제품들을 수거하여 납이 검출될 시에는 처벌된다(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납제품이라도 피막을 입혀서 납용출 시험을 통과한 제품은 판매가능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옆에 배석한 홍근형 사무관에게 법조항의 내용과 법제처의 해석을 다시 물어 확인한 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별표 1의 납 용출기준에 저촉되지 않도록 코팅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낚시도구라면 제조 가능하다. 코팅 등을 하였더라도 납이 용출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검사기관의 시험을 거쳐야 할 것이다.

(낚시도구에 대한 용출 검사는 물놀이기구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KCL에서 담당한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별표 1에 따른 낚시도구 유해물질의 허용기준은 다음과 같다. 납(Pb) 90㎎/㎏ 이하, 비소(As) 25㎎/㎏ 이하, 크로뮴(Cr) 60㎎/㎏ 이하, 카드뮴(Cd) 75㎎/㎏ 이하)

-낚시행정부처가 농식품부에서 해양수산부로 바뀌면서 어떤 변화가 있겠는가?
낚시 업무는 구 수산청 시절부터 해양수산부 소관이었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 시 해양레저스포츠 업무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해양수산부로 이관되었다. 이에 따라 대표 해양레저스포츠인 낚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판단된다. 또 국정과제 중 하나인 ‘해양수산업의 미래산업화’에 수산업의 외연 확대와 관련하여 낚시산업 육성이 포함되는 등 앞으로 해양수산부에서 낚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발전 육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과거 농식품부가 농어촌에 낚시관광객을 유치, 농어촌과 도시민의 상생 발전 모델을 추구했다면, 해양수산부는 낚시와 낚시인들에 대해 어떤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는가?
낚시산업 육성 발전의 목표는 어촌의 성장과 국민 즉 낚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나눌 수 있다. 낚시를 통해 우리 부의 전통적인 고객인 어촌, 어업인의 소득증대를 꾀하고, 더 나아가 낚시인이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도록 낚시 관련 정책방향을 설정할 것이다. 특히 새 정부 국정기조인 국민행복시대에 맞춰 낚시인이 쾌적한 환경에서 낚시를 즐기고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 및 건전한 낚시문화 조성을 추진할 것이다. 우리 부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5년 단위의 낚시진흥기본계획을 수립 추진 중에 있으며 그 계획이 새 정부 낚시정책의 마스터플랜이 될 것이다.

-2014년 해수부 예산요구안에 낚시 관련 예산이 포함되어 있는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 28억원을 요구했다. 이 돈은 낚시터환경개선 사업, 낚시전문교육 실시, 낚시종합포털 운영, 친환경낚시도구 개발지원, 낚시법 세부기준 마련, 우수낚시터 지원, 낚시대회 및 낚시교실, 명예감시원 운영 등에 쓰일 것이다. 앞으로 기획재정부, 국회 대응 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낚시계의 협조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낚시인들은 제8조뿐 아니라 다른 법조항도 개정을 요구해왔다. 특히 제5조 낚시제한규정을 근거로 낚시 금지나 마릿수 제한이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미 서해 어민들이 낚시인들의 남획을 들먹이며 주꾸미낚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낚시제한기준의 남발을 막으려면 지자체장이 법에서 정한 낚시제한기준보다 강화된 기준을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 제5조에 따른 낚시제한기준의 남발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각 지자체에서 낚시인 방문에 따른 지역경제의 이득을 고려하고 낚시 관련 어업인(낚시어선업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낚시제한규정을 남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강화된 기준 설정 시에는 우리 부에 보고해야 하도록 되어 있다. 법 시행 후 아직까지 낚시제한 결정을 내린 사례가 없지 않은가. 충남 지역 가을철 주꾸미 낚시를 금지하는 경우, 낚시어선업자의 반발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으로 인해 규제 설정이 어려워 현재까지 강화된 낚시제한기준 설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이 이를 말해준다.

-해수부에 보고한다지만 사후 보고일 뿐 사전 협의를 거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즉 충남도가 주꾸미낚시를 금지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낚시제한규정은 원래 “희귀어종이나 보호 필요 어종에 국한한다(2009 농식품부 발표)”는 취지였으나 어민들은 주 소득어종(주꾸미, 갈치 등)에 대한 낚시규제를 광범위하게 요구하고 있다.
법령상 낚시제한기준 강화의 목적, 절차, 방법이 명확히 제한되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광역자치단체장의 독단적 기준 강화는 불가능하다. 낚시인들이 염려하는 수준의 제한 남발이 이뤄지지 않도록 다각도로 방안을 강구하겠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어업용 납추는 계속 방치할 것인가?
어업분야에서도 친환경어구 보급 사업 등을 통해 생태계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생분해성 어구 보급, 고밀도 부표 보급 및 굴패각 친환경처리 지원 등에 연간 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친환경낚시도구 개발 지원사업비 신청이 예상보다 적다. 새로운 형태의 지원사업 계획은 없는가?
현재 10여개 업체가 신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납추의 제조·수입이 가능하도록 법령 개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여 신청이 저조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납추의 제조·수입은 확실히 금지되므로, 제조업체들이 대체추 개발을 위해 저리 융자 지원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예산 반영을 할 계획이며, 향후 민·관·연이 협조하여 대체추를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해수부에서 낚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낚시 관리 및 육성법으로 인해 규제가 증가하여 낚시인과 낚시업계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쾌적한 낚시공간에서 우리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도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규제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정부는 낚시산업 발전과 낚시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중장기 정부정책 방향 제시를 목적으로 낚시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금년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낚시타운 조성, 환경을 생각한 유해어종낚시 활성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낚시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며, 수립 이후에는 대국민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공감대 형성에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