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우승기
2013 도요컵 KSA 팀워킹 토너먼트 2전
운전대를 잡은 알파님에게 이 영광을…
이상호 울산 최규하피싱클럽 팀장
▲도요컵 KSA 팀워킹 토너먼트 2전 입상자들과 주최 측인 도요피싱 임직원들이 단상에 모여 기념촬영했다.
사단법인 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홈페이지에 2013년 도요컵 KSA 팀워킹 토너먼트 2전 공지사항이 올랐다. 대회 장소는 충남 대호, 대회 날짜는 6월 16일, 낚시구간은 삼봉지와 해창지였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것이 ‘먼 거리’였다. 성적에 신경 쓰지 않고 대회에 참가하려 했지만 다른 팀과 나름 실력을 겨루는 자리이다 보니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 합천호에서 열린 1전에선 22개팀 중 20위를 차지했었다. 대회에 참가할 팀원들도 ‘대호는 너무 멀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걱정이다’라고 하면서도 열정이 있는 팀원들은 뜻을 모아주었다. 나를 비롯해 김홍일(단비무), 조재호(샤크), 송상현(베타), 그리고 1전에서 함께 했던 홍인표(알파) 회원이 떠오르면서 여러 가지 작전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홍인표 회원이 고맙게도 이번에도 동행해주고 워킹 포인트 진입 시 차량 운전을 해주기로 했다.
팀원들 전속력으로 질주해 포인트 선점
대회장 답사를 위해 대회 이틀 전인 6월 13일 금요일 밤에 출발했다. 인터넷을 통해 몇 곳을 탐사 포인트로 선정해놓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하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아직 어둡다. 차에서 눈을 붙이고 새벽에 필드로 나섰다. 우선 삼봉지 상류 수로 지역으로 출발했는데 다른 팀들도 답사를 하는지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이곳저곳 낚시를 해봤지만 날씨 탓인지 별로 반응이 좋지 않아 대회일의 성적이 걱정됐다.
대회 날 아침 개회식이 열리는 삼봉지 인근 보트 대여장인 배스아지트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출발 순서 추첨을 했는데 우리팀은 12번. 홍인표 회원이 운전대를 잡고 포인트로 향했다. 전날 밤새 고민한 끝에 포인트를 해창지 쪽으로 생각했지만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이미 다른 팀들이 들어가 있다. 순간 팀원들은 삼봉지로 이동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차를 돌렸다. 다시 배스아지트 앞을 지나가게 되어 살펴보니 행사장의 차들은 모두 출발하고 텅텅 비어 있었다. 결국 꼴찌로 출발한 셈이 되어버렸다. 머리가 복잡했다. 삼봉지 상류 수로는 워킹할 구간이 많은 편이긴 하지만 다른 팀이 들어가 있으면 헛수고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다른 팀들이 분주하게 포인트로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우리는 모두 차에서 내려 전속력으로 논길을 가로질렀다. 다행히 다른 팀보다 먼저 좋은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홍인표 회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 발 앞에 새물유입구가 있고 수초가 있어 전날 연습한대로 프리리그 피칭으로 루어를 밀어 넣었다. 바로 입질! 그러나 키퍼 미달 사이즈였다. 다시 수초 사이로 캐스팅했는데 이번엔 무게감이 달랐다. 팀원들 모두 배스를 연달아 낚아냈고 어느새 물칸에는 리미트 4마리가 채워졌다. 좋았어! 이제는 씨알교체다!
팀원들이 합심해서 거둔 우승
그때 멀리서 김홍일 회원이 런커급 배스 한 마리를 들고 왔다. 발 앞 수초와 폐그물 사이를 라이트리그 미드스트롤링 기법으로 한 마리 낚았다고 한다. 게임 전에도 줄곧 미드스트롤링을 구사해 사이즈 좋은 녀석을 계속 잡아냈는데 오늘 기어이 사고를 친 것이다. ‘미드의 달인’이라고 불러주고 싶었다.
그때부터 기대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얼마 있지 않아 송상현 회원도 덩치 좋은 40cm급 배스를 낚았다. 그렇게 씨알 교체에 성공. 어느새 런커를 포함해 40cm급으로 물칸이 찼다. 이 정도면 단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임이 종료되고 대회 본부석으로 가서 낚은 배스를 계량했는데 네 마리 합산 4,730g이었다. 괜찮은 중량이다. 내심 기대를 하면서 다른 팀의 계량 과정을 지켜봤다. 다른 팀들도 제법 괜찮은 사이즈의 배스를 갖고 왔지만. 우리 팀에겐 못 미쳤다. 드디어 시상식. 이옥홍 프로님이 “1위 울산 최규하피싱클럽”이라고 발표했다. 상위권을 예상했지만 1등이라는 놀라운 결과에 팀원들 모두 어리둥절했다. 팀원 모두가 단결하고 합심해서 거둔 1위이기에 더욱 기뻤다. 올해 처음 참가해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운전을 맡아 팀의 안전을 돕고 또 포인트 선점을 가능케 한 홍인표 회원과 미드스트롤링으로 우승해법을 찾아낸 김홍일 회원에게 가장 큰 공을 돌리고 싶다.
조행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멋진 자리를 만들어주신 KSA와 도요피싱 관계자분들, 그리고 팀워킹 참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울산 최규하피싱샵 사장이자 친구인 규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최규하피싱클럽 파이팅!