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싱쇼 참관기

2013 ICAST FISHING SHOW

미국업체, 투박함 탈피하고 디자인 강조 

박철민 (주)은성사 해외영업부 이사

2013 아이캐스트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전시장 모습. 아이캐스트는 세계 최대 낚시박람회다.

 
미국 낚시박람회인 아이캐스트(ICAST)가 지난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아이캐스트는 1983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낚시박람회이다. 낚시장비를 비롯하여 낚시 관련 보트, 의류, 기타 잡화 등의 관련용품이 전시된다. 일반인들은 입장할 수 없으며 전 세계 유통업체와 에이전트들이 참관하여 제품을 평가하고 계약을 맺는다.
올해 행사엔 9,500여 낚시용품 제조업체가 참가하였으며 주최국인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등이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성사의 루어 브랜드인 피나클과 다미끼, 디아웃도어 등이 참가했다. 은성사는 아이캐스트가 개최된 1983년부터 꾸준히 행사에 참가해 미국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올해 박람회의 특징은 플라이낚시용품 박람회인 IFTD와 통합 개최했다는 것인데 전시장에서 예년보다 더 다양한 장르의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선 은성 피나클, 다미끼 등 참가
지난 7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출장은 피나클 미국지사의 아이캐스트 박람회 준비를 돕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낚시시장 트렌드를 파악하여 국내 제품에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막에 세워진 미국 서부의 라스베이거스는 숨이 막힐 정도로 더운 지역이다. 그러나 한국의 여름과는 조금 다르게 건조한 기후여서 그늘에서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4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시달린 여독을 풀기 위하여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숙소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인 7월 9일 아침 아이캐스트 준비가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로 향하여 피나클 부스의 제품 전시를 마무리했다. 며칠 전부터 미국의 스탭들이 준비하고 있었지만 전시 준비는 항상 시간이 모자라기만 하다.
(주)은성사 박철우 사장과 미국 피나클지사의 직원들이 기존 제품과 신제품에 대한 회의를 하며 다음날 찾아올 바이어들과의 미팅에 만전을 기하였다. 이 자리에서 박철우 사장은 전년도 영업실적이 좋은 직원들에게 성과금을 전달하면서 올해 영업에서도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캐스트 개막 전날엔 대부분 참가업체들의 부스에서 이런 회의가 진행된다. 넓은 미국 땅에서 모든 영업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박람회를 통하여 영업직원들이 모여 담당 지역의 업무 얘기를 풀어놓으며 영업 스킬을 공유한다.

USB 자료로 홍보, 상담하고 인터넷으로 거래

드디어 아이캐스트 개막 첫날이 밝았다. 매년 참가하는 박람회지만 항상 긴장된다. 새롭게 선보일 제품들에 대하여 바이어들의 평가가 내려지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존 제품에서 좀 더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스펙으로 제작된 뉴 PERFECTA 시리즈와 신형 베이트릴을 선보여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루어회사인 다미끼 부스에서도 제품을 전시하고 신제품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었다.
아이캐스트는 일본 오사카피싱쇼나 우리나라 피싱쇼에 비하여 규모는 크지만 부스들은 저비용으로 인테리어를 간소하게 제작한다. 이것은 실효성을 중시하고 검소한 미국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 참가업체들은 별도의 브로슈어를 제작하지 않는 것도 아이캐스트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부스 직원들은 USB에 홍보 자료를 저장하여 바이어들에게 자사의 제품 이미지와 자료를 제공하며 인터넷을 통해 거래를 한다. 바이어가 9,500여 업체의 브로슈어를 모두 가져간다면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것이다. 
아이캐스트에선 행사장 안의 사진촬영을 금하고 있다. 가장 큰 박람회이자 또 가장 많은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디자인 도용이나 이미테이션 제작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캐스트 관리팀에게 별도의 촬영허가권을 받아야 한다.
행사 기간 동안 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이 있었다. 기존 바이어들과의 관계 유지와 새로운 바이어들과의 만남에서 신제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보람찬 3일간의 일정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미국시장에도 하이엔드 선호하는 마니아층 형성
2013 아이캐스트를 통해 살펴본 미국의 낚시시장 트렌드를 정리해본다.  
로드는 매우 오래된 미국의 낚시장비 역사에 비춰볼 때 올해는 기존의 전통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색상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화려해진 제품들이 많았다. 전에는 코르크 그립과 검은색 블랭크 디자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블랙 톤의 EVA 그립을 사용한 고급 가공 제품들이 많이 출시된 듯하다. 이 변화는 아마도 일본 제품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하면서 변화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미국 시장에서도 서서히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된 하이엔드급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에 발맞춰 이번 피나클의 제품도 다양한 스펙에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 전시하였다.
릴 역시 로드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었다. 메탈과 카본 가공물들을 적용하여 가볍고 튼튼한 제품들이 전시되었으며 릴에 적용할 수 있는 튜닝용품들 또한 다양했다.
로드와 릴의 트렌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부분의 미국 낚시인들은 100불 이하의 저가형 로드 + 릴 콤보세트를 선호하며 시장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량이 많았던 제품은 대중적인 저가제품들이다.
올해 미국 시장은 하이엔드 선호 소수 마니아층이 점차 두터워짐에 따라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 시장이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저가 제품 역시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되고 가공기술의 발달에 따른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들의 출시가 예상된다.
한국의 루어낚시 시장의 변화는?
아이캐스트 참관을 마친 뒤 우리나라의 시장을 살펴볼 시간을 가졌다. 사실 한국의 루어낚시 시장은 규모가 큰 미국보다 더 예상하기 힘들다. 이미 장비 시장은 포화상태로서 특별한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결합된 실용성 있고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들이 하나둘 출시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마이크로가이드와 신형 릴시트(후지 SK) 적용은 유행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새로운 공법의 소재가 적용된 로드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20만원대의 로드 제품들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릴의 경우  강력한 메탈 프레임이 적용된 가벼운 베이트릴이 로드의 가격에 맞춰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 바다낚시의 경우 지깅용 루어 제품들과 플랫피싱용 루어 제품들, 그리고 이에 따른 관련용품들이 개발 출시될 것이다.

2013 아이캐스트 전시장의 피나클 부스. 피나클은 은성사의 루어 브랜드로서 은성사는 아이캐스트가 열린 83년부터 꾸준히 행사에 참가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